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늘 조직이 창의적이 되길 바란다. 특히 밑에서 자발적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현실은 늘 반대다. 조직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은 항상 CEO다.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늘 고민하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면서 조직이 안은 과제를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저절로 가장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CEO의 창의성에 의존하는 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이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창의성을 발휘하는 기업을 추구해야 한다. 문제는 그런 창의성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우선 창의성에 대한 정의부터 바꿔야 한다. 즉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천재적 발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차선책 찾기를 기업의 창의성이라고 정의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인 차선책이 결과적으로 천재적 발상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테아 싱어 스피처는 ‘협업의 시대’에서 현실적인 차선책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시간, 돈, 인력 같은 제약 요인이 존재할 경우 눈앞에 놓인 최고의 대안을 골라 실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때가 있다. 이를 ‘만족화(satisficing)’라 부른다. 이것은 1940년대에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조직관리 분야의 유명한 전문가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이 창안한 용어다.
만족하다(satisfy)와 충분하다(suffice)를 합친 이 용어는 최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현 상태에서에서 최고의 대안을 선택하는 상황을 말한다.”(협업의 시대중에서)
기업 활동에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공통적으로 트레이드오프 속성을 지니고 있다. 성능을 중시하면 비용이 올라가고, 비용을 낮추면 성능이 떨어지는 식이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드물다. 그런 곳이 있으면 그 곳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창의적 문제해결은 트레이드오프 속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성능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현실적인 해법은 내부에 반드시 있다. 다만 해법 자체가 조각 형태로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 기업에서 문제가 터지거나 이슈가 발생하면 해당 부서만 낑낑거리면서 해법을 찾으려고 하고 나머지 부부는 팔장을 끼고 남의 일 보듯 한다. 내 책임 소관이 아니면 괜히 끼여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해법을 찾으려면 흩어져 있는 조각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첫번째 방법은 연결 리더십이다. 주오라 창업 티엔 추오는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에서 “개별 서브 시스템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 부서간 조정을 통해서라는 점이다.(중략)한 부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언제나 조직 전체에 흩어져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방법은 내부 아카이빙 시스템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사내 위키를 운영한다.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사내 위키에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모두 찾아서 스스로 습득한다. 프로젝트, 스크럼 등 회사의 각종 현황 정보를 비롯해 시애틀 맛집 정보까지 사내 위키에 담겨 있다. 아마존은 사내위키에 기여하는 것을 정식을 일하는 것으로 보고 정당한 보상을 해준다.
클라우드 문서 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정보 보고, 초안, 프로젝트 결과물, 기획서 등 모든 뇌 활동을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아카이빙하면 해법을 내부에서 찾는데 결정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저자인 박정준씨는 아마존에서 클라우드 문서의 위력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여러 명에게 물어봤는데도 해결을 못한 터라 나에게도 특별히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데 마침 당시 작업을 하면서 기록한 문서가 있었다. 문서에 적힌 흐름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금세 큰 힌트를 찾을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가 자리에 돌아가면서 중얼거렸던 ‘very impressive’라는 두 단어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