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어로 씌여진 간판들과 생소한 식료품들의 진열

– 한국어, 아랍어, 영어로 인쇄된 책들이 빼곡

– 인구의 1/4이 믿는 이슬람 종교

김기준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보광 초등학교 골목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이슬람 길’이 나온다. 골목 분위기만 보면 이곳이 한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아랍어로 씌여진 녹색 간판들과 생소한 향신료와 이름모를 식자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육점과 식당마다 ‘할랄(Halal)’이란 글씨가 적혀 있는데, 이슬람식 도축법으로 잡은 고기만 판다는 의미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멀리 모스크 건축 양식의 둥근 지붕이 보인다. 1976년 지어진 중앙성원이다. 중앙성원을 중심으로 마트와 음식점들이 생겨나면서 이슬람 종교와 문화, 맛이 어우러진 지금의 이슬람 길이 형성된 것이다.

국내 유일의 이슬람 서점(ISLAMIC BOOK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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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서점 풍경

길 입구에는 국내 유일의 이슬람 서점이 있다. 서점 안에는 한국어, 아랍어, 영어로 인쇄된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고 스피커를 통해 코란이 조용히 흘러나왔다.

서점 안에서 셰이크 무너 아흐마드(Sheikh Muneer Ahmad)사장은 한 한국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한국인 친구는 “저는 무슬림은 아니지만 친구로 지내며 자주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며 “처음엔 호기심으로 찾아왔다가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2006년 처음 서점을 시작한 아흐마드는 “무슬림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며 “ 타(他)종교에 대해 이해하려는 불교, 기독교 신자도 오곤 한다”고 말했다.

◆ 한국은 한마디로? ‘자유’

주로 팔고 있는 책은 이슬람의 신앙에 대한 책이었다. 아흐마드 사장은 “신념에 대한 믿음을 연구하고 지식을 나누기 위해 서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점 위층에는 이슬람 도서관도 운영하며 주말마다 무슬림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아랍어 교육을 하고 있었다.

아흐마드 사장은 “전문적이진 않지만 이슬람 문화를 알리려 노력한다”며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일환으로 그는 “아담(ADAM)출판사를 만들어 지금까지 약 15권의 책을 출판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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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서점 내부

이슬람에서 지질학을 공부하던 아흐마드 사장은 한국인 부인을 만나 한국에서 살게 됐다. 그는 “한국은 신앙의 자유가 있고 종교에 대한 타협할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 지금은 고향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 무슬림이 말하는 이태원이란 Lifestyle, Culture, Behavior

이태원을 정의해 달라는 다소 난감한 질문에 그는“ 다양한 문화(Culture)와 생활 양식(Lifestule)이 공존하는 동적(Behavior)인 공간이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아흐마드 사장은 “이슬람 문화가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공간인 이태원에서 올바른 삶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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