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섭, 추억이 깃든 서울미술관

서리나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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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미술관 전경

서울미술관은 석파정을 소유한 석파문화원이 올해 8월 개관한 곳이다. 유니온약품그룹 안병광 회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 전시 공간은 1653㎡ (약 500평) 에 이른다. 국내 사립 미술관 중 삼성미술관 리움 다음으로 크다.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안 회장은 이중섭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였기 때문이다. 1983년 제약회사 영업 사원이었던 그는 갑자기 비가 와 명동의 한 액자 가게 처마로 피했다. 그때 자꾸 눈길이 가는 그림 한 점이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 값을 물었더니 당시 가격으로 1만원이라고 했다. 주머니에 9000원밖에 없어 흥정 끝에 7000원에 그림을 받아 나왔다. 물론 당시 그가 산 물건은 그림이 아닌 복제 프린트물이었다.

이후 그림의 멋을 알게 된 안 회장은 ‘황소’ 진품을 비롯해 회화 100여점을 모은 수집가가 됐다. 2007년 사옥을 짓기 위해 사들인 석파정 터에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건물이 있어 미술관밖에 짓지 못하게 되자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벌여 석파정을 단장했다. 더불어 미술관을 신축해 전체 4만 3000㎡(약 1만 3000평) 일대를 서울미술관 이름으로 개장했다.

개관기념전은 안병광 회장이 처음으로 그림과 인연을 맺게 해 준 이중섭 작품이 중심이다.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이 전시 제목이다. 여기서 ‘둥섭’은 이중섭의 서북식 발음이다. 안 회장 개인 소유의 이중섭 작품 36점과 같은 시기 활동했던 한묵, 박고석, 이봉상, 손응성의 작품까지 총 75점의 근대 작품이 전시된다. 이대원, 천경자, 백남준 등의 대작을 볼 수 있는 상설전도 인상 깊다.

미술관 직원 강현우씨(28)는 “평일 300-400명, 주말 700-800명의 관람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며 “가족과 친구끼리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초중고생 5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개관전은 11월21일까지. (02)395-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