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교수의 구라(!)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어찌나 맛갈 쓰럽던지… 커피의 세계사라기 보다는 커피가 바꾼 세계사랄까?

커피가 남북전쟁의 승리에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커피원두를 수입할 수 있는 해상 보급로를 확보한 북군만이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실제 북군의 총 개머리판에 커피 원두 가는 장치까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자 커피는 군인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사기를 높여주는 식품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전쟁승리의 주역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남북전쟁의 영웅이었던 윌리엄 맥킨리는 25대 대통령까지 됩니다.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도 승리합니다. 매킨리 미국 대통령이 아들의 친구였던 알렌을 조선의 공사겸총영사로 임명합니다. 남북전쟁-커피-맥킨리-알렌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얽힘이 대한제국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윌리암 매킨리
호레이스 알렌

1898년 9월의 고종 커피독살 기도사건이 있었습니다. 러시아공사관 통역관 김홍륙이 공금횡령 혐의로 유배형을 받자 불만을 품고 일으킨 사건이었다. 독립신문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일반 백성까지 이 낯선 서양 음료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커피사건으로 수구와 개화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수구파는 중죄인의 처와 가족, 스승과 친척까지 처벌하는 연좌제, 심지어는 공개처형 제도까지 부활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갑오개혁 때 폐지한 구시대의 상징들이었습니다. 1898년 10월에 최대규모로 만민공동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누구든지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발표하였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역시 커피가 만들어낸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Newsletter

1주1책 뉴스레터

* indicates required

댓글을 남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