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1,750억 가지의 파라미터를 가진 거대 AI 또는 구글의 감성 AI에 ‘구슬’을 집어넣으면 무엇이 나올까?

비트(bit)로 이뤄진 공간이라는 것은 바로 데이터로 이뤄진 공간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위의 속담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디지털 공간론을 통한 글로벌 신 디지털 전략을 구체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그 내용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 몇가지의 관점을 독자들과 미리 공유하고자 한다. 이는 디지털 공간을 ‘데이터 공간’으로 치환하여 바라보는 관점이다. 다양한 목적에서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공간을 ‘데이터 공간’이라고 이름하여도 어색하다고 느낄 사람은 없을 것이다.

(1) 무엇보다도 지금은 정보화사회를 넘어 ‘데이터사회’ 또는 ‘데이터기반사회’ 또는 ‘데이터 시대’라는 것이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식, 정보, 데이터라는 개념 전환이야 경제사회 구조 변화와 인터넷의 진화에 따라 이뤄지는 것인데 도대체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를 내릴 것인가? ‘데이터 사회’를 ‘네트워크 사회’라거나 ‘SW 기반 사회’라고도 하지 않는가? 같은 방향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표현을 어찌 하느냐는 무엇에 무게를 더 주는 가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란한 구호로 데이터 전략 (I-KOREA 4.0을 활짝 여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 –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2018.06)와 같은 정책들을 발표하며, 바다에 고기를 잡듯, 산 속의 석탄을 캐듯 그렇게 데이터를 채굴하여 이용하는 것으로 쉽게 정책을 만들었겠지만, 대체 이 사회가 ‘데이터 사회’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읽지도 않는 책만들기 문화는 세계 최고이지만 우리나라를 ‘책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관련하여 기업의 입장에서 ‘데이터’를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여긴다면 적어도 다음의 3가지 경영/경쟁 전략지침을 내부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제안도 덧붙인다. 사실은 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원래 공공 분야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공개와 개방이라는 가치는 공공 분야의 기본 덕목이 아니던가?

즉, ⒜ 기업의 가브넌스 구조를 share-holding corporate governance 구조에 더하여 data-holding corporate governance 구조를 더하여 짜야 한다.

따라서 ⒝ 당연히 CDO (chief data/digital officer)를 운영하여야 한다. 과거에도 계속 제안되었던 기업 경영 구조 아이디어는 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또는 CSO (chief security officer)의 설치이지만 CDO의 제안도 그저 그런 식상한 의미밖에 주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그저 말 뿐인 ‘데이터’에 대한 과장된 강조를 회상하게하는 지금까지의 유산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또 덧붙이기 꺼려지는 것은 ⒞ 데이터 강자인 글로벌 메이저 인터넷 기업들과의 전쟁에서 공격과 방어의 수단으로 ‘데이터 중립성’ (data neutrality)라는 정책 수단에 대한 깊은 검토가 있어야 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망중립성’ (network neutrality)에 의하여 통신사를 넘어 인터넷 경제의 전반에 걸쳐 다양한 창발의 계기를 열었던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출현했듯이 ‘데이터 중립성’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디지털 기업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새로운 글로벌 판짜기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이런 이슈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본 적이 없다.

(2) 데이터 사회에서는 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BM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일성을 지지하는 것은 소위 디지털 ‘고객 경험’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구독 경제 (Subscription Economy)라는 공통의 BM을 만들어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인데 이들이 결합되어 새로운 BM의 기회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없던 시장이다.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공되던 시장이다. 물리 공간에서의 ‘고객 경험’을 매니징하는 일은 디지털 공간을 통하여 훨씬 포괄적, 체계적,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이를 굳이 이름 붙인다면 CEPT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Platform)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슈도 디지털 신 글로벌 전략의 핵심적인 일부다. 나는 지금 누구나 하는 이야기 방식을 버리고 ‘디지털 공간’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점에 입각하여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공유된 관점에 기초하여 국가 경쟁력 유지 전략과 국가 경쟁력 추락 방지 방안이 나온다. 그러므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고 한다면 CEPT 요소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과연 정책 담당자와 기업의 책임자 중에서 CEPT를 제대로 만들거나 이해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어딘가에는 있겠지.

