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서울대학교에서 ‘정조(正祖)의 정치 사상’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1년부터 14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정조와 세종, 정도전과 최명길 등 왕과 재상의 리더십을 연구했다.
2013년부터는 미국의 조지메이슨 대학교, 일본의 ‘교토 포럼’ 등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형 리더십’을 강의했다.
시민 강좌 ‘실록학교’를 운영했다(2019년 기준 2,700여 명 수료). 현재 여주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및 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며 대학 교양 과목인 ‘세종 리더십’을 대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세종의 적솔력』, 『정조평전』 등이 있고, 『몸의 정치』와 『휴머니즘과 폭력』을 우리말로 옮겼다.
「경국대전의 정치학」,「정약용의 군주론: 정조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국왕의 동선과 정치재량권의 관계에 대한 연구: 정조와 순조」 등 80여 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소개_세종의 직솔력
한글 창제, 과학 발전, 음악·문자·의약 등 거의 전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거둔 세종.
그가 남긴 업적은 6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물론 이후 세대들도 누릴 수 있는 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세종도 재위 초기에는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나라 사정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세종실록》에는 위기를 극복하고 태평성대를 이룩한 세종의 고민과 리더십 비결이 그대로 담겨 있다.
저자 박현모(여주대학교 교수, 세종리더십연구소장) 교수는 실록에 박제된 세종을 21세기 인본주의 리더로 다시 살리기 위해 14년간 세종실록 시민강좌, 학술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책은 7년간의 공을 들인 노작으로, 한국형 리더십의 대표적 표현으로 “적솔력”을 제안한다.
지금은 사람을 존중하며 이끌어야 할 때! 애민을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솔선수범하는 지도자의 태도 “적솔력”을 새롭게 봐야 하는 이유다.
“한발 앞서 이끌며 실행하라”
지금 필요한 것은 리더의 적솔력(迪率力)이다!
적솔력: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迪) 솔선수범하여(率) 성과를 거두는 힘
한국형 리더십을 향한 새로운 모델, 적솔력
세종이 조선을 다스린 약 32년(1418~1450년)의 기간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잘 다스려진 시절로 평가받는다. 훈민정음을 위시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적 성과를 거두고, 음악・문자・의약・외교・국방・문화 등 거의 전 분야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었다.
역사상 한 군주의 저력이 이토록 화려하게 발휘된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세종은 그저 조선의 4대 왕이 아니었다. 그의 사후 신하들은 그를 기려 “해동의 요순”(海東堯舜)이라 불렀고, 그로부터 130여 년이 지난 뒤 율곡 이이는 “동방의 성주聖主”라고 일컬었다. 또한 후대 임금 성종을 비롯해서 영조와 정조 등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조광조․ 기대승․ 송시열․ 홍양호 등 조선의 대표적인 정치가와 지식인들은 세종을 ‘최고의 군주’로 꼽았다.
22대 왕 정조가 “옛날 임금들은 언제나 《세종실록》에 있는 글귀를 외우시고 그 규례를 쓰곤 하셨다”라고 말한 것에서 보듯이, 세종은 그 이후의 대다수 군신들에게 훌륭한 지도자의 전형이었다.
리더로서 세종의 탁월함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오늘날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던지는 질문, 답을 구하기 위해 늘 스스로 고민하는 문제는 이것이다.
‘리더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리더는 구성원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가?’
세종 전문가 박현모 교수는 《세종실록》 속에서 3개의 사자성어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① ‘한발 앞서 주도하고’(선발제인 先發制人),
② ‘진실되게 솔선수범하여’(성심적솔 誠心迪率),
③ ‘반드시 실행하라’(군역곽씨君亦郭氏)라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이 3단계의 흐름을 요약하면 ‘적솔력’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적솔력(迪率力)은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迪) 솔선수범하여(率) 힘”을 말하는 것으로, 《세종실록》 속에 나오는 세종의 어록 ‘성심적솔(誠心迪率)’에서 취한 것이다. (《세종실록》26/윤7/25).
