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Hard, Have Fun, Make YOUR History”한 직장을 12년 동안 다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 직장이 세계적 기업 아마존이며, 주인공은 한국인인 데다가, 그 아마존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고작 1년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런데 그 놀라움은 잠시 접어 두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어느 한 개인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면 금방일 수는 있어도 12년은 초중고를 온전히 마칠 수 있는 긴 시간이다. 때문에 교수들의 연구 혹은 기자들의 취재로 완성된 기존 아마존 관련서들과 이 책은 그 시간의 농도부터가 다르다. 또 기존 책들이 아마존의 마케팅과 사업 전략에 중점을 둔 반면, 이 책은 아마존의 근무 환경과 문화, 인사 제도, 업무 방식, 성장 동력 등을 두루 살핀다.
저자는 아마존에서의 12년을 도제의 시간이라 회고한다. 그 반대편에는 회사는 일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회사는 인생의 전부가 아닐뿐더러 우리의 남은 인생 역시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저자라고 예외는 아니었기에, 그에게도 아마존은 이제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독립의 노하우를 배웠다고. 회사는 목표가 아닌 과정이라고. 아마존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 책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회사의 일’이 나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게 한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일터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책은 되묻는다.
10줄 요약 샘플은 다음과 같습니다.
1.그래서 아마존에서 내 나름의 방식으로 근근이 일을 처리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이 있지 않을까?’를 많이 고민했고, 책에서 그 도움을 찾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케리 글리슨Kerry Gleeson의 《왠지 일이 잘 풀리는 사람들의 습관》이나 니시무라 아키라(西村昇)의 《CEO의 다이어리엔 뭔가 비밀이 있다》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이후에는 데이비드 앨런David Allen의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Getting Things Done》 일명 GTD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2.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는 경영 상황판을 만드는 일이었다. 완성이 되면 임원들과 권한이 있는 누구나 해당 웹페이지에서 제품별 판매 현황은 물론 어느 판매 채널을 통해 구매가 이루어졌는지까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작업이 한 줄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자꾸 중간에 곁다리로 새로운 문제가 생기다 보면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고 업무 스트레스는 가중되었다.
3.이런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스트레스는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적용하게 된 나의 방식은 대화식으로 기록하면서 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가 항상 하는 행동은 우선 새로운 문서를 하나 만드는 것이다. 새 문서를 만들 때 규칙을 가지고 제목을 지으면 후에 검색할 때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정리·정돈을 잘할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클라우드에 문서를 저장해놓으면 키워드 몇 개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문서를 찾을 수 있어서 나같이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 편리하다.
4.가장 윗줄에는 ‘목표’를 한 줄로 명확하게 쓰고 다음 줄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취해야 하는 더 구체적인 단계들을 보통 4~6개가량 순서대로 쓴다. 이렇게 글로 목표와 단계를 쓰는 것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것과 같다.
이렇게 목표와 단계를 쓰고 나서 그 일을 해내지 못적은 거의 없다. 목표를 글로 쓸 때 비물질 세계의 연기같은 추상이 비로소 현실 세계로 건너와 나와 무의식의 안내자가 되는 듯하다.
5.중요한 것은 한 번에 하나의 작은 질문이라 지시를 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한 걸음만큼의 일을 하는 과정이다.
질문은 이제 뭘 해야 하지 같이 아주 바보같고 단순해도 좋다.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다. 아무런 꺼리낌없이 편하게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 대호 과정을 순차적으로 쭉 기입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6.또한 아마존에서도 개발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 워크 로그work log라고 불리는 업무 상황 기록을 실시간으로 남기도록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7.대화기록방식의 일처리가 좋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한 번에 하나씩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사고의 흐름이 기록으로 남아서 미래에 비슷한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8.예를 들어 매년 세금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1년마다 하다보니 이전에 막혔던 곳에서 다시 막히는 경우가 있다. 이때 전년도에 작성한 문서를 보면 바로 해결된다.
9.일하던 팀에서 똑똑한 유대인이 한 명 있었다. 대학을 남들보다 몇 년 빨리 들어가는, 흔히 말하는 영재였다. 말은 또 어찌나 잘하는지 항상 회의를 주도하기도 하고 얄미울 정도로 일을 잘했다. 그렇다 보니 팀 내에서 주로 다른 이들이 그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루는 그 친구가 나한테 뭘 물어보러 온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이미 몇 년 전에 쓰인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다가 어려운 문제가 생겼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10.여러 명에게 물어봤는데도 해결을 못한 터라 나에게도 특별히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데 마침 당시 작업을 하면서 기록한 문서가 있었다. 문서에 적힌 흐름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금세 큰 힌트를 찾을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가 자리에 돌아가면서 중얼거렸던 ‘very impressive’라는 두 단어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