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와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경영자로서의 자세가 필요
–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소통하는 것이 소규모 점포의 경쟁력
김범수 조선비즈 인턴기자 proudb319@gmail.com
서울 회기동 경희대 정문도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점령한 상태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커피빈, 파스쿠찌, 카페베네, 투섬플레이스, 커핀 그루나루, 던킨 도넛, 홈스테드 커피 등이 정문 앞 중심가에 나란히 서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만 8개이며 대부분 2층 이상의 규모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거리의 목좋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 곳 중소상인의 카페들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3년 6개월간 버티며 연 평균 매출액 1억5000만원을 달성한 15평 규모의 소형 카페가 있다. 신대식(32) 사장이 운영하는 ‘신스커피하우스’다. 프랜차이즈가 다루지 않는 더치커피나 드립커피를 판매하며, 성공 사례로 꼽혀 카페 창업 관련 서적과 잡지 등에 실리기도 했다.
신씨는 신스하우스의 경쟁력에 대해 “고객과의 소통과 커피 맛의 지속적인 개발, 계속되는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이 가장 우선하는 것은 고객이다. “고객을 커피 팔아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운영하면 스트레스만 받는다”며 “소통을 해야할 대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이 오른손 잡이인지 왼손 잡이인지를 살펴 컵의 손잡이 방향을 편한 쪽으로 놔줄 정도로 세심하다. 또한 손님들의 신상 및 커피 취향을 기억하려고 한다.
변정우씨는 “단 한 번 갔었는데 밖에서 마주쳤을 때 먼저 인사하고 안부를 묻기도 한다”며 “프랜차이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마음 씀씀이에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경희대 앞 못지않게 숙명여대 정문도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많다. 역시 8개의 대형 프랜차이즈점들이 있다. 이 곳에서 소규모로 테이크 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장동성 사장의 ‘본솔’ 역시 고객에 맞춘 서비스가 돋보인다. 저렴한 가격 뿐만 아니라 ‘속도’가 그 핵심이다.
장 사장은 “카페의 규모가 작아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커피를 빠르게 내놓는 것이 핵심”이라며 “빠른 서비를 위해 동선을 연구하고 잠깐 머무르는 사이 즐거울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소규모 카페들이 고객 서비스만으로 승부한 것은 아니다. 카페의 경쟁력은 커피 맛에서 나온다.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즐비한 삼성역 근처의 ‘플로리안’은 직장인들에게 각광 받는 곳이다.
로스터리 커피 전문점인 이곳은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에게 핸드 드립 커피와 커피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그렇게 커피를 알게하면서 프랜차이즈점과는 다른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핸드드립 커피의 맛의 차이를 알게 하는 것이다.
신스커피하우스의 신 사장도 끊임없이 로스팅과 블렌딩 비율 등을 연구해 가격에 만족할 만한 맛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메뉴나 맛을 따라하기 보다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맛이 진하고 강한 프랜차이즈 커피와는 다르게 신맛이 좀 더 진하다. 여기에 드립 커피 메뉴를 다변화시켜 고객의 입맛을 맞춘다.
숙대 앞 본솔의 장 사장은 로스터리 숍은 아니지만 로스팅 비율에 신경쓴다. ‘일리’의 커피를 공급받는 그는 지역마다의 로스팅 강도 차이를 연구했다. 같은 브랜드라도 생산지역에 따라 로스팅 차이가 있어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생산된 커피를 섞어서 쓴다. 이탈리아 쪽이 로스팅이 더 강하다.
장 사장은 “소규모 점포라도 끊임 없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결국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 역시 패밀리 레스토랑의 고객응대에서 배우기도 하고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프로모션에 대해 연구하기도 한다. 신사장은 “프랜차이즈를 우습게 여기되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고 했다. 프랜차이즈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하고 프랜차이즈나 대기업의 운영측면에서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소규모 카페의 생존전략은 대기업의 고객지향, 계속되는 투자, 사회적 기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박현 교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량생산과 표준화가 가능하지만 소규모 점포에서만 할 수 있는 고객과의 친밀한 소통과 맞춤형 서비스(Customize)제공은 불가능하다”며 “이러한 고객지향 서비스를 통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쌓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