(3) 데이터 사회에서는 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거의 전부 SW가 그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과거의 공업 시대의 HW에 붙어있지도 않았던 부가가치는 이제는 새로이 만들어지며 이는 SW에 달려 있다. SW에 데이터는 포함되어 있다는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이를 설명하는 방법으로 예를 든다면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예시로 할 수 있다. 아마 앞으로는 전기자동차 시장은 거의 대부분 테슬라 전기자동차와 다른 자동차 OEM들이 만드는 테슬라 호환 전기자동차가 차지할 수도 있다.

아마도 시장 상황을 보면 폭스바겐, GM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 (Hyundai Motor Group)외의 OEM들은 테슬라 호환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애플 PC에 맞서 과거 IBM 내외부를 공개하여 IBM 호환기종의 PC들을 시장에 쏟아지게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테슬라가 가진 전기자동차 SW 기술 때문이다. 테슬라 스스로 생산 공장을 과도하게 유지하는 경영 위험을 지느니 그들의 기술을 2014년 6월에 이어, 그 공개전략의 의도가 뭐든, 다시 한번 추가 공개하여 테슬라 호환 전기자동차를 만들도록 시장을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전기자동차 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나라가 많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그렇고 중동의 국가들도 그렇다. 중국처럼 내연기관차를 건너 뛰어 바로 전기자동차로 직행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에 특화된 SW는 테슬라가 지배할 것이다.

아마 폭스바겐, GM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도 테슬라 호환 전기자동차를 일부라도 만드는 선택을 할 지도 모른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바로 테슬라가 가진 SW의 힘이다. IP의 힘이다. 테슬라는 세계 5위의 슈퍼컴 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SW 2.0을 주창한 엔지니어도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SW든 BMS든 기타 각종의 전기자동차 기능을 전자제어하는 SW로서 펌웨어 엔지니어링이든 테슬라는 가장 앞선 전동화(electrification) 기술과 배터리 기술을 가졌으며, 이들 모두를 통제하는 강력한 SW를 보유하고 있고, 고객 차량 내부의 기백개의 센서로 차량 내외부에서 센싱된 테이터는 끊임없이 테슬라의 수퍼컴 센터로 업로드되고 있으며, SW는 끊임없이 업데이트 되고 있고, 전기자동차 전용 ‘테슬라 앱스토어’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애플의 생태계를 흉내내지만 다른 점은 2014년 6월에 이어 또 한번의 전기자동차 기술 추가 공개를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향후 애플전기차의 행보는 테슬라의 확장 전략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이렇게 자동차의 전동화와 빌딩의 인텔리전트화와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을 포함한 공장의 스마트화 그리고 모든 것의 DX/IoT화는 궁극적으로 자동화 (automation)를 지향한다.

다른 말로 하면 SW-defined Everything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이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이 되며, 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자동화로 무장한 기업과 공공분야는 고객과 소비자와 시민과 국민에게는 무엇을 공급하여야 하는가? 그것은 오토노미(autonomy)다. 오토메이션과 오토노미!

이렇듯 SW가 제품과 서비스의 결정적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정책 담당자와 기업의 책임자는 얼마나 될까?

(4) 마지막으로, 데이터 사회에서는 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이제 과거의 제품과 서비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는 것이다.

이 차이는 기존 법령의 규제근거에 커다란 의문을 야기하는 일이다. 제품과 서비스가 항상 연결 상태에 있고, SW에 의하여 끊임없이 수정되니 구매자에게 전통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소유권이 넘어간 것이라고 할 수도 없고, 공급자의 관리와 모니터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고객과 공급자 관계와 책임의 성격이 현격히 다르다는 것이다. 책임의 증명 방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면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차원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임을 증명하는 경우가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있는가? 있기나 한가?

