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시마 류타의 ‘독서의 뇌과학’을 골랐습니다. 가와시마 박사는 도호쿠대학에서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 뇌연구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는 닌텐도가 출시했던 두뇌훈련 게임 감수자로 유명합니다.
가와시마 박사는 MRI를 이용해 실험자가 책을 읽는 동안 뇌 활성화부위를 촬영하고 또 그 결과를 매핑하는 기법으로 독서와 뇌 관계를 깊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동안 7만 명의 뇌를 추적 연구하면서 독서가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뇌 활성화 도구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독서는 뇌의 대부분의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발달시키는 뇌 전신운동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입니다.
가와시마 박사는 특히 치매환자들에게 책을 소리내어 읽도록 하고 관찰한 결과 치매 증상이 완화되는 점을 발견하고 음독 예찬론자가 되었습니다.
독서의 뇌과학중에서 ‘책 고르는 법’편을 골라서 요약하였습니다.
1.독서할 때 뇌활동 변화 측정 연구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뇌는 어떻게 움직일까? 정말 긍정적인 활동이 일어나는 걸까? 도호쿠대학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는 1990년대부터 자기공명영상(MRI)장치를 사용하여 뇌의 활동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해왔다.
뇌를 연구할 때는 특히 뇌 혈류량 측정에 MRI를 사용한다. 뇌의 활성화된 부분은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혈류량이 증가한다.
이것으로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는 ‘뇌 기능 매핑mapping’ 연구도 진행한다. 다양한 ‘마음’의 활동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이루어지는지 계측하여 뇌 기능의 비밀을 밝히려는 연구다.
2.독서할 때 뇌의 활동 변화를 측정 실험
MRI 장치에 들어간 피험자에게 신문 기사를 소리 내지 않고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비교를 위해 한 점을 무심히 바라볼 때의 뇌 상태도 함께 측정했다.
이 두 데이터를 비교하면 사고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와 글을 읽을 때의 차이, 그리고 각 활동에서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약 30명의 피험자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를 단순히 합산하는 게 아니라 통계학적으로 정교하게 분석했다. 피험자 중 70~80퍼센트가 공통으로 사용한 뇌 부위를 컴퓨터로 계산해 특정 행위 시 사용된 뇌 영역을 더 정확히 찾아냈다.
2.1 사고하는 뇌 활성화
실험 결과, 묵독 시 뇌의 앞쪽, 특히 옆 부분이 활성화되었다. 이는 좌우 반구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이 부위는 ‘배외측 전전두엽’으로, ‘사고하는 뇌’라 불린다.
생각하거나 배우거나 창조적 작업을 할 때 이 부분이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의 뒤쪽에도 일부 활동하는 영역을 볼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뇌 후두엽에서 측두엽 하현下弦에 걸친 영역이다.
후두엽은 주로 시각 정보를 취급하고, 측두엽 하현은 어휘를 포함한 기억을 처리하는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2.2 뇌 전 영영 활성화
흔히 “언어능력은 왼쪽 뇌만 사용한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상식이다.
우리가 독서를 할 때 뇌는 왼쪽과 오른쪽 모두 분명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배외측 전전두엽 뒤쪽 아래에 있는 언어를 다루는 영역이 좌우 모두 활발하게 움직인다.
또한 시각을 관장하는 영역과 청각을 관장하는 영역도 반응한다. 즉, 활자를 읽으면 뇌의 거의 전 영역이 활성화된다.
3.독서는 뇌의 전신운동
독서에 열중하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이든 어른이든 매일 전신운동을 하는 사람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활동에 필요한 신체적 능력을 금방 단련할 수 있다.
야구나 축구, 테니스, 배구,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할 때도 평소 운동을 해온 사람이 훨씬 빨리 배운다. 마찬가지로 날마다 뇌의 전신운동을 하는 사람은 여러 면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쉬운 상태를 유지한다. 뇌도 다른 장기나 기관과 같다. 매일 책을 읽으면 뇌의 기초 능력도 향상된다.
4.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사용되는 뇌 영역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사용되는 뇌 영역이 어디인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실시했다.
대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명씩 MRI 장치에 들어가 눈앞의 디스플레이를 보게 했다. 피험자에게는 화면에 나타난 두 단어를 조합해 현실에 없는 무언가를 상상해보라고 요청했다. 예컨대 ‘수박’과 ‘텔레비전’이라는 단어가 제시되면, 이 둘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을 떠올리는 식이다.
또한 단어 대신 그림 두 개를 보여주고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물건이나 개념을 상상하도록 했다. ‘고양이’와 ‘사다리’ 그림을 보고 이 둘을 결합한 무언가를 공상하게 하는 식이다.
4.1 창의력담당, 브로카 영역
문자로 상상하든 그림으로 상상하든 특정한 두 영역이 공통적으로 활성화되었다. 한 곳은 좌반구의 ‘사고하는 뇌’의 하부, 또 한 곳은 측두엽 하현이었다.
