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론과 주권화폐론을 결합한 ‘기본소득과 주권화폐'(제프 크로커)을 소개합니다.
저자 제프 크로커는 기본소득포럼(Basic Income Forum)의 편집자입니다. 그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기술전략 컨설팅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술이 어떻게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불러왔는가를, 특히 총 유효수요 위축의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기본소득론자가 기업과 부자에 대한 증세나 로봇세 등 새로운 과세를 주장합니다. 이에 비해 크로커는 주권화폐(Sovereign Money)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자고 주장합니다.
10줄 요약
1.세계 경제는 일자리 및 근로소득 감소, 긴축정책, 과도한 부채, 빈곤, 불평등, 환경적 폐해 등 온갖 악재를 한꺼번에 맞이했다.
일자리 감소와 심극한 양극화의 늪에 빠진 현 경제 체제를 대체할 진정한 대안을 요구한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고와 경제 시스템의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2007년 금융위기를 은행의 사악함이나 규제 불완전때문이라는 진단은 틀렸다.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채에 의해 시작되었다. 즉, 반복적으로 가계 부채 및 정부 부채를 발생시켜서 은행 파산과 경제 위기를 야기했다. 그 결과 정부에 긴축 정책을 강요하여 사회의 저소득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줄였다.
3.근로 소득자 대부분은 소비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벌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근로 소득을 비근로 소득으로 보충해야 한다. 실제 비근로 소득은 연금, 복지 혜택, 배당금, 가계 대출의 형태로 크게 늘어났다.
가계 대출의 일부를 기본소득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가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채를 질 필요가 없다.
4.기본소득을 뒷받침하는 재원은 주권화폐 발행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주권화폐란 즉 기본소득과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의 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국가가 직접 발행한 화폐다. 따라서 ‘적자’로 기록되지도 않고 부채를 불러오지도 않는 화폐다.
5.기본소득과 주권화폐는 그동안 각각 분리된 운동으로서 제기되어 왔다.
기본소득은 소득, 나이, 직업 등과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게 균등액을 배당하는 것이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이후 극심한 양극화현상, 정보화로 인한 일자리 급감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6.주권화폐는 기본소득과 관련없이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진영에서 논의되어왔다. 현대통화이론은 균형재정론을 배격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적자재정을 통해 실업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폐에 주권(Sovereign)이라는 말을 붙인 까닭은 중앙정부가 민간은행이 갖고 있는 신용 화폐 발행 기능을 회수하여 중앙정부만이 행사한다는 의미에서다.
현재 금융시스템은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발행하면 민간 은행이 지준금을 바탕으로 신용화폐를 발행하여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7.기본소득은 재원 마련의 문제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본소득의 주창자들은 그 재원을 세금 인상으로 충당할 것을 주장한다.
제프 크로커는 세금을 재원으로 했을 경우에는 기술 혁신에서 기인하는 근로 소득의 상대적 위축과 유효수요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8.크로커는 주권화폐를 유효수요 타개의 측면에서 주장한다. 이 점은 기존의 주권화폐론과 다르다.
본래 주권화폐론은 주로 현재의 상업은행에 의한 신용화폐의 창조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제기되었다. 상업은행의 신용 창조가 빈번하게 부채 누적과 경제 거품을 야기해왔다는 문제 의식이 주권화폐 발행의 주된 근거였다.
9.크로커는 케인스주의 전통을 잇고 있다. 기본소득과 주권화폐의 제도적 결합론을 통해 유효수요 부족의 타개에 정책초점을 맞추고 있기때문이다. 또 정부 적자는 다른 부문의 잉여에 의해서 상쇄된다는 현대화폐론자의 주장을 수용한다.
10.민간 소비 지출이든 정부 지출이든 모든 지출에 대해 남아 있는 제약은 완전 잠재 산출 GDP다. 따라서 크로커는 주권화폐가 한 나라 경제의 잠재 산출 능력을 초과해 발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정도만 소비한다는 것이 확실한 진실이다.’(아담 스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