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1949~) 는?

2023년 프랑스명품그룹인 LVMH(이하 루이비통으로 칭함)의 시가총액은 5천억달러를 달성합니다. 시총기준 세계 10대 기업은 애플(1위), 마이크로소프트(2위), 알파벳(4위) 등 빅테크가 대부분입니다. 10위에 진입한 루이비통의 존재는 전통적인 기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루이비통은 호황과 불황의 부침속에서도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빅테크’와 같은 존재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합니다.

그동안 기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가격경쟁력, 덧붙이자면 참신한 마케팅 등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런데 루이비통의 존재는 그것과는 뭔가 다른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아르노회장의 캐릭터때문입니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폰은 30년후에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1921년 첫 빈티지가 나온 돈 페리뇽은 세월과 상관없이 여전히 마실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찌보면 흔한 소비재이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오래된 명품 브랜드가 진짜 유망사업이라고 아르노 회장은 애둘러 말합니다.

아르노가 처음부터 명품기업을 운영한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의 건설업을 물려받은 아르노는 198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프랑스의 사회주의 싫어서 찾아간 뉴욕에서 아르노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배웁니다. 그는 귀국하자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익힌 기업합병의 방법을 시도합니다. 매수처의 자산을 담보로 빚을 내어 매수하는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everaged Buy-Out)입니다. 

그가 처음 인수한 기업은 디올입니다. 디올의 모기업 부삭 그룹이 어려움에 빠지자, 당시 사회당 로랑 파비위스 총리가 부삭그룹의 인수를 제안합니다. 창업 38년 된 “크리스천 디올”을 그렇게 패키지의 일부로 인수합니다. 부삭그룹의 이익이 나지 않는 부문을 매각해 정상화시킵니다.

아르노 회장은 명품이란 역사와 전통에 브랜드 가치가 있으므로,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인수합병이 훨씬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합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모에헤네시와 루이뷔통이 합병할 때, 적대적 인수를 시도해 결국 성공합니다. 이후 아르노는 크리스챤 디올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인수해 지금의 루이비통 그룹을 일구었습니다.

주로 가족기업이었던 명품기업은 아르노의 공격에 하나둘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오래된 유명 브랜드의 대차대조표를 교묘하게 이용해 인수하는 방법은 한결 같습니다. 그렇게 루이비통은 75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쇼킹하지 않으면 창조적이지 않다” 고 아르노 회장은 말합니다. 루이비통은 꿈과 환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 브랜드의 정체성은 디자이너로부터 소비자에게 훼손되지 않고 전달되어야 합니다. 고급진 마케팅을 위해 경쟁사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의 명성을 이용해 루이비통 브랜드를 떠들석하게 전파합니다. 루이비통은 늘 시대에 맞춰 새롭게 움직입니다.

아르노는 또한 명품기업에 기계와 같은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제조 공정을 현대화해 라이선스 계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사 제품을 주로 직영 점포에서 판매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수십차례의 인수합병을 걸쳐 전 세계 5600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류부터 가죽제품, 보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매장을 욕망의 신전으로 바꾸는 방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아르노회장입니다. 루이비통 매장의 영업이익률은 50%에 가깝다고 합니다. 

견고한 제국 루이비통이지만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70세를 넘기면서, 4남 1녀의 경영권 승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루이비통 본사 앞에서 지금도 시위가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자 은퇴 시점을 늦출 게 아니라 루이비통 같은 부자에 과세하라” 외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