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탁환은 군항 진해에서 태어났다. 마산과 창원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시를 습작하다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까지 신화와 전설과 민담 그리고 고전소설의 세계에 푹 빠져 지냈다.
진해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양문학을 가르치며, 첫 장편『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와 첫 역사소설『불멸의 이순신』을 썼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추리소설 ‘백탑파 시리즈’를 시작했고,『나, 황진이』『리심』등을 완성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끝으로, 2009년 여름 대학을 떠났다. 이후 역사소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소설과 글을 출간했다.
저서소개_섬진강 일기
오전에는 글밭, 오후에는 텃밭
초록빛 문장을 심다
초보 농부이자 초보 마을소설가 김탁환이
글과 생명이 태어나는 곳, 섬진강 옆 집필실에서
느리지만 성실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하루하루
“때에 맞춰 심고 또 심을 뿐. 우리의 일은 결국 다 심는 일.”
섬진강 들녘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며
생생히 기록한 김탁환의 제철 마음
책상 앞에서만 글을 쓰던 그의 어깨는 어느덧 단단히 굳었다. 그는 서울에서 곡성으로 집필실을 옮겨, 초보 농사꾼이자 초보 마을소설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섬진강 들녘에서 글농사와 함께 논농사를 짓고 텃밭도 가꾸고 있다. 익숙한 글감에 젖어 늙어가지 않으려했다. 섬신강 들녁을 살피고 사귀다 보니 글을 날이 서지 않은 다정한 글이 되었다. 섬진강 일기는 그 첫해의 봄여름가을겨울을 겪으며 서툴지만 한 걸음씩 디딘 마음들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 곡성에서 그는 몸도 마음도 풀려가고 있다. 그리고 글도….
일주일에 사나흘씩 강과 들녘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기록한 일상들과《농민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엮었다.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가가 마주한 자연의 풍경과 그때 먹은 마음과 해야 할 일을 ‘인디언 달력’처럼 만들었다. 그는 천상 작가다. 시금치를 솎으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적정한 거리를 생각하고, 못줄에 맞춰 모내기를 하며 논바닥에 글을 써보았다.
그 자연에서 태어난 글들은 시, 수필, 판소리 등 다양하고, 그의 문장은 흙내를 머금었다. 자연의 여유와 사람들의 따뜻함이 스며든 작가의 하루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도시의 삶을 사느라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어느덧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