‘사고하는 뇌’의 아래쪽은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은 프랑스의 외과 의사 폴 브로카Paul Broca의 이름을 따서 ‘브로카 영역’이라고 불린다. 이 영역은 발언, 즉 말을 입으로 내뱉는 활동에 관련된 곳이라 알려져 있다. 측두엽 하현은 다양한 지식이 기억으로 저장되는 영역이다.
이 실험 결과를 보면 우리가 새로운 발상을 할 때 뇌는 기억능력과 언어능력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2 창의력 사고와 독서 활동 유사
흔히 창의적 발상을 갑작스러운 영감이나 직관의 산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뇌에서 언어를 끊임없이 조작하며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과정인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창의적 사고 중의 뇌 활동과 독서 중의 뇌 활동 사이에 상당한 유사성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사용되는 뇌 영역이 책을 읽을 때도 활성화된다는 사실은, 독서가 잠재적으로 창의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5.직장인 대상 창의성 테스트
독서가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이 실험은 도호쿠대학과 히타치하이테크가 산학협력을 통해 설립한 뉴NeU사에서 진행되었다. 창의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창의성 테스트’를 활용했다.
이 테스트는 일상적인 물건의 새로운 용도를 다양하게 떠올리는 등의 문항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타이어나 연필, 클립, 포크 같은 물건들의 원래 용도 외에 새로운 사용법을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생각해내는 방식이다.
5.1 소설 완독과 부분독 차이
참가자들에게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 『빙벽』을 나눠주고 한 달 후 같은 테스트를 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책을 다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한달 후 ‘독서 완료군’과 ‘독서 미완료군’으로 나눠 데이터를 비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독서 전후의 차이뿐 아니라, 독서 완료 여부에 따른 차이도 알아보고자 했다. 테스트 결과,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창의성 점수가 향상된 반면, 다 읽지 못한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이 실험의 핵심은 책을 완독한 사람들의 창의성 점수가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이는 직장인들도 독서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다시 말해서 책 읽기가 창의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6.책을 읽는 행위는 뇌의 전 영역을 사용
독서는 뇌의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뇌 전체를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의 내용에 따라 효과가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 활동은 읽는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앞선 실험에서는 소설을 이용했지만, 다른 장르의 책도 비슷한 결과를 냈을 것이다.
7.관심이 있는 책이라면 어떤 장르도 뇌에 좋다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된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 편이 독서 습관을 기르기에도 더 수월하다. 취미는 업무나 공부와 달라서 따로 목표를 정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운동을 습관화하면 건강이 좋아지듯 독서를 습관으로 삼으면 뇌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8.활자가 많은 글 추천
소설이나 신문 기사처럼 활자 중심의 글을 읽으면 전전두엽을 포함해 뇌가 전체적으로 활동하기 쉬워진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사진이나 그림, 만화가 중심인 잡지나 서적을 읽을 때는 ‘사고하는 뇌’가 그리 활발히 움직이지 않았다.
지면에 사진이나 그림과 함께 텍스트가 있고 피험자가 그 글을 읽고 있음에도, 배외측 전전두엽의 활성화가 미미했다.
결국 활자를 중심으로 한 책을 읽는 편이 뇌의 전신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9.‘스위칭switching’이라 불리는 현상
소설과 사진 잡지를 읽을 때 안구 운동을 조사한 실험도 있다. 소설을 읽을 때는 기본적으로 문자열을 따라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글을 읽다가 사진으로 시선이 자주 옮겨갔다.
이는 ‘스위칭switching’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이때는 뇌 활동이 전체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10.학업 의욕을 향상하는 방법 연구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는 센다이시의 공립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다니는 모든 학생의 학업 능력과 생활 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받았다.
또한 학생과 보호자의 협조로 아이들의 뇌 MRI 영상도 수집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조사해 뇌과학 연구 데이터를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독서 습관과 학업 능력의 관계를 조사했다. 독서가 뇌를 전체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전신운동’ 역할을 한다면 이를 습관화한 아이들의 뇌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
10.1 독서 습관의 유무와 독서량에 따른 차이
아이들의 뇌 MRI 영상을 분석하여 독서 습관의 유무와 독서량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았다. 이때 주목한 부분은 대뇌에서도 신경세포가 많이 모여 있어 짙은 색으로 보이는 ‘회백질’과 신경섬유가 모여 있어 흰색으로 보이는 ‘백질’이었다.
청소년기에 백질의 밀도가 높아지고 부피가 증가하는 발달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오른손잡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독서 습관을 지닌 아이들은 대뇌 좌반구의 백질이 현저히 발달해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10.2 독서 활동이 언어 처리 능력 향상
오른손잡이의 경우 좌반구가 언어를 담당한다. 이 연구 결과는 이 연구 결과는 독서 활동이 언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뇌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세계 최초로 실제 뇌 발달 차이를 입증한 실험이었다. 즉, 책을 자주 읽는 아이들의 뇌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실제로 더 발달해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