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1책]존도어의 OKR

“비전에 기반을 둔 경영은 명령과 통제 시스템보다 우월하다.”

존 도어는 실리콘밸리에서 전설이다. 도어는 1970년대 인텔에 근무한 것을 계기로 실리콘 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성장했다. 실리콘밸리의 상징적인 스타 기업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어가 키운 IT스타중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존과 구글이다.

도어는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앤디 벡톨샤임으로부터 10만 달러 수표를 받아 창고에서 막 창업한 뒤, 존 모리츠와 함께 구글 투자를 주도했다. 또 에릭 슈미트를 구글 CEO에 추천해 구글의 경영 시스템을 갖추도록 도왔다.

래리 페이지는 그런 존 도어에 항상 존경심과 감사함을 표시한다. 그는 이 책 서문에서 “나는 좀처럼 서문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흔쾌하게 수락했다. 그동안 존은 구글에 많은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OKR은 오랜 기간에 걸쳐 우리가 열 배 성장에 도전하도록 재촉했다”고 썼다.

OKR(Objective Key Results)은 가슴 뛰는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 결과를 달성하도록 돕는 강력한 경영 방법론을 말한다. 이 책은 OKR을 널리 전파해온 존 도어가 쓴 ‘OKR의 교과서’라 부를 만하다. 구글, 유튜브, 어도비, 리마인드 등 다양한 기업 사례를 담았으며,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1위에 올랐다.

나는 OKR중에서 임의로 5장 집중:리마인드 스토리 편을 골라서 손으로 분해매핑하면서 읽었다.

리마인드는 브렛 코프와 데이비스 코프 형제가 교사-학부모-학생간 소통 플랫폼으로 만든 스타트업이다. 존 도어는 리마인드에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리마인드를 방문했는데, 화장실에서 변기와 거울에 리마인드의 목표를 붙인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OKR 전도사인 존 도어의 시각에 라마인드 경영자가 목표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직원이 그 목표를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OKR를 스스로 체득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5장은 크게 리마인드 창업 스토리와 브렛 코프가 OKR기법을 활용한 경영 스토리 등 2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

▲포천 500대 기업의 25퍼센트가 이미 실행하고 있다는 경영방법론 OKR. 리마인드가 어떻게 OKR을 실천해서 거듭났는지 대한 기업 성장 스토리를 분해매핑했다.

리마인드 창업가 코프는 어린 시절부터 한 자리에 10분이상 앉아 있지 못하는 주의력장애자였다. 그런 그가 고교 시절 일대일 수업을 담당한 교사를 만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당시 그 교사는 브렛에게 여러 과목중에서 하나만 골라서 집중하도록 도왔고, 또 어머니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심정적 후원자 역할을 했다.

브렛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산만한 주의력 때문에 과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어느 날 블랙베리를 만지작 거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온갖 학사 정보를 유통시키면 자신과 같은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IT분야에서 일하는 형 데이비스 브렛을 설득해 리마인드를 창업해 학교, 부모, 학생을 잇는 소통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렛은 경험 부족으로 인해 초기 자금만 까먹고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그는 실리콘밸리 교육IT업체 엑셀레이터 업체인 ‘이매진 K12’을 만나 도약의 계기를 얻었다. 특히 ‘교육 세상의 트위터’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리마인드는 마침내 데모데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그 덕분에 투자가와 사용자의 관심을 끌면서 고속 성장 궤도에 올랐다. 브렛은 존 도어가 투자 직전에 강의한 OKR를 듣고 직원수가 14명되는 시점부터 OKR을 기업 경영 전반에 도입했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분기별 목표를 정하면, 직원들에게 목표와 함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 직원들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할까요?”라고 스스로 물으면서 각자 할일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브렛 코프는 “목표가 구체적으로 작성되었기에 업무 혼란을 막거나 지시를 내리기 위해 월요일 아침 따로 회의를 열 필요가 없었다. 또 OKR은 정치적 요소도 제거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OKR의 효과를 설명했다.

최근 ‘구글 스토리’를 번역하면서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협업의 시대’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 노트’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등 기업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다루는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이 책의 5장을 읽으면서 혁신 기업의 공통 DNA가 무엇인지를 좀 더 명확하게 확인했다.

모든 혁신 기업은 모든 조직원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투명하게 일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도입하는데 성공했고, 그 성공을 기업 문화로 뿌리내린 기업이다. 피터 드러커가 고안했고, 인텔 CEO 앤디 그로브가 발전시켜 존 도어가 전도하고 있는 OKR은 그런 혁신 기업의 성공 방정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