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이 일으킨 혁명의 시발점으로 캐나다의 토론토대학으로 꼽습니다.

토론토대 제프리 힌튼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2년 스탠퍼드대 매년 주최하는 이미지넷 대회에서 신경망으로 압도적인 이미지인식 성능으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 성과는 이른바 인공지능 겨울을 끝내는 신호탄이었습니다. 힌튼은 그 공로로 인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캐나다는 제프리 힌튼, 요슈아 벤지오, 리처드 서튼 등 인공지능 시대를 연 세 명의 인공지능 최고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 명은 모두 캐나다밖에서 태어나서 성인이 되어 캐나다에 건너온 이민 1세대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거대 자본과 풍부한 인재집단을 통해 인공지능 패권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인구 4천만명의 캐나다가 인공지능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3강을 꾀하는 한국입장에서 캐나다의 인공지능 육성및 인재 유치 전략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

특히 매년 40여만명의 고학력 인력 중심으로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캐나다의 이민 정책을 잘 살펴야 합니다.

메흐란 굴 (Mehran Gul)의 ‘혁신의 지리학’에서 ‘세 명의 이민자가 만든 기적’편은 캐나다의 이민정책과 과학기술 진흥과의 관련을 잘 보여줍니다.

1.세 명의 이민자가 만든 기적

어떤 면에서 볼 때 이것은 몇몇 개인이 한 국가 전체로 하여금 핵심 기술 분야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는 단순히 개인의 승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승리를 가져온 정책에 대한 이야기다.

1.1

캐나다가 인공지능 복권에 세 번이나 당첨되었다면 그것은 상당 부분 수년간 복권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캐나다 기술 분야의 성장은 그저 행운의 산물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캐나다로 유치하기 위해 대담한 사회 실험을 진행해 온 건전한 공공 정책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1.2 이민자 1세대들

세 명의 인공지능 선구자는 모두 이민자 1세대들이다.

힌턴은 영국에서 벤지오는 프랑스에서 서턴은 미국에서 태어났다. 캐나다에서 이것은 예외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다.

<왼쪽에서부터 제프리 힌튼, 요슈아 벤지오, 리처드 서튼 교수>

캐나다 기술계의 거물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다. 힌턴과 함께 알렉스넷을 공동 저술한 크리제프스키도 우크라이나 태생이다. 또 다른 공동 저자인 수츠케베르는 구소련에서 태어났다.

2.기술의 기업 창업자의 다양한 배경

21세기 캐나다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꼽히는(2,00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자랑한다.) 쇼피파이Shopify를 설립한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가 토비아스 뤼트케Tobias Lütke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양자 컴퓨팅 기업 제나두의 설립자 크리스천 위드브룩Christian Weedbrook은 호주에서 태어났다. 캐나다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신기술기업 대퍼 랩스Dapper Labs의 설립자 로함 가레고즐루Roham Gharegozlou는 이란에서 태어났다.

3.미국과 다른 이민 정책

캐나다는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민자 문제에 관한 한 다른 나라와는 다른 독특한 정책 체계의 기틀을 다져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민 정책의 목적은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는 데 맞춰져 있지만 캐나다는 반대로 이민자들의 유입을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며, 매년 야심 찬 수의 이민자 유입 목표를 설정해 오고 있다.

3.1 미국 수준의 이민 수용

캐나다의 인구는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매년 미국과 거의 같은 약 45만 명의 합법적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캐나다 인구의 거의 4분의 1이 해외 출신이며, 앞으로 20년 내에 캐나다 인구의 3분의 1이 이민자로 채워지리라 예상된다. 토론토, 미시소가, 브램턴 같은 도시들은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해외 출신이며 이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높은 비율이다.

3.2 고학력 이민자

에드 클라크는 이렇게 말한다. “전 세계의 모든 똑똑한 사람들이 캐나다에 와서 살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캐나다로 데려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이민 전략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매년 40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데 그중 32만 5,000명은 캐나다로 오고 싶어 하는 고학력자들입니다. 그들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4.우파 정당조차, 친이민

캐나다 의회에 진출한 5개 정당 중 어느 정당도 명시적으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곳은 없다. 제2당인 보수당의 대표 피에르 푸알리에브르Pierre Poilievre는 당을 더욱 보수 성향으로 이끌었고 그의 강경한 포퓰리즘은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개적으로 ‘보수당은 친이민’이라고 주장하며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와 결혼까지 했다.

5.캐나다인의 정체성, 유럽과 달라

경제적 필요 논리만으로는 문화적 차원, 즉 외국인이 대량으로 유입되면 본래의 민족 속성을 약화시킨다는 강력한 반대 의견을 극복하지 못한다.

이민 회의론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의 번영을 얼마나 외부인과 공유할 의향이 있는지’ 또는 반대로 ‘이 새로운 이민자들을 통해 얼마나 우리가 부유해질 수 있는지’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왜 다른 나라들이 캐나다처럼 하지 않는가가 아니라 왜 캐나다가 다른 나라들처럼 하지 않는가다.

