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15일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공산당 일부 원로들(party elders), 즉 정치적 담론에서 여전히 발언권을 가진 몇몇 퇴직 지도자들이 기존의 권력승계 시스템을 깨려는 시진핑의 욕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 가운데 주룽지(朱鎔基·94) 전 총리도 포함돼 있다.”
   
코로나 사태이후, 부동산 버블과 테크기업의 해고 등 중국의 경제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 정치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습니다. 무역분쟁, 코로나 책임론에 이어 무력충돌까지 배제할 수 없습니다. 패권은 공유할 수 있는 권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계획대로 장기집권을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청 태종 홍타이지와 중국 시진핑 주석은 어떤 맥락을 공유할까요?

특히 덩샤오핑의 유산아래 공산주의와 시장 경제를 축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에 시진핑이라는 리더가 출현했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나아가 시진핑의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어떤 제국주의 상을 제시할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책방은 시진핑의 중국을 역사에서 배우기 위해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구범진) ‘오랑캐 홍타이지 천하를 얻다'(장한식) ‘거대한 코끼리,중국의 진실'(임영묵) 등 세 권을 텍스트로 삼았습니다.

세 권의 책은 각기 다른 소재와 시각을 담고 있지만 제국으로서 중국과 제국 리더십을 다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홍타이지가 청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병자호란를 직접 설계했고, 심지어 원정대를 직접 이끌고 조선을 침략했다. 병자호란은 홍타이지에 의한, 홍타이지를 위한 홍타이지의 전쟁이었다.(구범진)

2.조선의 인조와 서인 정권이 국제 정치 질서의 변화에 대한 무지로 인해 청을 자극하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 병자호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청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 정벌은 홍타이지의 정해진 목표였으며, 조선의 움직임을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구범진)

3.홍타이지는 만주보다 100배가 더 큰 명나라를 정복하고 대청제국을 건설한 것은 현대 중국의 대국 굴기와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다. 청이 최고 속도의 전쟁 수행능력을, 중국은 최고 속도의 생산 능력을 굴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장한식)

4.홍타이지는 1632년 남면독좌를 도입하면서 누르하치의 집단지도체제를 폐지했다. 시진핑은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정치적 라이벌들을 차근차근 솎아낸 시진핑은 마침내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하고 1인체제를 구축하였다. 이어서 임기제한 마저 철폐하면서 사실상 황위(皇位)에 올랐다. (장한식)

5. 21세기가 되자 덩샤오핑 체제(선부론, 집단지도체제, 도광양회)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이 서서히 드러났다. 시진핑은 덩샤오핑 체제가 만들어낸 엄청난 성공이 만들어낸 반대급부(정치적 자유에 대한 요구, 분배에 대한 요구, 단축 성장의 피로감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됐다.(임영묵)

6.시진핑은 중국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중국 패권을 위해 일대일로를 설계했다. 일대일로는 한계에 몰린 국영기업의 공급 과잉을 해결해줄 투자처를 찾기 위한 계획이었다. 또 지정학적 딜레마를 해결할 초거대 사업이자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소프트파워의 약세를 보완할 수 있는 묘수로 선택됐다.(임영묵)

7.’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른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이었다.’(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기존 강대국이 안정된 국제적 질서를 제공하면 그 우산 속에서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한다. 신흥국은 기존 패권국이 자국을 주저 앉힐 것으로 생각하고 국제질서에서 인정받고자 활동한다. 이 긴장이 폭발해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임영묵)

8.거대한 코끼리와 공존하는 법을 가장 먼저 깨우쳐야 할 주체는 바로 한국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거대한 코끼리인 중국을 각자의 시각에서 만져본 장님들의 활발한 대화다. 그래야만 집단사고의 함정을 피하고, 편견에서 자유로운 객관적인 모습의 중국을 재구성할 수 있다.(임영묵)

9.시진핑을 권력욕에 찌든 독재자로 묘사하는 것이나, 중국의 경제 팽창을 조롱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중국 시스템의 작동 기제와 동학이지, 감정적 조롱이 아니다.(임영묵)

10.병자호란으로부터 무려 4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우리는 참담한 패전과 치욕의 역사를 되새기며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에 대한 평가와 단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한 교훈 찾기에 주력하면서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맥락은 종종 무시된다.(구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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