위의 4가지 공유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평가하면 현대자동차그룹도 고비를 맞고 있다. 이 고비는 이미 삼성전자도 맞고 있다고 전편의 글들에서 지적한 바 있다. 두 재벌회사가 극복 가능한가? 대답에 앞서 아래의 기사가 의미하는 함의를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도 극복 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

ㅡ ‘조물주’ 저커버그, 언어장벽 없는 메타버스 만든다 (22.02.24)

ㅡ 지문·얼굴로 끝… 애플 “9월부터 비밀번호 완전 폐지” (22.06.16)

ㅡ Apple, Google, and Microsoft want to kill the password with “Passkey” standard (22.05.05)

ㅡ “2023년, 암호없는 세계가 온다”… 구글·애플·MS, 표준화 ‘맞손’ (22.05.17)

ㅡ ‘지갑 대체’ ‘자동차 제어’ 구글·애플이 그리는 스마트폰 미래 (22.06.13)

ㅡ 아마존, 미국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 시작… 배달 시장 판도 바뀌나 (22.06.14)

이 기사들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디지털 경험원리로 귀결되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모두가 디지털 공간의 기반 기술로 적용되는 것이고, 그들이 선점하고 있다. 그럼 아래를 보면 우리도 이미 선도적으로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ㅡ 삼성 IoT 작전명 “구글처럼 개방하라” (15.08.05)

ㅡ 현대차 그룹, 멀티콥터 드론 ‘프로젝트N’ 기체 공개 (22.05.25)

ㅡ 신한은행, 부산 스마트시티에 12개 미래금융 입힌다 (22.06.07)

ㅡ 드림시큐리티, 부산 콘텐츠 마켓서 메타버스 인증서 최초 공개 (22.06.07)

ㅡ 남궁훈표 메타버스 전략 시동… 글로벌 기반 ‘카카오 유니버스’ 만든다 (22.06.07)

ㅡ KT·LGU+, 업무용 메타버스 출사표… 통신3사 ‘격돌’ (22.06.08)

ㅡ 에버랜드 메타버스 17일 문 연다 (22.06.09)

ㅡ ‘삼성페이’로 집·자동차 문 연다… “디지털 자산 조회·항공권 보관도 OK (22.06.09)

ㅡ LG유플러스, ‘구글·아마존처럼’ 데이터·AI로 돈번다 (22.06.09)

ㅡ 삼성전자 LG전자, 운명 걸고 글로벌 13억 스마트TV OS 전쟁 (22.06.22)

위의 기사에서 글로벌 메이저들의 활동과 우리의 활동의 차이를 파악해 내는 일로서도 사실 이 글의 목표는 거의 이뤄지는 셈이다. 그 차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그것은 글로벌 생태계,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나면 청중들은 다 떠나기 시작할 것이다. 들을 것 없고 다 아는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제 우리는 세계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하거나 진입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서양의 근대철학은 분류(classification)와 구분(division)에 의한 범주화(categorization)를 통해 철학과 과학기술의 모든 이치를 섭렵하였고, 이에 멈추지 않고 융합(convergence)을 통해 완성하고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애초에 동양철학에 바탕을 두든 원효의 불교철학에 기초를 두든 원융(圓融)이었고 지금도 원융이다. 그러면서도 지독한 허깨비같은 진영(陣營) 사고로 갈등과 반목과 분열을 거듭하고 있고 역사이래로 사화와 당쟁과 민란과 종교전쟁과 이념전쟁을 야기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왔다. 신묘한 민족이다.

