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화국(발레리 줄레조 Valerie Gelezeau)을 소개합니다.
저자 줄레조는 파리4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학 연구로 명성을 쌓은 프랑스 지리학자입니다.
줄레조는 1993년에 서울을 방문, 거대한 아파트단지에 충격을 받아 한국 아파트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물를 프랑스어로 먼저 출간하고, 이어 2004년 ‘한국의 아파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한국어판을 출간했습니다.
‘아파트 공화국’은 첫 책을 수정 보완하여 200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 정치판에서 부동산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언론에서 자주 인용되는 점입니다. 외부 시선으로 제대로 다룬 한국 아파트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이슈는 줄레조의 책이 나올 때보다 복잡도가 급상승했습니다.
세금 인상, 전세난, 아파트 가격 폭등, 임대아파트 확대,선거 전략 등 새로운 변수가 서로 얽혀 무엇이 핵심인지 종잡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줄레조의 책을 부동산 이슈를 제대로 보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5장_한국의 아파트와 도시중산층 10줄 요약
1.한국 아파트단지의 엄청난 성공의 이면에는 ‘아파트에 사로잡힌 고객층’, 즉 중산층의 욕구가 있다.
2.인류학자 데니스 렛 (지위의 추구. 저자) 은 “현대 한국 중간계급의 전형에는 두가지 요소가 있는데, 강남에 사는 것과 아파트 단지에 사는 것” 이라고 지적한다.
3.렛은 도시 중산층이란 중간계급보다는 지배계층에 더 가깝고, 사회전체적으로 볼 때 하나의 계층모델을 형성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이 책의 조사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4.한국에서 도시 중산층을 의미하는 가장 함축적인 상징으로 고층 아파트가 자리잡았다는 것은 분명 특이한 점이다. 프랑스에서는 작고 소박한 것이라도 단독주택이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5.외형적 관점에서 아파트는 여러 계층과 범주로 이루어진 중간계급 일반의 주거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상류사회적 형태로 인식되는 것이다.
6.기업과 학교를 강남으로 분산시킨 정부주도의 적극적인 정책은 아파트로의 부유층 이전을 부추겼다. 압구정 개발 당시 현대가 고위 공무원과 국내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상당량의 주택을 분양했다.
7.정부가 주도하고 재벌이 공급한 대단지 아파트를 상층의 도시 중산층이 수용하게 되었을 때 한국에서 아파트 신화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8.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이윤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가구는 중간계급으로 편입되고 체제의 수혜자가 됐다. 한국에서 아파트 단지는 ‘중간계급 제조 공장’ 처럼 보인다.
9.권위주의 국가는 이 성장을 관리하고 봉급 생활자들이 경제발전에 헌신하도록 가격이 통제된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려 했다. 그리하여 중간계급을 대단지 아파트로 결집시키고, 이들에게 주택소유와 자산 소득 증가라는 혜택을 주었으며 그들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
10.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권위주의 산업화의 구조와 특성,여기서 비롯된 계층적 차별구조와 획일화된 문화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그 산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