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1책]죽은 남편이 돌아왔다,아무도 믿지마라

딱딱한 과학기술서적, 경영서적을 읽다고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전자책 서점에서 무작위로 책을 고릅니다. 특히 리디셀렉트와 같은 정액제 서비스가 제공하는 전자책 풀에서 마음 내키는대로 책을 골라서 귀독서를 합니다.

이번 여름에 무작위로 고른 책은 제인도 작가의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입니다. 이 책은 2권짜리 미스테리물입니다. 제인도 작가의 프로필을 훑어 보니, 잡지사와 광고기획사에서 일하다가 생일 선물로 맥북을 선물받은 것을 계기로 작가의 길에 나섰다고 합니다.

책을 듣기 시작하자 마자 스토리의 빠른 전개에 빠져들었습니다. 이어 스토리 설정이 흥미를 끌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을 살해한 부동산 분양 컨설턴트 정효신과 정효신에 살해된 친구 박종대를 대신해 남편 행세를 하는 김재우가 각각의 관점에서 동일한 경험을 다르게 풀이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갑니다.

결말이 뻔히 예측되는 스토리 구조이지만 서로 속이고 속는 과정의 심리묘사가 독자의 흥미를 끕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잊기에 적당한 미스테리물입니다.

두 권짜리를 모두 듣고나서 머리에 남는 키워드는 “아무도 믿지 마라”입니다.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10문장을 뽑아봤습니다.

1.

(정효신은)경찰 뒤에 서 있는 보험조사원을 바라봤다. 그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빙긋 웃는다. 난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속았다! 저 늙은 능구렁이 같은 보험조사원에게 나는 속았다.

그는 처음부터 내가 박종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난, 경찰서 입구에서 만난 그의 말에 속아 경찰에게 동문서답을 했던 것이다.

2.

“뭐야? 알고 있었어? 일부러 날 속였던 거야?” 보험조사원을 죽일 듯 노려봤다. 손만 자유롭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를 한 대 치고 싶었다. 옆에서 나를 비웃는 남자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아아아악.” 나는 분을 참을 수 없어 악을 쓰며 고함을 질러댔다. 이제 끝났다. 난 끝장난 것이다. 보험조사원은 나를 똑바로 보면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아무도 믿지 말라고요.”

3.

그녀와 손을 잡았다. 그녀는 사기꾼의 의도를 안 이상, 당하고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머리를 쓸 줄 알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말에도 능숙했다. 나는 그녀를 충분히 이용했다. 그녀 또한 나를 잘 써먹었다. 그러나 정효신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었다.

난 보험사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움직이는 보험조사원이지, 정의를 구현하는 경찰이 아니라는 거다. 그녀는 이 차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4.

정효신이 박종대를 실수로 죽였건 고의로 죽였건 그건 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 일을 빌미로 보험 사기꾼들을 적발하는 게 내 목표였다. 그것을 위해 나는 경찰과 공조를 하고 한상호에게도 임난희의 정보를 넘겼다.

그런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자신의 편이라 생각하고 날 너무 믿었다. 어쨌거나 그녀 덕분에 나는 김재우의 무리를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

5.

“같은 목적을 가지고 사기 치는 일당들이요. 어쩌면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셔야 해요. 주변에 아무도 믿지 말고요.” 난 나에게 필주 씨를 조심하라는 오팀장이 떠올랐다.

6.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저에게 중요한 문제라서 그래요. 팀장님께서 왜 필주 씨와 만나지 말라고 했는지, 믿지 말라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7.

“알겠습니다. 전달은 해놓도록 하죠.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그리고 정효신 씨, 제가 누차 말씀드리자면 아무도 믿지 마십시오. 그게 이필주 씨라도요.”

8.

“두 사람의 얼굴이 확연히 다를 텐데, 정효신 씨는 김재우 씨를 보고 남편이라 믿었습니까? 의심하지 않았어요?” “당연히 의심했죠. 하지만 아무도 제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경찰까지도요.”

9.

“지금 그 말을, 나한테 믿으라는 건가?” 노기를 띤 한상호 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그의 목소리가 VIP실 밖으로 새어 나갈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일부러 그를 똑바로 바라본다.

믿지 않으셔도 상관 없어요. 재산을 잃는 건 제가 아니라 한 사장님이시니까요.

10.

“어디까지 아는 거야?” 그가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자 머리가 뽑힐 듯 아프다. 그러나 왠지 이 상황이 웃겼다. 5년 전, 여기서 죽은 남편, 아니 박종대와도 이렇게 싸웠는데. 악연은 반복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난 웃음을 터트린다.

“어디까지 아는 거냐고!” “네가 짐작하는 대로지. 다 알고 있어. 모두 다.” “뭐?” “여기서 박종대가 죽은 것까지도.” “종대를 죽인 건 너잖아!”

“당신 말을 누가 믿어줄까? 사기꾼 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