상기의 차이는 디지털 공간론에 입각해서 ‘PID와 DID의 의미’, ‘신뢰(trust)의 구조’ 그리고 ‘데이터 공간론’에라도 천착하면 읽어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냥 생태계, 플랫폼 그리고 컨버전스라는 식상한 말에 다 아는 이야기라고 치부하며 떠나지는 말 것을 요청한다. 이를 위해 한 때는 방송통신융합 등 컨버전스(convergence) 개념 하나로 욹여먹고, SSO (Single Sign-On)만 구축하면 플랫폼과 생태계가 완성되듯이 만족하는 이벤트에서 멈추지 말 것을 요청한다.

좀 더 살펴보자. 더 큰 함의는 ‘결과’의 산업 생산물이 아니라 ‘과정’의 산업 생산물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대한민국 산업계의 의사결정자들은 언제나 1년 마다 경질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오너 스스로도 새로운 디지털 경험 원리에 대한 깨달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덤으로 알려준다.

부족하다는 평가는 현재 재벌그룹의 제품과 서비스의 예시에서 이미 미뤄 얼마든지 짐작 가능하다. 그래서 국가경쟁력, 디지털 산업 경쟁력,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부추기는 커다란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의 원인을 전시행정, 전시 BM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를 예능 행정, 예능 BM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의 ICT 트렌드에 대한 마당발 전파자들이, 골프장에 오지랍 넓은 아마추어 훈수꾼처럼, 심층 독설가들의 자리를 덮어 버린 지 오래고, 그들이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지난 5년간 채우고 오도하면서도 행세했다고 하면 과한 일일까?

문제 진단도 부족했는데 그러니 혁명은 커녕, 혁신도 비켜갔고 그리고 후퇴했다. 추락이 증거한다. 잠재성장률 급락,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순위 하락이라는 추락..

물리 공간에서는 다이아몬드, 금 등의 보석이나 석탄과 석유 또는 비옥한 땅 등이 경제적 가치재로 인정받고 있지만, 디지털 공간에서는 그런 것을 설정하기 어렵다.

암호화폐와 NFT 등이 경제적 가치재로 자리잡을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디지털 공간에서는 ‘과정’의 차원에서 가치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플랫폼”, “OS”, “브라우저”, “생태계”, “시스템반도체”, “클라우드”, “빅데이터”, “BSS/OSS”, “AI” 어느 하나 그리고 월드와이드웹 공간, 이커머스 공간, 블록체인 공간, 메타버스 공간 등 디지털 공간을 벽돌 찍듯 만들 수 있는가?

말하자면 파르메니데스의 논변이 아니라 헤라클레이토스의 논변을 바탕으로 하는 사고체계에 의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축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빨리’는 이제 더 이상 디지털 산업과는 결을 달리하고, 나아가 위험한 구호가 되고 있다. 바로 여기에 디지털과 연결 기반의 ‘데이터’가 가지는 함의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위의 기사들의 함의는 바로 앞의 함의와는 무엇이 다를까? 애플, 구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손을 잡았을까? 손 잡은 것이 무엇일까?

그냥 새로운 디지털 기술 하나 더해지는 것일까? 이들의 협력제휴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이 끼어들 만한 비즈니스 수단과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이로인하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어떤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까? 이런 기막힌 협력제휴를 전담할 조직과 인력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갖고 있을까?

2005년에 구글에 인수된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 (Andy Rubin)이 2004년 한국 삼성전자를 방문했을 때, 그 당시의 ‘안드로이드의 꿈’을 이해한 삼성전자의 인재들은 있었을까?

작금에도 그런 새로운 기회를 읽어내는 삼성전자의 인재들이 있을까? 설마 ‘전기양’ (electric sheep)을 꿈꾼 것은 아니겠지? 왜 한국에서 ‘아인슈타인’과 ‘스티브 잡스’와 ‘당나라의 최치원’이 자랄 수 없다는 푸념이 이어질까? 이런 기사의 행간에서 대한민국의 추락 가능성을 읽어내는 일은 쉬운 일인가? 쉬운 일이다.

