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천장에 봉황 그림 보이시죠?”

부암동에서 골목길 해설사로 활동 중인 김병애(65)씨는 창의문 입구 천장에 그려진 봉황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창의문 바깥 쪽 지형이 지네 형상을 갖고 있어 지금도 그 쪽을 ‘지네골’이라고 부른다”며 “과거에는 지네의 독기(毒氣)가 창의문을 통하는 것이 궁궐과 왕조에 나쁜 기운을 준다고 해서 지네의 천적 격인 닭, 봉황을 그려 넣은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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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겸재 정선의 그림 ‘창의문’과 창의문 천장에 있는 봉황 그림

이어 김 씨는 영화 광해를 주제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서인 세력이 광해군의 패륜행위와 외교정책에 불만을 품고, 군을 동원해 바로 이곳 창의문을 부수고 창덕궁으로 달려갔다고 한다”며 창의문에 얽힌 역사적 사건을 설명했다.

창의문은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는 1·21사태와도 연관이 있다. 파주 파평산을 시작으로 우이령, 북악산을 넘어 1968년 1월 21일 세검정고개까지 접근한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 31명은 바로 ‘창의문’을 통해 청와대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을 기습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경찰 검문 중 총격전을 벌이다 29명은 죽고 1명은 북한으로 도주, 현재 목사로 활동 중인 김신조 만이 유일하게 생존했다.

한편, 올해 5월부터 종로구 골목길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가을이라 많은 사람들이 성곽길 걷기에 참여한다”며 “사람들을 만나 도심에 있는 우리 역사의 자취들을 알려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길이 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코스별로 볼거리도 많고 자연 경관도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 와서 우리 역사를 보다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창의문 주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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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문과 사소문

사대문(四大門)은 숭례문, 흥인지문, 돈의문, 숙정문

사소문(四小門)은 소의문, 광희문, 혜화문, 창의문

◆ 북악산코스 와룡공원∼숙정문∼촛대바위∼곡장∼청운대∼1·21사태소나무∼백악마루∼창의문

◆ 인왕산코스 창의문∼윤동주 시인의 언덕∼인왕산 정상∼경교장∼돈의문 터∼배재학당∼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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