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 김세직 교수의 강의를 서울대 빅데이터AI CEO과정에서 들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서 김교수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7가지 방안을 담은 ‘어웨이킹’을 구입하여 독서하였습니다.
저도 경영현장에서 창의력 육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 방안을 계속 찾아 헤맸던 터라 김교수의 창의력 강의가 반가웠습니다.
김교수 창의력 단련의 핵심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놓고 생각의 문을 열고, 이어 서로 그 생각을 나누면서 토론하는 것입니다. 10주 정도 이런 방식으로 창의력 훈련을 하면,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 습관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는 아이디어의 비생산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보라빛 소가 온다’ 저자인 세스 고딘이 제시한 아이디어 많이 내기 방법과 유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수업중에 한국의 권위주의 기업문화에서 최고경영자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면 아랫 사람은 죽어나는 점에 대해 김교수께 질문을 했습니다.
활력이 줄어들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 100% 동의합니다. 다만 김교수의 창의력 단련 7가지 방법만으로 한국 경제를 다시 성장시킬 아이디어를 내는 인재를 많이 배출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집니다.
한국사회와 창의력 문제는 다른 기회를 통해 한번 의견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교수의 ‘어웨이킹’에서 ‘인간의 상상력이란’편을 골라 읽고 10문단으로 요약했습니다.
1.최근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머리가 굳어서 아무 생각이 안 떠올라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학생들이나, 강연에서 만나는 직장인들에게 자주 듣는 피드백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루틴화된 일상에 지치고 부대껴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정해진 루틴대로 일상을 살아간다.
1.1 루틴 깬 적이 있나?
이런 루틴을 깨고 하루 종일 단 한 번이라도 엉뚱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떠올린 적이 있는지? 혹은 업무를 하는 중에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동료나 상사에게 신나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아마 “그렇다” 라고 대답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2.창의력은, 믿음과 자신감으로부터 나온다
인간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있을까? 난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20여 년간 학생들과 직장인을 가르쳐 본 경험으로는 누구나 무한으로 상상하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할 능력이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특별한 아이디어나 생각이 없다고 여긴다.
2.1
우선 우리 스스로가 무한으로 생각하고 상상할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무한 상상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능력이 있다는 믿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창의력에 대한 나 자신의 오해와 편견부터 제거해야 한다.
3.첫 번째, 창의력은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타고난 것 아닌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마치 창의력을 어릴 때부터 타고나는 유전자처럼 생각하는 까닭이다.
이는 명백한 오해다.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심지어 몇 개월 만에도 창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직접 가르친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변화를 수없이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4.열린 질문, 창조형 수업의 효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화폐금융론’ 수업은 독특하다.
정답이 없는 ‘열린 문제’를 과제로 내고, 학생들이 그 문제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내도록 한다.
4.1열린 문제 사례
“정부가 갑자기 은행의 대출을 금지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은행과 봉이 김선달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바나나를 빌리고 빌려주는 경우에는 이자율을 어떻게 정의할까?”
4.2열린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으니 정답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 스스로 생각해야만 한다. 그래서 스스로 창의적인 답을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훈련을 하게 된다.
5.이 세상에 중요한 문제들은 대부분 열린 문제다.
정답이 이미 정해진 ‘닫힌 문제’는 정답을 이미 누군가가 찾아 놓았기에 그 답을 내가 찾았다고 해도 세상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에 비해 열린 문제는 내가 처음으로 나만의 창의적인 답을 찾아내면 그 가치가 크다. 그래서 우리는 닫힌 문제 푸는 능력보다 열린 문제 푸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5.1초·중·고에서 정답이 이미 정해진 ‘닫힌 문제’만 풀어왔다.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고등학교 때 7만 개나 되는 닫힌 문제들을 풀어 봤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정답 없는 열린 문제는 풀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5.2 정답 맞히는 데 익숙해진 학생들
강의 1~2주 차에는 평범하고 비슷한 대답을 한다. 그러다 강의 중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흥미롭고 독창적인 답을 제시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능력이 훈련을 통해 점점 느는 것이다.
