구한말인 1907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난 공병우 박사는 한국인 최초 안과전문의이다. 그의 병원에서 한글학자 이극로선생을 만나면서, 공병우는 한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일본어로 적힌 의학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한글 타자기의 필요성을 더욱더 절감한다. 해방 후 1949년 ‘조선발명장려회’가 한글 타자기를 공모했는데, 이때 공병우의 세벌식 타자기가 만들어졌다. 공병우 타자기에는 한글창제원리가 반영돼 있다. 그런데 1969년 정부는 네벌식 타자기를 ‘한글 기계화 표준 자판안’으로 제정한다. 이어 1983년에는 두벌식을 표준으로 바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는 입원직전까지도 PC통신 하이텔에 한글기계화운동과 세벌식 타자기의 장점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1995년 3월 7일, 우리나라 최초 안과 전문의이자 한글 타자기를 발명한 공병우 박사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