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장영덕은 ‘나는 왜 이책을 썼는가’로 강연을 시작했다. 사실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의사를 하면서 공부와 쓰기를 병행하려면, 담대한 열정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 열정의 실체가 궁금했다. 그의 강연을 들으며, 역시 그가 사학도였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깨닫는다.
산과 들로 약초를 찾아 헤맨 조상들을 찾아가는 그의 문제의식은 역사적이다. 인간의 질병 치료가 약초에서 시작해 물약, 알약, 항생제를 거쳤다. 그리고 항생제에 질린 인간은 천연 약초를 재발견하고 있다. 어찌보면 낡은 주제인 듯 하지만, 그가 풀어낸 약초 이야기는 새롭고, 유용하다.
저자 장영덕은 ‘약초의 힘’을 이야기한다. 그는 이야기를 매개로 이곳 저곳이 부실한 우리들과 소통한다. 말하자면 서사의학(Narrative Medicine)이다. 그는 환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환자의 불편 또는 고통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줄 좋은 의사임이 분명하다. 다소 먼곳에 있지만, 언제가 그의 한의원을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