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전쟁)은 전쟁에서 태어난다. 트라팔가 해전(1805년)에서 패배 후, 나폴레옹은 대륙봉쇄를 단행한다. 나폴레옹에 대적하여 영국은 해상을 봉쇄한다. 미국은 중립을 선언하며 모든 국가와 자유로운 교역을 요구한다. 그러나 영국은 미국상선을 나포까지 하면서 프랑스와 교역을 차단한다. 수입관세에 의존하던 미국 연방정부의 세수는 급감하고, 독립전쟁 당시 영국에 대한 적대감이 다시 달아오른다.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은 1812년 6월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드디어 캐나다를 침공한다.
언제나 전쟁비용이 이슈였다. 재무장관 갤러틴은 국채발행을 추진했으나, 1811년 제1차 중앙은행을 해산했기 때문에 채권 매각이 막막했다. 제1차 중앙은행을 인수한 스티븐 지라드가 채권을 매입해주어 한 숨 돌렸지만, 개인에 의존한 조달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았다. 영미전쟁(1812~1815)을 치르면서 미국은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다시 절감한다.
전쟁으로 인한 부채를 상환하고, 지폐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앙은행이 필요했다. 자신의 임기 중에 1차 중앙은행을 해산했던 매디슨 대통령은 마침내 두 번째 중앙은행을 승인한다. 그렇지만 초창기 제2차 중앙은행은 역할을 하지 못했다. 1823년 니콜라스 비들이 총재로 부임한 이후, 중앙은행은 비로서 안정적인 신용과 통화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었다. 그 기반 위에 10년 동안 견실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