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한국대표팀 감독이 역대급 졸전끝에 감독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한국대표팀이 32강에서 탈락하자 축구계 인사뿐만 아니라 정치인, 언론인, 인플루언서 등 한 말씀한다 싶은 사람이면 홍명보 감독을 맹렬하게 물어뜯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 홍감독과 축구협회에 칼을 겨눴습니다.

개인적으로 홍감독이 올림픽대표에 이어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언론 인터뷰를 할 때부터 그의 언어 습관을 오랫동안 관찰했습니다.

제가 언론현장에서 일할 때 현장 기자의 기사를 데스킹 보는 스타일로 이번 홍감독 회견문을 뜯어봤습니다.

첫째, 홍감독의 어법은 질문자와 답변자의 손가락이 서로 만나지 않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질문자가 A를 질문하면 그것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대표적으로 남아공전 패인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과 그것에 대한 홍감독의 답변입니다. 기자는 분명히 어떤 전략과 전술을 남아공전에 적용했고, 그것이 왜 통하지 않았느냐는 묻습니다.

그런데 홍감독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날씨 이야기 등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둘째, 홍감독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가정에 기반한 어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선수단에 불화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런 것은 없다면서 만약 있다면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답을 합니다.

또 경기에서 선수가 잘 해야 한다고 하면서 선수가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것은 결국 감독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셋째, 자기애가 강한 나르시스트로서 자기 객관화 능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오늘부터 저를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버렸다’, ‘대표직에서 사퇴하지만 축구에 대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는 표현이 대표적입니다.

넷째, 손가락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고, 가정에 가정을 하고, 자기 보호기제가 강하다 보니 홍감독의 언어는 비문과 맥락에 맞지 않는 어휘, 대상이 불명확한 어휘로 가득합니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홍명보 감독의 사퇴 회견 전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대표 감독을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협회에서 간독하게 부탁해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는 의미를 피력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형적인 주술관계가 불명확한 비문. 다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알기 어려움

다음 문장을 고려하면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내는데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는 표현이 적절함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런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도저히 알기 어려운 문장.

자신은 선수선발, 전략전술 수립,훈련, 경기 지휘 등 모든 감독 활동을 하면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식으로 활동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이라는 말 자체가 추상적이며 모호한 표현.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습니다.

→나에게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말고, 나의 감독 수행 과정에서 마음속에 가졌던 생각의 가치를 알아달라는 식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어쩔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형적인 나르시스트적 매몰에 나온 표현. 세간은 왜 32강에서 탈락했는지를 설명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참혹한 결과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묻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세간은 자신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는데 내가 먼저 책임을 이야기하겠다는 식으로 표현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그리고 대표팀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닙니다.

→종합적으로 자신은 간곡한 요청에 의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마지못해 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세상이 자신의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헌신을 알아주지 않아 대표감독에서 물러남을 강조하는 뉘앙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명보감독의 기자회견문을 읽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의 자서전 ‘리딩 Leading’을 다시 꺼내어 읽었습니다.

특히 최고가 되기 위한 기본편중에서 독서 편을 읽었습니다.

최고 코치의 언어력은 꾸준한 독서습관에서 나온다는 것을 퍼거슨이 입증합니다.

홍명보 감독의 언어에서 독서력을 느끼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1.언제나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독서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릴 적 축구에 빠져 공부를 게을리 하면서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렸고, 열여섯 살에 공식적인 교육은 모두 끝났다. 그러나 언제나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오랫동안 나는 주중에는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를, 주말에는 스코틀랜드 선데이 메일Sunday Mail, 선데이 포스트Sunday Post, 선데이 익스프레스Sunday Express와 인디펜던트Independent를 정기구독 했다.

레이싱 포스트Racing Post〉라는 경마지도 무척 좋아해서 경마와 관련된 정보는 항상 꿰뚫고 있었다. 그래도 무엇보다 책을 좋아했다. 2. 타 종목에 대한 책도 탐독 책에 대한 관심은 축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잘 알지 못하는 스포츠 종목의 감독에 관한 책도 읽었다. 그중 하나가 UCLA 농구팀 명장인 존 우든으로, 무려 12시즌 동안 UCLA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전략을 세우기보다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방면에서 탁월한 감독이기는 했지만, 누가 지도자인지는 절대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말을 듣지 않거나 자신이 정해놓은 길에서 벗어나려 하면 그대로 두지 않았다. 3.미식 축구팀 감독의 책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에 관한 책도 읽었는데, 그가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라는 미식축구 팀의 감독을 맡았던 시절, 미국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내가 영국 축구에 미쳐 있었던 만큼, 롬바르디도 미식축구에 미쳐 있었다. 그는 “우리는 경기에 진 것이 아니라, 다만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다.”라는 말을 종종 인용하면서 스스로를 정의하길 좋아했다. 4.바비 롭슨 자서전

내가 정말로 존경해 마지않는 바비 롭슨Bobby Robson의 자서전 ‘이별 아닌 안녕Farewell but not Goodbye’을 읽고는 큰 감명을 받았다.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롭슨은 1990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후 영국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네덜란드로 건너가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았다가 포르투Porto와 바르셀로나에서 사령탑을 지낸 뒤, 다시 자신의 고향인 뉴캐슬로 되돌아갔다

5.게리 네빌의 자서전

선수들의 자서전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2011년에 출판되었던 게리 네빌Gary Neville의 ‘레드Red’를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그는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독자들에게 잘 설명하고 있다. 6.전쟁에서 배우는 전략

나는 독서를 통해 전쟁의 역사에서 축구에 대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장군이라면 최고의 공격 시점이 언제인지, 그리고 기다려야 할 시점이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

신기하게도 영국 특수부대인 SAS와 함께 훈련에 참여했을 때, 나는 똑같은 말을 들었다. 측면 공격으로 적군의 관심을 분산시킨 후, 가운데로 공격을 집중하는 전략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내가 SAS 훈련에서 배웠던 한 가지 교훈은 전투 대형의 효과로, 적진의 측면을 공격함으로써 가운데의 방어를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7.리버풀전에 응용

나는 그 전략을 리버풀과의 경기를 일주일 앞둔 상태에서 훈련에 적용해보았다. 선수들이 먼저 전방과 후방을 공격하게 한 뒤, 게리 팰리스터가 우측 외곽에서 페널티 구역 중앙으로 뛰어들어 골을 넣게 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팰리스터는 경기에서 이 전략으로 두 골이나 넣었다. 이는 전투 계획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었지만, 아쉽게도 TV 해설가들은 이를 짚어내지 못했다. 8.도리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 미국의 군사와 정치,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다. 이러한 책에서 나는 특히 결정을 앞두고 생각할 여유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earns Goodwin의 ‘권력의 조건Team of Rivals: the Political Genius of Abraham Lincoln’은 대단히 흡입력이 강한 책이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케네디의 신중한 접근 방식은 신중한 의사결정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올바른 결정을 위해 끈기 있게 접근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9.눈과 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도구

보고, 듣고, 읽는 것 말고도 많은 다른 요소들이 우리를 형성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우연한 유전자 조합의 결과물이고, 각자의 운과 자라난 환경, 교육이 우리를 만든다. 그러나 두 가지 강력한 도구만큼은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다. 다름 아닌 눈과 귀다. 사람에 대해 보고, 듣고, 읽은 것은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 최고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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