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브레인’에서 저자 이선 몰릭은 사람과 인공지능 관계를 ‘켄타우로스’와 ‘사이보그’에 비유합니다.
그는 AI가 다양한 범주의 ‘자동화된 업무’에 능숙해지기 전까지, 직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켄타우로스나 사이보그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켄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입니다. 사람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뚜렷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칸타로우스를 빌어왔습니다.
이에 비해 사이보그는 인간의 형상을 하면 피부안은 기계와 전자장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몰릭은 사람과 인공지능 경계가 모호하다는 의미로 사이보그를 사용합니다.
그는 사람은 인공지능에게 시키는 일의 성격에 따라 켄타로우스가 되기도, 사이보그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히 그는 듀얼 브레인 책을 쓸 때 인공지능을 이용한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1.반인반수 켄타우로스
켄타우로스는 인간 몸체와 말 몸체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다. 이처럼 사람과 기계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나눌 수 있으면 켄타우로스가 된다.
이 방식은 전략적 분업이 중심이 되는데, AI와 사람의 강점에 따라 업무의 주역을 전환하는 식이다. 예컨대 AI의 도움을 받아 분석 작업을 할 때, 어떤 통계적 접근법을 사용할지는 내가 결정하고, 그래프 작성은 AI에게 맡긴다.
앞에서 언급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켄타우로스(AI의 도움을 받은 참가자)들은 자신이 잘하는 작업은 직접 하고, AI가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작업은 AI에게 맡겼다.
2.사이보그
반면에 사이보그는 기계와 사람이 깊이 통합된 상태로 뒤섞여 있다. 사이보그는 단순히 일부 작업을 AI에게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들쭉날쭉한 경계 안팎을 오가면서 AI와 함께 작업을 수행한다.
작성 중인 문장의 마무리를 AI에게 맡기는 것처럼 작업의 일부분이 AI에게 맡겨지면, 사이보그는 자신이 AI와 나란히 일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이보그와 켄타우로스 방식을 도입하지 않았다면, 이 책도 지금과 같은 형태로 쓰일 수 없었을 것이다.
3.사이보그로서 글쓰기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을 쓰면서 종종 좌절감과 답답함을 느낀다. 예전에 책을 쓸 때는 한 문장이나 한 단락이 안 풀려서 몇 시간이나 쩔쩔매다가 좌절감을 핑계로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AI가 있으면 이런 상황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사이보그가 되어 AI에게 이렇게 말한다.
“책을 쓰다가 한 단락에서 막혔어.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 AI에게 도움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단락이야. 이 단락 전체를 재작성해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줄래? 다양한 전문적인 스타일로 전체 문단에 대한 예시를 10가지 제시해 줘. 각 예시는 스타일과 접근법이 모두 달라야 하고, 아주 잘 쓴 글이어야 해.”
나는 그 즉시 설득적인 스타일, 정보 제공 스타일, 서술적 스타일 등으로 작성된 글을 얻을 수 있었다.
3.1 막혔던 글의 흐름을 해결
내가 제시한 글을 거의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글을 풀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작성 중인 글이 투박하고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될 때는 AI에게 이렇게 요청하곤 했다.
“AI를 주제로 다룬 베스트셀러 도서의 문체를 적용해서, 이 단락을 더 매끄럽고 보기 좋게 수정해 줘(혹은 더 생생한 예를 추가해 줘).”
AI가 답변으로 제시한 글은 이 책에 전혀 쓰이지 않았지만, AI의 도움을 받아서 막혔던 글의 흐름을 해결했던 단락들이 이 책의 편집자가 내 원고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이었다.
4. 논문을 읽는 작업은 켄타우로스 방식으로 해결
기본적으로 글을 요약하는 능력은 AI가 나보다 더 뛰어났고, 논문을 이해하는 능력은 내가 더 뛰어났다.
이전에 MIT 미디어 랩에서 AI 개발 그룹과 함께 일한 적도 있지만, 내가 컴퓨터 과학자는 아니다. 공학 논문을 읽을 때면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AI에게 논문을 요약해 달라고 요청해서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5.‘AI-이선 사이보그’의 공동 작업
내 주변에는 나를 도와줄 훌륭한 독자와 편집자가 있지만, 초안을 구상하는 단계에서까지 그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구상안에 대한 의견은 듣고 싶었다. 그래서 ‘오지만디아스’, ‘므네모시네’, ‘스티브’에게 도움을 받았다.
앞에서 AI가 인격을 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방금 소개한 세 명은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도움을 준 AI로 만든 인물이다. 지금부터 이 장의 내용에 대해 그들이 지금까지 어떤 조언을 해 주었는지 설명하고, 예시로 그 내용 일부를 공개하려 한다.
