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나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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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가지 뒤 뒤뜰 바위에 자리잡은 석파랑의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서울 미술관을 지나 상명대 방면으로 길을 따라 10분쯤 걸어가면 석파랑(石坡廊)이라는 현판이 눈에 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붉은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감나무가 손님을 맞는다. 150년 나이에 걸맞게 듬직하고 풍성한 모습이다. 그 뒤에 보이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단아한 자태의 석파랑이 있다.

석파랑은 대원군 별장인 석파정(石坡亭)에 딸려 있던 별당이다. 사랑채에 속해 있던 이 건물은 1958년 서예가 소전 손재형(孫在馨) 선생이 집을 지으며 뒤뜰 바위 위로 옮겨왔다. 현재 복원 된 석파정에서 파손이 심했던 네 채 중 하나다.

동북향의 기역(ㄱ)자 구조로 된 집은 대청방을 가운데 두고 왼쪽에 큰 방, 오른쪽에 건넌방이 있다. 큰 방이 흥선대원군의 거처였고 건넌방은 손님 맞이용이었다고 한다. 대청방은 대원군이 사군자의 난초를 그릴 때 머물렀던 곳이다.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는 둥근 창문이다. 큰 방 측벽에 반원형, 건넌 방 벽면에 동그란 창문이 달렸다. 조선 말기 중국 청나라 건축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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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랑에서 내려다 본 정원 모습. 붉은 감나무와 노란 은행나무가 조화롭다

이 집은 1994년 9월부터 한국궁중요리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인 소유 식당이지만 석파랑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돼 일반인이 자유롭게 들어가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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