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의 기원은 의약 목적으로 쑥을 넣어 음료를 만든 고대 이집트인 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대 압생트의 전신은 1792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증류 되었습니다. 처음 만든 압생트는 증류주에 쑥, 아니스, 회향 등 허브를 첨가해 다시 증류하는 방식으로 제조 되었습니다.
녹색을 띤 압생트는 ‘녹색 요정’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1840년대에 알제리에서 싸운 프랑스 군인들은 말라리아와 이질을 예방하기 위해 압생트를 투여 받았습니다. 실제 쑥은 가벼운 구충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19세기 후반 기생충이 프랑스의 포도밭을 황폐화시키면서 와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그러자 압생트가 인기를 끌게 됩니다. 값이 저렴하고 알코올 함량이 높다는 특성 덕분이다. 알코올 도수가 45~74도로, 빨리 취할 수 있고 물에 희석해 여러 잔을 만들 수 있어 가성비가 좋았습니다.
다른 어떤 파리지앵보다 화가와 작가들이 녹색 요정이라 불리는 압생트를 즐겨 마셨습니다. 고흐의 경우, 압생트가 그의 정신 쇠약의 원인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그 밖에도 드가, 모네, 로트렉, 고갱 등 인상파 화가들도 압생트를 즐겨 마셨습니다. 시인 보들레르, 베를렌, 랭보도 압생트를 마시며 글을 썼다고 합니다. “압생트 한 잔은 세상 그 무엇보다 시적이다”라고 쓴 헤밍웨이와 마크 트웨인, 휘트먼 등 작가들도 19세기 중후반에 뉴올린언스의 술집에서 압생트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런데, 압생트가 환각 작용이나 정신 착란을 유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1910년 스위스가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합니다. 이어 프랑스, 미국 등에서 금지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현대 연구에 따르면 쑥의 주요 활성 성분은 뇌의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압생트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용량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판매 금지 조치는 2005년에 와서야 풀렸습니다. 스위스에서 제조가 다시 허용됐고,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도 이뤄져 지금은 세계적으로 다시 생산과 판매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