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아기자기한 서촌 골목길을 걷다 보면 유럽식 창을 낸 일본식 가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100년이 넘은 고택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고풍스럽게 멋을 낸 이곳은 스위스 출신의 롤랜드 히니 셰프와 그의 아내 김영심 대표가 운영하는 스위스 레스토랑 ‘가스트로통’이다. 가스트로통(Gastro Tong)은 미식을 뜻하는 불어 ‘가스트로’와 통의동의 ‘통(通)’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서촌이 ‘서울 600년’이라는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고려 시대 한옥부터 조선, 일제를 지나 현대까지 주택 역사의 맥이 이 곳, 서촌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황 소장은 1990년대부터 서촌의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3일 낮 서촌에서 만난 그는 서촌이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주민들이 역사 보존과 경제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에코뮤지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