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대세를 이루면서 기업들은 재빨리 AI를 경영전반에 도입하는 AX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규모나 산업 특성에 따라 다소 AX 전략이 다르기는 하지만 공통적으로 AX를 새로운 기술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AX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역시 데이터가 얼마나 잘 조직화되어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관건이라고 봅니다. 데이터 없는 AI는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AX 이전에 기업의 관심사는 디지털 전환, 이른바 DX였습니다. DX의 키포인트는 전사적 데이터의 조직화입니다. 따라서 DX를 잘 진행했던 기업은 AX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데이터조직화 관점에서 한국 기업의 DX가 얼마나 잘 진행되었는가를 평가하면,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물론 수치로 표현되는 정형데이터의 경우 한국 기업은 어떤 나라보다 잘 조직화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텍스트 등 각종 비정형데이터의 조직화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12월 11일 이재명대통령이 부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AI가 아래아한글로 작성된 파일을 읽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이대통령은 AX에 기반이 되는 데이터 조직화에서 한국의 특수한 디지털 문화가 지닌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AI에 아래아한글 데이터를 RAG로 연결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아한글문제는 데이터조직화의 여러문제중 비중이 큰 문제일뿐, 전부가 아닙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비정형데이터의 클라우드화 여부와 데이터 접근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래아한글처럼 한국의 특수성에 기반해 토종 ERP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더존비즈온의 가두리정책이 AX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최근에 더존비즈온의 경영권이 바뀌었습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는 약 1조3000억원에 더존비즈온(이하 더존) 최대주주 김용우 회장의 지분 22.29%와 2대 주주인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지분 14.4%를 인수하였습니다.

EQT가 비싼 가격에 더존을 인수한 것은 더존비즈온이 AX 시대에 더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존은 SAP이 장악하지 못하는 중견기업이하 ERP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세무·회계 제도에 맞춰 개발된 솔루션 특성상 대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강점을 발판으로 기업의 그룹웨어 시장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더존의 주력상품인 아마란스10은 재무회계뿐만 아니라 전자결재, 이메일, 문서관리, 생산관리, 물류관리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전 요소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체 문서작성기(원피스)를 제공하고 AI모델을 문서관리도구(원챔버)에 붙여 기업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존의 아마란스10이 과연 AX를 원할하게 진행시켜줄 수 있는 플랫폼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아마란스10의 내부를 자세히 뜯어보았습니다. 특히 비정형데이터의 조직화라는 관점에서 원챔버와 AI기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더존이 마케팅에서 가장 앞세우는 포인트는 데이터를 기업 내부에 보관하고, sLLM을 이 데이터에 연동하기에 정보유출 우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라만스는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해당하는 원챔버를 제공하고, 원챔버에 원에이아이(OneAI)기능을 붙였습니다. 원챔버에서 AI 분석을 원하는 개별 문서를 열어 원AI를 가동하면 채팅창이 열립니다. 이 채팅창에 원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문서를 분석하여 답을 제공합니다.

아마란스의 원챔프와 원에이아이는 AX 관점에서 두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데이터 소유권을 아마란스 사용 기업이 갖지만,실제 데이터의 주인 역할을 못하는 구조입니다. 원AI를 사용하려면 원챔버에 기업이 개별 임직원이 각자 PC에서 작성한 문서 데이터를 업로드해야 합니다.

업로드하는 자유를 갖지만, 다운로드 권한은 제약됩니다. 더존은 개별 파일 다운로드 기능은 제공하지만 전체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기능은 제약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더존의 허락을 받아야만 전체 데이터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둘째, 더존이 제공하는 AI 모델은 오픈소스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튜닝한 모델입니다. 더존은 이를 데이터 유출이 없는 온프레미스형이라고 선전합니다.

하지만 더존의 AI 적용 방식은 데이터센터에 보관된 데이터를 더존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AI모델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이라면 아마존웹서비스에 올린 기업데이터를 아마존의 AI모델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올린 데이터를 구글 제미나이를 사용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지요.

셋째, 더존의 AI모델은 빅테크의 기술경쟁에서 늘 뒤지기 마련입니다. 빅테크 AI 기업들은 몇주 간격으로 성능 업그레이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더존의 가두리안에서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AI모델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면 AX 시대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더존이 글로벌 AI 기업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기업의 데이터 사용권을 제대로 제공해야 합니다. 원챔버뿐만 아니라 재무 회계 데이터도 다운로드받아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두리정책을 폐기해야 합니다.

더존을 사용하는 한국 기업은 AI 시대에 제대로 된 AI를 활용하지 못하고 더존이 제공하는 제한된 기능만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아한글만 사용하면서 디지털 시대, AI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댓글을 남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