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석, 역사와 현대건축의 만남

도시는 살아있고, 늘 변화 중이다. 새로 짓는 건물은 기존 도시와 어떻게든 만나야 한다. 다만 그 방법은 다체로울 수 있다. 특히 과거의 문화유산 옆에 지어야 한다면, 어떻게 역사는 현대건축과 만나야 할까?

이관석 교수는 그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알타미라 뮤지엄, 루마 아를, 케브랑리 박물관, 로마게르만 박물관 등 세계문화유산 옆에 지어진 현대 뮤지엄의 건축 미학 또는 철학적 자세를 말하고 있다. 과거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은 한가지는 아니다. 그는 겸양, 동조, 대비, 앙망(우러러 바라는) 자세가 있다고 한다.

그 중 겸양의 건축물에 왠지 끌렸다. 켜켜이 쌓인 역사와 경쟁하지 않고, 자신을 지면 아래로 낮춘 건물들이었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현대 건축이었다.

루트비히 미술관& 쾰른 대성당
햄릿’에 나오는 엘시노어 성으로 알려진 크로보르 성
국립현대 미술관


유럽과는 사뭇 다른 우리나라의 과거 유산 옆에는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까? 워낙 남아 있는 전통 건축이 없다보니,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경주 같은 옛 도시에서는 ‘고전적 환경의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현대 구조물 위에 어색하게 기와를 얹는 어색한 동거가 있다고 한다. 역사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진화하는 변화이다. 수학 문제처럼 정해진 답이 없는 건축의 여정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경복궁 수정전 앞에 현대식 건축물이 자리잡아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