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도시 속 풍성한 가을 정취를 선물하는 곳

김범수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현대 도시에 살면서 피로를 모르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언제나 도시를 벗어나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고 싶지만 막상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이들을 위해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도 잠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종로구 부암동이다.

석파정과 세검정, 현통사, 백사실터, 백석동천을 들러 창의문을 통과해 윤동주 시인을 만나고, 청와대를 거쳐 경복궁 길을 따라 내려왔다. 부암동의 가을을 즐기고 역사적 볼거리를 길어 올린다. 유명 드라마 촬영지인 카페골목은 부암동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보너스다.

부암동은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버스 정류장 앞에서 1711번, 7212번을 타면 갈 수 있다. 자하문터널을 지나 자하문터널입구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자하문(紫霞門) 터널은 청운동과 부암동을 잇는 터널이다. 예부터 청운동에서 부암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자하문고개 혹은 창의문고개라 했다. 고개에 자하문이 있어 그리 이름 붙여졌다. 창의문을 속칭 자하문이라 부른 것은 창의문이 자핫골인 지금의 청운동에 있기 때문이다.

정류장에 내리면 부암동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류장 건너편으로 서울미술관이 보인다. 서울미술관을 통해 뒷편으로 들어가면 석파정에 이를 수 있다.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을 둘러 본 후 길을 따라 상명대가 있는 방향으로 걷는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걷기에 운치있다. 길을 걷다 주유소를 지나면 검은 기와가 얹어진 예스런 집 한 채가 나온다. 석파랑이다. 정원의 아기자기한 멋을 즐기기에 좋다.

FwZcp_D-sKANgvo_z_bW8r9aIOTD-iiPgz9A2z8WISmOTCJ2kd1NbPNDsFBlc85F-cyjQqidkkhAZYr3IG5BCO3JQdNAHn5kJyaFg_gb8-PUTVY5Jgw

석파랑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상명대를 바라본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넌다. 세검정으로 가는 길 맞은 편에는 조계종 소림사가 있다. 경내의 탑과 범종이 가을의 정취와 만나 도시 속 작은 절의 편안함이 머물러 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때 쯤, 세검정이 평평한 바위와 함께 운치를 드러낸다. 세검정 일대와 우체국을 지나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백사실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이 길을 통해서 백사실 계곡으로 들어가다보면 현통사가 보인다.

물흐르는 소리와 자그마한 절이 어우러진 곳, 현통사를 지나면 백사실계곡의 물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백사실터를 만날 수 있다. 백사실터를 지나 백석동천을 알리는 바위를 지난다. 백석동천을 지나면 부암동의 아기자기한 주택이 반긴다. 조금만 내려가면 커피프린세스 촬영지인 산모퉁이 까페를 볼 수 있다.

qhIEmLv-QBBQxGPZScA_yE7vfgGCc2L3MF9eFCHMK5HEesUFMcobP_hx2SNGgRxF4eGN8UTe-pCzjeIN2hHATIQDuvjICiojTmL14jT-SRyxA2tMZ6c
▲백사실터의 단풍

북악산을 바라보며 내려오면 곧 창의문이 나온다. 창의문을 둘러본 후 길을 건너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문학관이 있다. 그대로 언덕을 넘어 길을 따라 내려오면 청와대와 청와대 사랑채를 볼 수 있다. 청와대를 기준으로 좌측 길을 따라 경복궁 뒷길을 걷는다. 노랗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며 삼청동으로 내려온다. 이번 코스의 종착지다.

각 코스의 감상 포인트 및 여러 정보들이 이번 부암동 탐방기에 깊이있고 맛있게 담겨있다. 풍성한 가을을 맛보는 기회가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