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독서력]콘텐츠의미래_디지털 화재 편

바라트 아난드의 ‘콘텐츠의 미래’를 읽었다. 원제목은 ‘Content trap’이다. 전통미디어를 포함해 미디어 업계가 디지털 시대에 어떤 잘못을 범했고, 그 잘못에서 벗어난 곳은 어떻게 디지털 시대 성공 레시피를 만들었는가를 분석한 책이다.
아난드의 책중 ‘디지털 화재’편을 발췌해서 분해매핑하면서 읽었다. 이 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아난드는 1988년 미국이 자랑하는 국립공원 옐로스톤 대화재 스토리를 먼저 꺼낸다. 당시 불은 담배꽁초로 인해 작게 시작됐다. 하지만 화재 진압부서안에서 진화 방법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불은 옐로스톤을 초토화시켰다. 화재 초기에 장비와 인력을 총 동원해 조기에 잡자는 조기진화론과, 과거 경험에 기초에 적당한 시점에 자연스럽게 끄질 때까지 기다려지다는 자연진화론이 맞섰다.
아난드는 옐로스톤 대화재에서 도화선같은 화재 원인을 찾는 것보다 화재 확산 메커니즘과 화재 대응 방식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어 디지털 공간의 ‘디지털 대화재’역시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대화재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는 음악, 책, 신문, 영화 등 전통 콘텐츠를 삼키고 있는 메가 트렌드다. 마이크로 미디어가 폭증하고,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그런데 전통 콘텐츠 업체들은 콘텐츠 수호 전략에 집착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 바로 모든 원인과 대책을 콘텐츠 자체에서 찾는 ‘콘텐츠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다.
콘텐츠 함정에 빠지는 첫 번째 유형은 제품 특성에 초점을 맞춰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확산을 불러온 상황을 인식하기 보다 빌미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공유와 연결관계를 택하게 된 원인은 제쳐두고, 제품의 특징만으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고 믿는 것과 같다.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두번째 유형은 콘텐츠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가진 것이 그것 뿐이라는 생각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재의 아픔보다 내일의 혜택을 바라봐야 한다. 콘텐츠의 죽음이나 붕괴가 아니라 그안에 숨은 기회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지막 유형은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데 집착하는 것이다. 마법의 특효약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경쟁사를 모방하라, 다른 이들에게 배워라, 모범 사례를 적극 수용하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런 조언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세가지 디지털 화재 대책론은 전통 미디어 종사자들이 디지털 기술 혁명을 맞아 조직 내부에서 늘 듣던 이야기다.
블로그, 소셜미디어 등 새로운 콘텐츠 유통플랫폼이 유행할 때마다 리더는 ‘우리가 살 길은 콘텐츠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디지털 기술의 가장 중요한 매직인 연결관계를 놓쳤다.
콘텐츠는 세 가지 연결성을 갖고 있다. 첫째 사용자들이 공유라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매개로 연결된다. 제품은 포트폴리오내 제품들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는 내는 것을 뜻한다. 공짜 콘텐츠 흐름속에서 과감하게 특정 제품을 공짜로 풀거나 가격을 내리는 것도 제품 연경을 꾀하는 전략이다. 핵심 제품에만 집중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은 디지털 공간에선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셋째 기능적 연결이다. 제품의 여러 기능간 연결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기만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어떤 제품이라도 브랜드,생산조직 문화,차별성,소비자 인지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디지털 시대에서 성장세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비결은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독창적 디지털 전략이다. 이에 비해 뉴스위크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가격을 올리는 등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역사 무대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