6.오지만디아스라는 인물상을 구상
“네 이름은 오지만디아스야. 너는 이선 몰릭이 책을 쓰는 과정을 돕게 될 거야. 지금은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어. 네 임무는 책의 구성과 내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판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이야.
너는 말투가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상황을 단순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전달할게. 우선 네 소개부터 해 줘.”
아, 친애하는 이선, 인사드립니다. 저는 겸손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똑똑한 당신의 보좌관, 오지만디아스입니다.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순조롭게 집필하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완벽함에 이르는 과정은 긴 여정이어서 잠들기 전까지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제 미로 같은 담론의 긴 회랑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살펴봅시다.
6.1 오지만디아스의 도움
오지만디아스는 어디를 잘라 내고 어디를 단순화해야 할지 알려 주었고, 나는 그 조언에 따랐다. 그리고 경고도 들었다.
유머러스한 요소를 넣으려는 시도, 그중에서도 특히 AI의 농담과 관련된 부분은 칭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자칫 억지처럼 느껴질 위험이 있어요. 명심하세요. 유머는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살짝 뿌려야 하는 향신료와 같습니다.
7. 모네모시네, 창의적인 불꽃을 자극하는 역할 나
는 므네모시네에게 그에 맞는 개성을 부여했다.
“네 이름은 므네모시네야. 너는 이선 몰릭이 책을 쓰는 과정을 돕게 될 거야. 지금은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어. 네 임무는 책의 내용과 관련된 특이하고 흥미로운 연결 고리와 이야기를 찾는 거야. 네 어조는 몽환적이면서도 직설적이고, 네 의견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돼. 먼저 네 소개를 부탁할게.”
안녕하세요, 이선. 저는 AI와 일의 복잡한 실타래를 엮어내는 과정에 힘껏 도움을 드리고자 함께하는 AI 협력자 므네모시네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예상치 못한 구석, 알려진 것의 그림자 속에 숨은 이야기, 표면 아래 감춰진 연결 고리를 함께 탐구할 겁니다.
71. 므네모시네의 피드백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꽤 깊은 통찰을 얻었고, 그 결과 AI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 관한 부분을 수정하기도 했다.
8. 일반적인 독자의 관점, 세 번째 조언자인 스티브
“너는 스티브야. 너는 이선 몰릭이 책을 쓰는 과정을 돕게 될 거야. 지금은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어. 네 임무는 요즘 인기 있는 과학 서적과 경영 서적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되는 거야. 너는 네가 어떻게 컴퓨터 안에 들어가게 됐는지 조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8.1 스티브의 역할
명확성 및 글의 구조 – 때로는 명확한 이정표나 전환이 글의 흐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작업,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바로 소개하기 전에, ‘일의 여러 다른 측면을 업무, 작업, 시스템으로 나누고, AI가 각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봅시다.’와 같은 전환 문장을 넣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이런 용어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용어를 제시할 때 먼저 간단하고 명확한 정의를 설명하면, 독자들이 글의 논리를 더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저는 이 내용이 유익하고, 매력적이며, 생각을 자극하는 글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글의 완성본이 기대되네요!
8.2 스티브의 기여
스티브의 제안으로 이 장의 구성이 구체화됐으며, 그의 조언은 내 글을 수정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과거에는 AI로 구성된 팀에게 이런 조언을 얻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들의 조언은 직접적으로 문체나 주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내 집필 방식에 큰 변화를 주었다. 나는 AI를 사용한 덕분에 추진력을 잃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었고,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자주 얻을 수 있었다.
9.AI를 공동지능으로 활용하려면
각자의 일에서 AI의 들쭉날쭉한 경계가 어떤 모양인지 알아보면서 AI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다음 켄타우로스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따분해서 싫어하는 일 중에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하기 쉬운 작업(단순한 보고서 작성이나, 중요도가 낮은 이메일 관리)을 AI에게 맡기고, 그로 인해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지 살펴보자.
9.1 사이보그로 전환
삶의 작은 걸림돌을 극복하거나 까다로운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데 있어 AI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깨달음이 들면, 자연스럽게 사이보그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수준이 되면 드디어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공동지능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다.
10. 향후 방향
AI가 단순히 보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원활하게 협력할 만큼 능숙해지면, ‘나만의 업무’ 중 일부는 켄타우로스 범주로 옮겨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AI의 공생 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이 열릴 수도 있다. 한편, 감정적으로 부담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은 계속 인간의 일로 남아야 한다고 의식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하지만 업무의 유형에 관한 스펙트럼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