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1책]김호동의 몽골제국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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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몽골 연구의 대가인 김호동 서울대 교수의 ‘몽골제국 연대기’를 골라서 읽었습니다. 저는 웬지 세계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몽골제국 역사에 끌립니다. 특히 한국의 현실 정치가 답답할 때 북방민족의 세계 지배사를 찾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 사회 역사와 문화의 원형을 북방에서 찾으려는 심정도 몽골 제국사를 찾게하는 동기같습니다. 이런 저런 책을 몇권 읽었는데 김호동 교수의 책을 통해 어느 정도 몽골 제국의 실체에 접근했습니다. 김호동교수 연구의 특징은 몽골어, 페르시아어 등 북방연구에 필요한 언어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이 한자로 쓴 역사서를 벗어난 점입니다.

특히 김교수는 몽골제국의 역사를 담은 라시드 앗 딘의 ‘집사’를 5권에 걸쳐 번역하면서 몽골제국사 연구의 기초를 제공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집사는 몽골제국이 축적한 사초를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따져 쓴 역사서입니다. 비유하자면 집사는 조선사 연구에서 조선왕조실록가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처럼 몽골 제국 연구에서 기초중의 기초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집사를 읽으려 했지만, 양도 방대하고 사초 성격을 띠고 있어 쉽게 손에 잡지 못했습니다. 언제가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만 품고 있던 것이지요.

김호동교수는 그런 점을 감안해 일반인도 읽을 수 있도록 집사를 요약한 ‘몽골제국 연대기’를 발간하였습니다. 집사의 축약문인 셈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몽골제국 연대기 서문을 읽었습니다. 라시드 앗 딘이 집사를 어떤 과정을 통해 쓰게 되고 어떤 목적을 갖고 쓰는지를 서문에 밝히고 있습니다. 축약본이라고 해도 14세기 초 당시 어법과 당시 시대적 관점에서 쓴 것이기에 쉽게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분해매핑하면서 읽어야 겨우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서문중에서 이 대목에서 눈이 번뜩 떠졌습니다.

“(중략)왜냐하면 현재 아무도 그러한 일들을 알지도 탐구하지도 않고, 세월이 흘러서 젊은이들과 신세대는 조상의 이름과 계보는 물론, 지나간 시대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또 무슨 연유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하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몽골제국 연대기를 읽으면서 말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며 동서양 문명을 뒤섞는 대문명 전환을 일으킨 몽골제국의 진 면목을 접하면서 더위를 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