박 교수는 적솔력이야말로 ‘리더십’이라는 외래어를 대체할 수 있는 세종식 표현이라 말한다.
‘지도력’이나 ‘영도력’보다 참신하고, 특히 지금과 같은 중차대한 국가와 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리더십 덕목이 지도자의 적솔력이라는 것이다.
세종의 한국형 리더십을 가장 잘 압축했을뿐만 아니라 ‘온 백성이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는 나라’ 즉 ‘생생지락(生生之樂)하는 나라’를 만들자는 세종의 비전을 실천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
1418년 22세에 왕위에 오른 직후부터 나라는 어지러웠다. 우선 왕인 세종에게 인사권과 군사권 등 핵심 왕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모든 정치가 부왕인 태종의 의중대로 움직였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백성들은 굶주림을 면치 못했고, 제주도로 곡식을 실어 보낸 배가 난파되었다는 소식이 사고 발생 후 무려 한 달이 지난 뒤에야 들려왔다.
연이어 터지는 고위관리들의 뇌물사건이며 성 추문 사건으로 조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재위 4년에 부왕이 사망한 뒤에도 어려움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1425년 12월 기록을 보면, 각종 강력범죄가 속출하고, 강원도와 평안도 등지에 심한 기근이 들어 고향을 떠나 떠도는 사람이 줄을 잇고, 설상가상으로 그보다 한 달 전인 11월에는 태풍까지 휩쓸고 지나갔다. 특히 새로운 화폐제도, 즉 동전법 강행에 대한 백성들의 저항은 세종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책을 통해 나라 다스리는 도리를 살펴보면,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쉽다. 그러나 실지의 일에 당면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세종실록》 7/12/8)라는 한탄은 그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게 강물을 건너고’[涉艱苦] 있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세종이 다스리던 조선, 특히 세종 집권 초기의 조선은 여러 모로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다. 국가라는 거대 조직의 리더였던 세종은 가뭄, 태풍 등의 천재지변과 민심이 들끓는 사건사고에 더해 정치적 수완 발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리더들이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의 내실을 기하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긴밀하게 대처해야 하며, 경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미래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들로 리더는 고민한다.
백성은 곧 조직구성원이고 통치는 곧 조직경영이다. 현대의 리더들이 고민하는 모든 영역은 이미 600년 전 세종이라는 탁월한 리더가 고민한 바 있다.
세종의 리더십을 오늘날 우리가 다시 보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세종이 재위 초기의 암울한 위기 상황을 넘어 나라의 안정화를 이루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안목과 혜안, 민본, 애민이란 바탕 위에 현상보다 본질을 보고, 올바른 질문을 통해 국정과제를 계획하고 실천했던 살아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꼭 해야 하는 것을 거듭해서 고민하고 실천하여 초기 이후 재위 8년부터는 단계적으로 민생경영, 문화국가 건설, 개혁과 개척을 중심으로 나라를 경영했다.
《세종의 적솔력》은 실록 속 사자성어를 통해 리더의 보이지 않는 질문과 생각, 시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사고와 인간적인 소통방식, 음악과 과학 등 문화창달을 실행한 세종의 노력과 행동을 볼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세종실록 1만800쪽에서 뽑아내다
오늘의 리더들에게 건네는 세종 말씀
《세종의 적솔력》은 《세종실록》에서 찾을 수 있는 무수한 어록 중에 오늘날 리더들에게 의미 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리더십 교훈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발췌하여, 52개의 사자성어로 구성한 책이다.
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연구소장 박현모 교수는 왕으로서의 세종, 리더로서의 세종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맥락을 모르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세종어록을 쉽고 풍부하게 전달하는 강연자로 명성이 높다.
지난 7년간 포스코와 삼성경제연구소의 후원으로 대기업 사장단 및 임원진, 각 기업의 CEO, 현직 검사, 대학교수, 정치인, 경영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1회씩 진행해온 세종어록 강의를 바탕으로 52개의 사자성어를 엄선하여 묶었다.
특히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리더에게 생각할 거리와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리더십 화두를 제시했으며, 세종 시대에 활약한 뛰어난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