5.3 창조형 수업 효과
기업 강의에도 이 방식을 동일하게 사용했고, 강의에 참여한 직장인들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강의가 거듭될수록 열린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방식이 점차 성장해갔다.
최근 한 기업의 10주 강의에 참여한 직장인들의 창의력 점수가 10점 만점에 4.1점에서 6.9점으로 70%나 상승했다.
5.4 열린문제+토론 효과
창조형 수업은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의 독특한 생각을 통해 내재된 창의력을 성장시키게 되는 수순이다.
6.창조력 수업 시작 배경
귀국하여 서울대에서 교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나 또한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되며 특별한 가치와 보람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그래서 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수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6.1
처음 수업부터 학생들의 잠든 능력을 일깨워줄 수 있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나 자신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촉매가 창의력 성장의 발화점이 되어 학생들의 단단했던 두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며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때 비로소 수업은 깊어지고, 흥미로워졌다.
6.2 발화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토론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더욱 커졌다. 누구나 공상을 할 수는 있지만, 이를 혼자만 생각하다 그치는 것보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또 의견을 나눌 때 공상이나 상상이었던 것이 논리력을 갖게 되고, 또 현실성까지 띠게 된다.
6.3 근력처럼 키울 수 있다
생각하는 방법만 터득하면 짧은 시간에도 얼마든지 내재된 창의력을 끄집어낼 수 있다. ‘창의성’이 아닌 ‘창의력’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생각하는 힘은 타고난 성정이 아니라, 쓸수록 자라는 근력이기 때문이다.
7.두 번째, 창의력은 천재들의 전유물일까?
이 질문에는 “예”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창의력을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 같은 천재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오해가 가장 안타깝다. 자신의 무한한 창의력을 끄집어낼 시도조차 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문지식을 충분히 공부한 사람만 창의적인 생각을 해낼 수 있다는 오해도 있다. 아이들은 때론 어른은 상상하지 못한 번뜩이는 생각을 불쑥 입에서 꺼낸다.
7.1 고속도로 입·출구의 색깔 유도선
한국도로공사에서 근무하는 윤석덕 설계차장은 “초등학생도 분기점을 알아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어느 날, 그는 8세 딸과 4세 아들이 크레파스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도로에 색을 입히면 되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7.2 교통사고 발생률 85% 감소효과
고속도로 분기점에서 운전자가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이 아이디어는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가 떠올린 게 아니다. 도로에 대한 박사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춰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이 우리처럼 평범한 누군가가 창의력을 발휘한 산물이다
8.세 번째,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마치 진실인 듯 사람들을 크게 오도하는 문장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세상은 변하고 무수히 많은 부분들이 진보할 것인데 이런 변화의 원천에는 반드시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8.1 새로움 더하기
창의력이 있으면 기존의 것을 따라 해도 무엇인가 새로움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창의력 없이 모방만 해서는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들다.
8.2 모방 경제, 모방 교육
경제학자 입장에서 모방교육과 경제은 결국 지속적으로 추락해 온 한국의 장기성장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한국이 제로 성장의 위기에 처한 이유도 모방을 창조의 어머니라고 생각해 모방만 한 때문이다.
8.3 이제는 창조를 해야
과거 우리 사회는 선진국의 기술이나 제도를 모방하여 고도성장을 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고 AI가 등장한 지금, 대한민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니라 창조를 해야 한다.
9. 미국 유학시절 경험 나는 미국 유학 당시 박사 논문을 쓰면서 기존의 지식을 토대로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느냐가 핵심이라는 점을 경험했다.
한국에서 모방형 교육을 받은 유학생들은 이 단계에서 큰 고생과 좌절을 경험한다. 남들이 해놓은 기존의 연구는 너무나 많이 알고 있지만, 나만의 연구 아이디어를 찾지 못해 헤매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10. 창의력 훈련만이 답 축구를 잘하려면 축구 연습을 하고 피아노를 잘 치려면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듯, 창의력을 키우려면 창의력 훈련을 해야 한다.
아무런 노력과 투자 없이 외우고 모방만 하다가는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부터 마음속에서 지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