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최민아)는 한국 사회의 핫 이슈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며 7년동안 가족과 함께 파리 근교에서 살았습니다. 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현재 주택관련 공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테마는 프랑스의 ‘사회주택’입니다. 사회주택은 한국의 공공임대주택에 해당합니다.

 

프랑스의 사회주택 역사는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철학자이자 공상적 사회주의자인 샤를 푸리에가 유토피아적 공동 거주지인  팔랑스테르를 제시했습니다. 그후 일부 기업가들이 종업원용 공동 주택을 지으면서 사회주택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파리의 사회주택은 1차,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크게 확대됐습니다. 전쟁과 도시 팽창으로 인해 사회주택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회주택 관련 임대료, 보조금 등 사회주택 관련 지원 정책도 계속 수정되거나 보완됐다고 합니다.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30여년에 불과 합니다. 부동산 문제 해법의 하나로서 공공주택을 논할 때 긴 역사를 지닌 프랑스의 사회주택의 다양한 요소를 살펴야겠습니다.

10줄 요약_그럼 파리는 완벽할까?편

1.코로나 사태 와중에 파리를 방문했다가 발이 묶였다. 전염병이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파리의 민낯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이 비싼 동네에서도 집을 몇년씩 비워두고 있지만, 어떤 이는 길에서 잠을 청하거나 19세기 공장 노동자처럼 방 한 칸에서 부모와 아이 셋이 공중에 침대를 매달아 놓고 함께 잔다.

기본적으로 먹을 것이 있어야 사람의 존엄성이 지켜질 수 있는 것처럼 집도 그렇다.

2.파리 주택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시안에서 부유층과 서민층이 사는 지역이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서쪽에 부유층과 중산층이 거주하고 동쪽과 북쪽에 서민층과 저소득층이 살고 있다. 저소득층 거주지는 파리인가 싶을 정도로 열악하고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르다.

이런 도시 구조로 인하여 사회주택 분포도 극단적으로 갈린다. 서쪽에는 사회주택 비율이 낮고, 동쪽 지역는 전체 주택의 절반 안팎에 이른다.

3.사회주택의 분포는 사회적인 문제로 연결된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교육이다. 학군에 따라 집값이 비싸지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민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간의 불균형은 점점 커진다.

4.파리시는 함께 섞이고 균등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균등한 도시’전략을 펼친다. 예를 들어 부유층 지역에 사획주택을 늘리고 중간주택을 도입하려고 한다.

지불가능한 비용으로 주택을 제공하고 소득격차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면 높은 않은 소득으로 서민계층이 얼마든지 좋은 동네에 살면서 동등한 교육 문화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다.

5.프랑스에서 주택은 거주를 위한 공간이지 투자나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이와 같은 방향은 제도가 뒷받침한다. 집 소유자가 빈 집 상태로 놔두면 높은 세금을 물린다.

6.저소득층이 비싼 임대료때문에 외곽에 살게되면 교통비 부담을 져야 하고 풍부한 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이 고리는 한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거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더 큰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에서 주택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된다. 사회적 혼합과 기회의 균등은 모두 주택을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7.프랑스의 사회주택은 정부, 지자체, 1퍼센트 주택기금 등 여러 기관의 재원을 함께 활용하는데 사회주택 신청자의 기공헌도에 따라 입주할 사람을 선정한다. 각 기관이 주택수에 맞춰 3배수 후보를 선정해 올리면 입주자 선정위원회가 심사한다.

문제는 생활여분 비용을 계산해 임대료를 내고 생활에 사용할 돈이 적은 신청자를 제외하는 점이다. 보호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계층의 진입을 막는 벽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8.단순히 사회주택을 많이 짓거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저소득층이 자동적으로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구하고, 유지하고 사는데 생각하지 못한 여러 문턱에 부딪히곤 한다. 이런 요소에 도움을 줘야만 안정된 주거환경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9.20억원을 넘어가는 아파트를 어떻게 구입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다큐멘터리 ‘푸시 Push’에서 찾았다. 프레드릭 게르튼 스웨덴 감독이 2019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유엔 특별조사관과 동향하며 자본과 대형 부동산 회사가 서민을 살던 곳에서 몰아내고 부를 획득하는가를 보여줬다.

10.재개발, 재건축, 젠트리피케이션에 익숙한 터라 내용 자체는 놀랍지 않다. 부동산회사는 서민주택을 사들여 임대료를 올려 수익을 얻는다. 그 돈을 활용해 초고가 호화 주택단지를 개발한다. 호화주택은 블랙 머니를 합법화하는 루트로 쓰인다. 검은 돈이 지하 세계에 있다가 호화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속에서 유엔조사관 파르하는 이 기업의 정체를 쫓아 유럽으로 미국으로 숨가쁘게 움직이지만 결국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끝난다. 내가 겪은 주택 문제를 세계의 큰 프레임 속에서 다시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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