캐나다의 인구 구조도 최소한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만큼 변화를 보이고 있다.16 캐나다는 G7 국가 중 원주민 인구 비율이 가장 적고, 인구 대비 이민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5.1 유동적인 캐나다의 정체성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은 독일인과 중국인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캐나다인은 정체성을 규정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캐나다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사람들은 자신들이 끊임없이 수정되는 유동적인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듯하다

5.2 리믹스에 적극적

다른 문화권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반면 캐나다인들은 자신들의 리믹스 버전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한다. 그런 리믹스된 모습에 저항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더 빠른 속도로 재해석하는 것 같다.

제프리 힌턴이 토론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로 결정한 것도 페루와 과테말라에서 입양한 두 자녀가 다른 어느 곳보다 캐나다에서 더 환영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6.개방성의 지리적 요인

캐나다인의 이민에 대한 태도가 전적으로 외부인에 대한 개방성 때문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옳지 않다. 지리적 요인도 큰 역할을 한다.

캐나다의 고립된 환경이 오히려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아래쪽 국경 너머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자리 잡고 있고, 좌우로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북쪽은 얼음 덩어리뿐이다.

6.1 비행기 타야 올 수 있는 곳

캐나다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은 최소한 비행기표를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리적 조건이 특정 유형의 이민자를 만들어낸다.

캐나다 이민자들이 대개 교육 수준이 높고, 중산층이며, 합법적인 이민자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만 캐나다는 원하는 이민자들만 받아들인다. 이것이 캐나다 이민자가 다른 나라의 이민자와 다른 이유다.

나는 캐나다가 바로 그러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에서 특히 기술 및 스타트업 분야가 매우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하지만 캐나다의 이민 열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7.캐나다의 이민 제도는 일종의 모범 사례

캐나다는 가장 근면한 이민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민 절차를 더 쉽게 만드는 등 이민자 확보 경쟁을 주도해 왔다. 캐나다의 이민 제도는 일종의 모범 사례로 여겨지며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이주할 때 이민자들이 겪는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7.2 2주면 이민서류 프로세스 끝

벡터 연구소를 설립한 조던 제이컵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스위스나 영국 출신자를 두고 애플과 경쟁할 경우 애플은 그들에게 ‘6개월 안에 H1B 비자 추첨에 참여하면 비자를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2주 후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합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삶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원하기 때문에 이는 엄청난 이점이 되지요.”

8.미국 이민정책에서 얻는 반사이익

양자 컴퓨팅 연구소Institute for Quantum Computing 소장인 노베르트 뤼트켄하우스Norbert Lütkenhaus는 ‘미국의 비자 정책은 미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18 “캐나다로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미국이 이민자들에게 비자를 제대로 발급해 주지 않을 때마다 더 많은 교수진, 박사후 연구원, 대학원생들이 캐나다로 오니까요.”

8.1 미국 입국이 금지된 인재들

미국의 이런 소극적 태도는 정치적 이유로 미국 입국이 금지된 인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뤼트켄하우스는 9·11 직후 이슬람 국가의 인재들이 대거 캐나다로 들어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슬람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이란 같은 나라의 인재들도 캐나다로 몰려오고 있다.

8.2 “독일에 없는 것이 캐다나에 있다”

“최근 독일 총리와 캐나다 총리가 MILA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 학생 한 명이 독일 총리에게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 독일 총리가 ‘왜 그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독일을 떠나 캐나다로 왔느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그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여기에는 독일에 없는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활기찬지 보세요.’

9.캐나다의 활기

지난 10년간 조용히 기술산업을 발전시켜 온 덕에 이제 전 세계가 캐나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025년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캐나다의 기술기업은 31개로, 이 부문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2024년에 캐나다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는 총 706건이며 투자액은 약 6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10년 전 15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9.1 캐나다의 인공지능 생태계

사람들은 인공지능라고 하면 오픈AI, 엔비디아, 딥마인드, 바이트댄스를 떠올리며 여기에 캐나다 기업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캐나다가 배출한 인공지능 기업들은 아직 작은 규모에 머물러 있다. 캐나다 밖의 세상 사람들에게 캐나다 인공지능 기업의 이름을 대 보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단 하나의 기업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10.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것, 시간 문제일뿐

토론토대학교의 부교수이자 벡터 연구소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피들러는 캐나다 기술기업을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온 기존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피들러는 이어 코히어Cohere, 와비Waabi, 딥 제노믹스 같은 캐나다의 신생 인공지능 기업들이 미국, 영국, 중국의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10.1 세 번째 허브는 캐나다 차지

CIFAR(캐나다 고등연구소)는 2030년까지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국가 인공지능 생태계 중 하나가 되리라 예측한다. 인공지능 투자, 혁신 및 실행을 측정하는 토터스 글로벌 AI 지수에서 캐나다는 현재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벡터 연구소 제이컵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토론토는 5년 전 거의 제로에서 시작해 현재 세계 어떤 도시 못지않게 많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보유하는 도시가 되었어요. 이제 50년 후에는 캐나다가 전 세계 3대 인공지능 허브 중 하나가 되게 하고 싶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하나의 허브가 되겠지요. 세 번째 허브는 캐나다 차지가 될 것입니다.”

출처:혁신의 지리학 https://ridibooks.com/reading-note/detail/17800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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