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결같을 수있었을까?! 강연내내 노서경선생을 보면서 든 느낌이다.

이른바 586 세대는 80년대라는 시대의 산물이다. 광주사태를 방기한 대학생의 원죄론에 받아들였다. 샤르트르의 ‘지식인의 변명’을 교재처럼 읽고, 민주주의와 노동자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배웠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빨갱이 신드롬과 싸우다가, 어느덧 사회주의를 받아들였다. 물론 진심이고 열정이었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10월의 마지막밤 가사처럼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다. 막상 밥벌이하는 세상을 살다보니, 그건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가 아니라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받아들였다. 인간의 욕망은 본능이다. 사회주의는 인간의 욕망에 반한다.

그런데 평생 프랑스 사회주의를, 조레스를, 진심으로 한결같이 탐구한 노서경선생이 있었다. 그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같았던 사회주의를 따른 것이 아니다. 그녀가 외신기자로 일했던 작은 텔레타이프실에서 스스로 찾은 것이었다. 부럽게도 불어를 할 줄 하는 그녀는 세상을 향해 열린 공간에서 국경너머의 인간을 찾아냈다. 노서경 선생은 말한다. ‘지식이 인격과 단절될 때 그 지식인은 사이비요 위선자가 되고 만다’. 그녀는 ‘이즘 또는 주의’를 말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결같은 인간의 진심을 말했고, 그래서 울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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