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가 활약했던 무대는 중세의 백년 전쟁(1337년~1453년)이다. 프랑스와 영국(잉글랜드)은 왕위계승과 영토분쟁으로 백년이상 전쟁을 했다. 부르고뉴 공작의 암살의 배후에 프랑스 왕실이 있다고 판단한 부르고뉴공국은 적국인 잉글랜드와 동맹을 맺고 프랑스에 대적한다. 수도 파리를 함락한 잉글랜드는 프랑스의 왕위 상속권을 보장받는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혜성처럼 등장해 프랑스를 구원하는 인물이 바로 잔 다르크다. 잔 다르크의 이력은 역사적 사실과 소문이 뒤섞여서 어디까지가 전설이고 사실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잔 다르크는 어린 시절 농부인 부모님 밑에서 평범하게 자랐고, 글은 읽지 못했으나 교회를 독실하게 다닌 시골소녀였다. 잔 다르크는 1424년부터 수년에 걸쳐 ‘위기에 빠진 프랑스 왕을 구하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천사의 계시’라고 믿게 된다.
샤를 7세는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최전선인 오를레앙에 투입한다. 불과 17세의 잔 다르크는 전장에 출전하자마자 첫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었고 이후 프랑스군은 잔 다르크와 함께 연전연승하며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 그러나 현대의 역사가들은 잔 다르크가 실제로 전투를 지휘한 것은 아니며, 당시 잉글랜드군이 철수한 것도 꼭 잔 다르크 때문이라기보다는 장기간의 포위로 인한 보급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잔 다르크는 전쟁 내내 프랑군의 사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오를레앙 전투의 승리는 프랑스에 엄청난 희망을 가져왔고, 프랑스인들은 잔 다르크를 자연스럽게 신의 계시를 받은 존재로 믿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잔 다르크를 ‘오를레앙의 성녀’로 인정했다. 남녀노소 수많은 프랑스인들이 그녀가 나타나면 달려와서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려고 노력할 만큼 열렬하게 추종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갑자기 나타난 소녀에게 전쟁에서 패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던 잉글랜드에서는 잔 다르크를 ‘마녀’로 간주했다.
1430년 5월 부르고뉴군와 맞선 잔다르크는 포로로 잡혀 영국에 팔렸다. 1431년 19세의 그녀는 이단 혐의로 교회의 재판을 받고, 화형을 당했다. 그렇지만 잔다르크는 프랑스의 종교적 화신으로 살아남아, 백년 전쟁을 프랑스에 유리하게 바꾸도록 도왔다. 1453년까지 샤를 7세는 1558년 영국이 포기한 칼레를 제외한 프랑스 전역을 재 정복했다. 1920년 잔 다르크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기독교 성인으로 인정받았다. 그녀의 축일은 5월 3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