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선 교수의 강연은 우리와 유사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베트남과 중국의 관계를 재조명했습니다.
베트남 역사의 특징은 북거(北拒)와 남진(南進) 입니다. 곧 북으로 중국의 침입에 저항하면서, 영토를 남쪽으로 확대하는 과정입니다. 베트남은 기원전 2세기 말 한나라에 의해 남월(南越)이 멸망한 후 1000년간 중국 지배를 받았습니다. 독립 후에도 송이 2번, 원이 3번, 명 1번, 청 1번의 침입이 있었습니다.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지가 될 때까지, 베트남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도 인도차이나반도의 맹주로 행세합니다.
베트남인은 중국에 대해 뿌리 깊은 대등의식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20세기 사회주의에 혁명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중국과는 서로 다른 견해가 있었습니다. 혁명기 호찌민과 하노이 정부는 중국의 원조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 서로 어긋나는 긴장의 시간도 제법 있었습니다. 프랑스·미국과의 전쟁 속에서도 두나라는 협력과 갈등을 거듭하며 관계를 지속해왔습니다.
베트남과 우리는 유사한 지정학적 정치적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와는 살짝 다른 베트남의 태도 혹은 외교의 차이가 무엇에서 연유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또한 베트남에서 사업체를 가지고 계신 참석자는 경제적 혹은 정치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중국 보다 베트남이 보다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는 경험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중국과 베트남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기후차가 아닐까 하는 가설,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이라는 가설까지 제기되었습니다. 무척이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