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1책]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오는가, 멀리서 바라볼 때 혁신 편

트렌드를 읽는 것은 직장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각종 트렌드테마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국제 정세, 경제전망, 부동산전망, 투자, 신 기술 트렌드, 사회 변화와 변동 등 각종 분야 예측서들이 서점가를 장식합니다.

대중이 트렌드를 읽으려하는 것은 미래가 궁금하고 또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잘 읽어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큰 기회를 포착하려는 심리도 트렌드 책을 찾는 동기일 것입니다. 개인차원에서는 미리 떠오르는 기술이나 기업을 잘 살펴 주식투자 등 재테크 기회를 잡기 위해 트렌드 읽기 스킬이 필요합니다.

트렌드 읽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은 멀리 읽기입니다. 멀리 읽기는 . 이탈리아 출신 영문학자 프랑코 모레티가 고안한 기법입니다. 모레티는 책 한 권씩 분석하는 ‘가까이 읽기’로부터 벗어나 긴 흐름을 조망하는 ‘멀리 읽기’를 새로운 문학 연구 방법론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모레티는 멀리 읽기는 문학적 풍경을 위성에서 바라보는 것이며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역사에서 더 큰 패턴을 찾는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 시대 탁월한 과학기술 분야 스토리텔러인 스티븐 존슨은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 모레티 기법을 차용하여 혁신 아이디어의 탄생과 확산 흐름을 읽어냅니다.

‘멀리서 바라볼 때 혁신’편을 골라서 10줄요약하였습니다.

1.가까이 읽기와 멀리 읽기

‘가까이 읽기’란 문학작품의 텍스트를 자세히 분석하는 것이다. 모레티는 “그것은 실로 신학적 훈련과도 같다. 아주 진지하고 심각하게 택한 짧은 글을 아주 엄숙하게 읽는 것”이라고 가까이 읽기를 정의했다.

이에 비해 멀리 읽기는 문학적 풍경을 위성에서 바라보는 것이며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역사에서 더 큰 패턴을 찾는 것이다.

2.멀리 읽기로 알 수 있는 것

모레티는 1740년부터 1900년까지 영국 문학에서 지배적이었던 소설 양식의 흥망을 살펴본다. 그 결과 “160년간 44개의 장르가 나타났”으며, 하나의 장르가 20~30년 동안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다가 다음 장르로 주도권을 넘겼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모레티는 이러한 현상이 세대가 바뀌는 것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25년에서 30년마다 새로운 장르들이 지배적인 장르가 되는데, 이는 새로운 세대 독자들이 새로운 문학 장르를 찾기 때문이다.

3.과학적·기술적 혁신 읽기

3.1 가까이 읽기

과학적·기술적 혁신에 대한 연구에서 가까이 읽기에 해당하는 것은 위대한 발명가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한 전기(傳記)나 라디오, 퍼스널 컴퓨터 같은 한 가지 기술의 역사를 읽는 것이다.

가까이 읽기를 통해서는 일반적인 법칙은 알아낼 수 없다. 한 개인이나 하나의 발명품의 성격만을 알 수 있다.

3.2 멀리 읽기

혁신의 역사를 멀리서 바라보면 상세한 내용은 놓치지만 넓고 긴 안목에서 볼 수 있다.

역사상 200 개의 혁신 아이디어를 아래 분류표에 따라 배치하면 ‘어떤 종류의 환경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할 수 있다.

시장/개인

시장/네트워크

비시장/개인

비시장/네트워크

시장/비시장—아이디어를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상품화해 시장에 팔아 돈을 버는지 또는 아닌지 여부
개인/네트워크—아이디어를 혼자 또는 소수가 외부 교류없이 발명하는지, 아니면 정보및 지식 교류 네트워크에서 발명을 하는지 여부

혁신은 역사적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4개의 칸은 역사적 기간에 따라 다른 형태를 보인다.

4.1400~1600년까지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에서 시작해 계몽시대의 도래에 이르는 르네상스 시대의 혁신은 대부분의 세 번째 칸(비시장/개인)에 모여 있다.

인쇄기와 우편제도가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으므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어렵고, 구매자들과 투자자들로 이루어진 활기 넘치는 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상업화할 동기도 충분하지 않았다.

4.1 1인 예술가의 시대

이러한 시대는 1인 예술가들이 대부분이었다. 개인적인 관심과 집착에 따라 활동하는 부유한 아마추어 탐정 같은 사람들이었다.

또 이 시기는 ‘발명의 천재’라는 현대적 개념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대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지평선 너머를 보는 선견지명을 지닌 사람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등이다.

5.1600년~1800년 멀리 읽기

이 시기는 아마추어가 혼자 이룬 혁신(비시장/개인)은 네트워크와 상업의 힘(시장/네트워크)에 자리를 많이 내주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가로축에 놓여 있다. 개인적 발견(왼쪽)에서 집단의 창조적 발견(오른쪽)으로 많은 수가 이동했다.

