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리딩]자기역사를 쓴다는 것_다치바나 다카시_독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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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라 다카시의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을 읽기 시작했다. 출판사가 아직 전자책 버전을 발간하지 않아 오랜만에 종이 책 형태로 읽는다.
다치바나는 저널리스트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는문예춘추 기자 생활을 2년 정도 하다가, “공부할 시간이 없어 사직한다”면서 사표를 내고 도쿄대 철학과에 다시 들어갔다. 다치바나는 대학을 다시 졸업한 뒤, 독립 저널리스트 길을 개척했다.
그는 특정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테마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취재하여 이를 기존 언론에 발표했다. 특히 다치바나는 다나카 수상의 인맥과 금맥을 취재하여 다나카의 실체를 폭로함으로써, 독립 저널리스트로서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다치바나 저널리즘의 기반은 광범위한 독서력이다. 그는 철학,과학기술, 우주,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꾸준하게 섭렵하고 인터넷, 유전자과 같은 새로운 지식 트렌드도 깊이 팠다. 취재 아이템을 선정하면 자신의 키 높이 만큼 자료를 모아서 다 훓은 다음, 취재에 들어간다고 한다.
다치바나의 도서관이자 작업실은 네코 빌딩은 다치바나의 독립 저널리즘을 상징한다. 그동안 읽고 모은 책, 자료를 보관하기 위해 작은 빌딩 전체를 도서관 시스템으로 꾸몄다고 한다. 도쿄를 방문할 때 한번 가고 싶었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나는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등 다치바나의 책을 2권 정도 읽었다. 기억을 더듬으면 그가 지향하는 세계는 탁월한 제네랄리스트(Generalist)다. 한 분야를 깊이 연구하는 스페셜리스트와 세상 돌아가는 현상을 두루 다루는 제네랄리스트는 모두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치바나는 한 분야에 갇히지 않고 인류 문명의 다양한 부분을 모두 알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겉만 훓지 않고, 점과 점을 연결해 새로운 시각과 인사이트를 뽑아내려고 한다.
나는 가끔 다치바나와 토머스 프리드먼을 비교하기조 한다. 프리드먼도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점과 점을 연결해 세상 사람들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올리브 나무와 렉서스’, ‘평평한 세계’ ‘코드 그린’ 등 프리드먼의 책은 모두 지구촌 사람들에게 생각거리 토론 거리를 제공했다.
프리드먼이 다치바나와 다른 점은 작업을 문헌 조사보다 사람 인터뷰에 더 의존하는 것이다. 프리드먼 책을 읽으면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을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를 소재로 자신의 프레임을 끌어낸다.
다치바나가 신간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다시 호기심이 일었다. 이번엔 어떤 테마를 어떻게 다뤘을까 하는 궁금증이 솟았다.
내가 간략하게 이 책을 살펴보니, 다치바나가 개방대학에서 60대 이상 노령층을 상대로 자서전 쓰기 강의를 하면서 얻은 정보와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따라서 책의 뼈대는 수강생이 쓴 자서전 사례를 활용하면서 자서전 쓰는 방법론이다.
나는 자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보통 자서전하면, 위인 반열에 오른 인물이 자신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 쓰는 글 형식으로 생각한다. 다치바나의 자서전은 모든 사람이 인생 어느 시점에 지난 삶을 돌아보며 쓰는 자기 이야기로서, 누구에게 보여주는 글이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고 하도 자기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여러가지 위험과 유혹이 따른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할 수 있고, 또 관찰자가 아닌 주인공 시점으로 자신을 객관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는 과정에서 감정 정화, 기억의 재현 등 다양한 정신적 효과를 얻는다. 무엇보다 자서전은 후손과 연결될 수 있는 연결점 역할을 한다. 장례 문화의 상업화 속에서 추모 문화와 격이 사라진 시대다.
장례식장에 가면 고인에게 30초 정도 절을 올리고 다시 30초 정도 상주와 인사를 한다. 그 다음 조문객끼리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며 소셜을 한다. 고인이 어떤 분인지, 고인의 삶이 무엇인지를 접할 길이 없다.
나는 추모 문화야 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되돌릴 수 있는 방안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추모문화의 핵심은 잘 났건 못났건 자기 이야기를 글이나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스스로 하기 어렵다면 가족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자서전 쓰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책을 함께 읽기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주목하는 대목을 클리핑하고, 완독후에 독서 포인트를 잡아 독후감을 공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