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지마 다케시 ‘일본의 내일’

아베 이후 차기 총리경쟁이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속절없이 아베는 저세상으로 갔습니다.이제 기시다 총리가 대권을 가졌지만, 의원내각제인 일본정치에서 다른 경쟁자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시다를 알기 위해서라도 폭 넓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병으로 인해 사임하면서, 차기 총리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아베 후임이 누가 될 것이며, 그는 어떤 정치를 펼칠 것인가? 대한 외교 노선에 변화가 있을 것인가? 일본 정치학자 나카지마 다케시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자민당 내 주요 의원 아홉 명을 분석해 그들의 이념과 구상을 꼼꼼히 파악하는 《일본의 내일》(원제: 自民党―価値とリスクのマトリクス)을 출간했습니다.

저자는 차세대 리더의 말과 글을 살피며, 그들이 어떤 정치인이고 앞으로 일본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철저한 규명합니다. 한국에서도 차기 대선 후보자의 말과 글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책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1.이시바 시게루  

‘방위, 안보 전문가’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에 대한 일본의 자주성을 강조하고 헌법 9조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이시바는 개체의 자립이 갖는 중요성을 역설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연장선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의 우정 민영화를 높이 평가한다. 주요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베노믹스에 거듭 회의적인 견해를 제시해왔고, 원전 재가동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한다. 

2.스가 요시히데

아베 내각의 오랜 이인자이며 ‘웃지 않는 관방장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고압적인 자세와 인사권 행사로 악명이 높다. 윗사람의 뜻을 미리 헤아려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손타쿠(忖度)’에 능숙하다. 가격 인하나 리조트 유지 등 대중의 욕망에 영합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자는 가치 문제에서 스가를 분석하자면, 뼛속부터 우파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이를테면 아베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 때, 지지율 하락이나 미일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에 반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3.고이즈미 신지로 미국 유학파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친미적인 외교 안보관을 가진 데에는 이때 재팬 핸들러와 교류한 영향이 크다.정책 면에서는 부친이 우정 민영화를 고집했다면, 고이즈미는 농정 개혁과 사회보장 개혁에 매달린다. 2014년 시점에서 “아베노믹스는 시간 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발언하며, 일본이 맞닥뜨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감소와 사회보장제도라고 인식한다. 반면 가치 문제, 요컨대 역사 인식이나 선택적 부부 별성 등에 관해서는 명확한 발언을 극도로 피해왔다. 

4.고노 다로

‘고노 담화’의 주인공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로서 아버지를 존경하면서,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추구했다. 작은 정부에 대한 소신을 강하게 피역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정치인이다.  경제, 사회복지 등 주요 이슈에서 신자유주의자 노선을 확실히 밟고 있다.

5.오부치 유코

1973년생으로 차세대 총리 후보군중에서 가장 젋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주인공인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막내딸이다. 명문 파벌인 다케시타파가 차기 총리 주자로 밀고 있다.

6노다 세이코

남성중심 정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뚜렷하게 내면서 분투하고 있다. 특히 만혼과 불임 등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직접 겪은 경험을 정치 철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2018년 총리대신을 물러나면서 “나같이 시누이가 없어져도, 쓴소리하는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라”며 자민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7.기시다 후미오

아베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한다. 적을 만들지 않는 안정감을 지녔다는 평판을 얻었다. 반면 두리뭉실한 발언으로 인해 일본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알기 어렵다는 이미지도 갖고 있다.

8. 가토 가쓰노부 

아베의 신임이 두터우나, 일본 일반인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다. 장인 가토 무쓰키가 아베 신조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었다. 아베가 정권을 잡으면서 장인의 음덕아래 출세 가도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