과학의 중심인 우편제도는 유럽 전역에서 꽃을 피웠고, 도시 중심부의 인구밀도가 높아졌으며, 커피하우스들과 영국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지적 공동작업을 위한 새로운 중심지를 형성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으로 과학적 아이디어가 책과 소책자 형태로 저장되고 공유되면서 세속적인 연구에 물리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5.1 시장의 신호

뉴턴, 프랭클린, 프리스틀리, 후크, 제퍼슨, 로크, 라부아지에, 린네 등의 아이디어는 돈이 될 가망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이디어가 퍼져나가고 순환되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시장이 가져다주는 보상을 향한 움직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자본주의가 생겨나면서 매력적인 보상이 혁신가들을 사기업으로 불러들였고, 1700년대 초 영국특허법이 성문화되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산업혁명을 이끈 중요한 기술들을 ‘집단적 발명’으로 규정한다. 예를 들어 제임스 와트(James Watt)를 증기기관의 발명가라고 칭하지만 사실 그는 18세기에 10명 이상 증기기관 혁신가들 중 한 사람이다.

6.1800년~2000년

6.1 공동의 상호작용

이 시기에 민간의 폐쇄된 연구실에서 독점적으로 발견해낸 것은 거의 없었다. 즉, 첫 번째 칸(시장/개인)의 항목이 가장 적다. 에어컨을 혼자서 발명해 큰 돈을 번 윌리스 캐리어는 예외적인 인물이이다.

진공관이나 TV는 이윤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다수의 회사들에 의해 탄생했다.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전구는 에디슨과 경쟁자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경쟁자들은 그 과정에서 퍼즐의 중요한 조각들을 맞추는 데 기여했다.

문을 걸어 잠그고 경쟁자들이 갖고 있는 예감이나 그들이 알아낸 사실들로부터 단절된 채 홀로 작은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인접가능성 속으로 의미 있게 들어가고 싶다면 동료가 필요하다.

6.2 비시장/네트워크 유형 폭증

놀라운 것은 네 번째 칸(비시장/네트워크)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네 번째 칸에는 경제적 동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그렇게 많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 동기는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것보다 좋은 아이디어의 개발과 채택에 훨씬 더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분권화된 환경은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금전적 보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개방적인 환경은 좋은 아이디어가 잘 자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7.개방 환경의 힘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잡음, 굴절적응, 플랫폼 등 혁신 패턴들은 아이디어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흘러다니는 개방 환경에서 가장 큰 효과를 거둔다.

아이디어의 자연적인 움직임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혁신의 패턴들은 질식한다.

우연한 연결을 맺으려 할 때마다 관세를 내야 한다면 느린 예감은 언젠가는 완성이 되겠지만 다른 예감으로 가는 길은 찾을 수 없다.

또한 보초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면 학문들 사이의 선을 넘나들며 굴절적응이 쉽게 일어날 수 없다.

7.1 개방과 경계 균형은?

금전적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약속은 거부하기 힘든 것이어서 지적재산에 대한 법률과 폐쇄된 연구개발실이 만들어낸 비효율성을 뛰어넘는다.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가 사회주의 경제나 공산주의 경제보다 더 혁신적인 것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시장에 기초한 접근법은 분명 비용을 넘어서는 이익이 있다

8.시장의 대항은? 연구중심 대학 역할

개인기업들이 진화하는 동안 연구중심 대학이 공공부문에서 동시에 성장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학술연구는 네 번째 칸에 속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른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다듬고 그 아이디어를 기초로 다른 아이디어를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발표된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아이디어의 순환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8.1 대학의 역할

대학에서 받는 보상은 정보 네트워크에 인위적 비효율성을 가져오지 않는다.

산업혁명의 기원에 대해 뛰어난 이론을 발전시킨 역사학자가 그 이론 덕분에 아이비리그 대학의 석좌교수가 될 수는 있으나 그 이론은 자유롭게 순환하고, 수많은 방식으로 도전받고, 확대되고, 굴절적응되고, 재활용될 수 있다.

대학은 현실세계에서 고립된 상아탑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으나 지난 1세기 동안 일어난 과학과 기술 분야의 중요 아이디어 대부분이 학술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학자들의 개방된 네트워크는 상업적 발전이 가능해지는 신생 플랫폼을 만들어낸다.

9.개방 플랫폼

네 번째 칸(비시장/네트워크)에 해당하는 혁신은 새로운 개방 플랫폼을 만들어낸다.

현재 네 번째 칸을 칭할 수 있는 기존의 어휘는 없다. 특히 소스가 공개되어 있는 공동체에서 발전해온 공동작업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공개된 시스템은 자본주의의 전통적 동기 바깥에서 작용하며 지적재산을 제한하는 데 저항한다.

시스템은 시장 동기가 만들어낸 산물은 아니지만 개인기업들이 번성하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는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이 ‘혼성경제’라는 개념에서 언급한 현상으로, 지적공유 공간의 개방된 네트워크 요소들과 민간 영역의 독점 장벽과 관세를 혼합한 것이다.

10.혁신을 위한 공식

지난 여러 세기 동안 지적 성취의 많은 부분은 두 체제 사이에 존재하는 덜 공식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즉, 대학원생들의 세미나실, 18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 열성적인 애호가가 집에 마련한 실험실, 인터넷 게시판 등등.

우리는 네 번째 칸을 통해 혁신을 위한 공식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 삶의 경이로운 것들은 개인기업들 간의 소유권 충돌을 통해서만 생겨난 것은 아니었다. 개방된 네트워크에서도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