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독서력]스포티파이 가수 키우겠다

무명 가수였던 래퍼 노네임은 스포티파이에 직접 음원을 공개한 뒤 세계적인 음악잡지 표지 모델이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 위키피디아
▲스포티파이에서 스타덤에 오른 래퍼 노네임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17세에 데뷔한 가수 미아 콜맨(Coleman). 지난 10년간 무명생활을 전전했다. 지난해에도 싱글을 냈지만 감상 횟수(streaming) 6만회에 그쳤다.
그런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회사 스포티파이(Spotify) 임원 앤지 로메로가 그녀 곡을 듣고 매료됐다. 로메로는 스포티파이 전속 프로그램에 콜맨을 끌어들였고 다음에 나온 자작곡 ‘런 어라운드(Run Around)’는 100만회가 넘는 감상 횟수를 기록하며 콜맨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콜맨은 “스포티파이와 협업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며 “앨범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게 됐을 뿐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벌고, 마케팅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는 이제 ‘영화업계 황제’ 넷플릭스 경로를 밟고 있다. 넷플릭스가 2011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것처럼 스포티파이도 가수 육성과 음원 제작에 나선 것이다. 음원 시장에서는 가수가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음반사가 음원 제작부터 마케팅, 유통까지 총괄한다. 그런데 스포티파이는 중간 과정을 건너뛰고 가수로부터 직접 음원을 받아 뿌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부터 시범 운영한 이 서비스에 지금까지 수백 곡이 등록됐다.
서비스는 간단하다. 가수가 자기 음악을 올리면, 스포티파이에서 저작권 위반과 혐오 콘텐츠 여부 등을 검증한다. 이후 가수가 원하는 음원 출시 날짜를 고르면, 스포티파이는 해당 일자에 음악을 내보내기 시작한다. 음원 수익은 50%씩 나눠 갖는다. 녹음과 앨범 디자인 등은 가수가 맡고,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플랫폼만 제공하는 셈.
언뜻 스포티파이 역할이 거의 없는 것 같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차별점을 뒀다. 스포티파이는 가수가 더 좋은 노래를 만들도록 플랫폼 데이터를 제공한다. 가수들은 자기 노래가 어떤 계층에게 인기가 있는지, 어느 지역에서 많이 듣는지, 어떤 구간에서 그만 듣고 다른 곡으로 넘어가는지 등 정보를 받아 다음 노래 만들 때 참고할 수 있다.
가수가 요청하면, 연주자와 앨범 디자이너 등도 연결해준다. 흥행에 성공한 가수들은 개별 콘서트도 주선할 계획. 이런 가수들을 모아 ‘스포티파이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스포티파이는 기존 대형 음반사엔 중대한 위협이다. 스포티파이가 음원 저작권을 가지게 되면 스트리밍 1회당 25~30%에 그치던 이익이 두 배로 늘어난다. 가수들도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 스트리밍 1회당 가수 몫은 통상 6~10%에 불과한데 음원 제작사와 수익을 나누지 않으니 가수 몫이 50%까지 늘어난다.
넷플릭스에 이어 스포티파이가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추세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플랫폼이 제작에 나서면 방송사, 프로덕션, 음반사 등 전통 제작 강자들의 입지가 줄어든다.
유통플랫폼의 콘텐츠 제작 시도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스포티파이 사례를 통해 콘텐츠 직접 제작 트렌드를 학습해보자.

교재

생각할 거리/토론 거리

리디북스가, 아웃스탠딩을 인수한 배경은? 텍스트 콘텐츠 유통플랫폼이 콘텐츠 제작사를 직접 인수하여 콘텐츠를 직접 소싱하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