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18일 오전 9시, 이태원 해밀턴호텔 건너편에 위치한 이태원 가구 거리에서는 ‘2012 이태원 앤틱 벼룩시장’ 개장 준비가 한창이었다. 가구점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가게 입구에 떨어진 낙엽들을 쓸고, 의자, 그릇 등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을 나르고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가게 앞에 내놓을 가구들을 꺼내고 있던 가구점 앤티크스토리의 한 직원은 “평소 오전10시에서 11시 쯤 문을 여는데, 오늘은 행사 때문에 일찍 나왔다”고 했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이태원가구협회 관계자들도 점포 앞 부스를 설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번 벼룩시장에는 82개 점포가 참가했다.
◆ 가정주부, 카페 사장들 많이 찾아
오전 10시 벼룩 시장이 열리자 곳곳에서 손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주로 가정주부들이 앤틱가구에 관심을 보였다. 이촌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보영 씨(54)는 “평소 앤틱가구와 소품에 관심이 많아서 두, 세 달에 한 번 이태원 가구 거리에 온다“며 “오늘 벼룩 시장이 열리는 걸 알고 좋은 물건을 사려고 일찍 나왔다”고 했다.
그릇과 찻잔, 장식품들이 진열된 부스에서는 손님들의 질문과 상인의 대답이 오갔다. 가게 앤티크스토리 입구 앞 부스에서 함께 온 문지숙 씨와 전선영 씨(41)는 “이게 더 예쁘지 않아?” 라며 덴마크 코펜하겐 접시를 고르고 있었다. “이건 몇 년도 거에요?”라는 이들의 질문에 가구점 직원은 “그건 1972년도 거에요” 라고 답하며 “이 그릇들은 년도 마다 새겨진 그림들이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구점 주인들은 “특히 가정주부나 카페·레스토랑 등을 운영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 “빅토리아 시대 때 물건이 많죠”
벼룩시장이 열리기 전, 임창희 브라운앤틱 대표는 가게 앞에서 오래돼 보이는 갈색 의자를 손 보고 있었다. 임 대표는 “영국과 프랑스가 앤티크의 메카”라며 “가게에 있는 가구와 소품들의 70%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와 애드워드시대(1901~1910년)때 쓰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앤티크(Antique)와 빈티지(vintage)의 차이에 대해 그는 “앤티크는 빅토리아 시대 등 전통 클래식 스타일이고, 빈티지는 주로 1950,60년대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 대표는 “나는 직접 프랑스와 영국 등 현지 경매에 참여해 물건들을 수입해오고, 아내가 주로 판매 쪽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 임경필 씨 역시 가게 2층 작업실에서 가구 보수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 임씨는 “닦고, 먼지도 털고 해야 팔지”라며 “가구를 고르고 판매하기 까지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빈티지 가구점 3곳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도 ‘특히 애정이 더 가는 가구나 소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프랑스에서 고생해서 물건을 골라와 직접 다루니까 모두 소중하다”고 답했다.
이태원 가구 거리에서 만난 가구점 주인들은 직접 해외에서 발품을 팔아 가구와 소품들을 골라온다는 점과 그들이 파는 가구들이 기계가 아니라 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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