최근에서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이 ‘고객 경험’을 회사의 최우선 과제라고 기사를 뿌렸다. 물론 디지털 고객 경험이다.

ㅡ 삼성전자, ‘고객경험’에 미래 걸었다… ‘뉴삼성’ 밑그림 완성 (21.12.12)

ㅡ 조주완 사장 한 마디에 … LG전자 ‘고객경험 실험’ (21.12.23)

적어도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IDC’ (Internet Data Center)의 우아한 표현으로 남용되는 ‘클라우드’ (Cloud)라는 개념이 등장할 때 구독 경제 (subscription economy)의 키워드인 ‘디지털 고객 경험’은 이미 중요 요소로서 사업 전략에 포함되었어야 했다.

언제나 이를 가로막는 것은 전시적, 예능적 사업기획 문화가 아닌가? 결국 이것도 디지털 공간 설계 능력 부족이라고 할 수 밖에.. 다른 말로는 철학의 부재라고 할 수 밖에..

이 글의 전편에서 디지털 공간론 3가지 원리를 ‘소극적’ 의미에서 설명하면서 ‘적극적’ 의미에서의 설명은 이번 편에 담을 것을 약속했지만 잠깐 쉰다. 대신에 원래 디지털 공간론을 통해 추출할 글로벌 디지털 전략의 일부를 ‘데이터 공간론’으로 치환하여 먼저 소개했다.

‘데이터 공간론’으로서의 디지털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서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앞으로 독립 공간으로서의 디지털 공간 제원리의 ‘적극적’ 의미에서의 설명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정리하여야 할 이슈들이 너무 많다. 난삽하게 보일지라도 나의 머리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긴 호흡으로 계속 전부 다룰 예정이다. 사실은 지금까지의 연재글에 앞으로 정리할 글들의 단서들은 전부 노출되어 있지만…

“구슬도 없고, 구슬이 있어도 담을 그릇도 없고 또는 그냥 버리고, 구슬이 더 필요하다고 다른 사람의 땅으로 채굴하러 도전하지도 않고, 구슬을 채굴하러 내 땅에 오는 다른 사람에게 땅사용료도 받지 않고, 구슬을 채굴해도 그냥 가져가도록 하고,

심지어 돈을 주고 남을 들어오게 하여 구슬을 채굴하도록, 심지어 내 땅에 가져다 놓은 도구를 우리 개미가 일하여 대신 채굴해주고, 구슬을 채굴할 도구도 별로 없고,

구슬을 꿸 실도 없고, 구슬을 실로 꿰맬 사람도 없고, 구슬을 어떻게 꿰매야 하는 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구슬을 꿰매라고 마구 떠든 사람들도 아무 말이 없다.” … 동렬이와 종범이를 대신할 선수들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응룡 감독의 푸념은 뚜렷하게 들린다.

/디지털신뢰공간 아키텍트 황철증 디지털신뢰공간연구소 소장

서울대 법대(학사) 및 행정대학원(석사), 미국 콜럼비아 법대 (석사), 고려대 정경대학원(박사)을 졸업했습니다.

행정고시 29회로 1986년 중앙공무원교육원과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단기 훈련을 거친 후 정보통신부에서 공직을 시작하였습니다.

BH, 국무총리실, 국정원(사이버안전센터), NIA 등에서도 근무를 한 바 있으나 주로 정보통신부에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끝으로 26년간의 공직을 마친 후 사회의 한 구석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온갖 분야의 독서와 사색으로 삶을 붙들고 있으면서, 일찌기 담당한 인터넷 정책에 관한 주제에도 여전히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소위 디지털(인터넷) 아키텍처와 디지털(인터넷) 철학자로 스스로를 부르며 현대의 기술문명 역사의 흐름을 조망하는 것을 즐깁니다.

한편으로 이병주 소설가, 박이문 철학자, 최제우 동학창시자, 리처드 도킨스 진화생물학자, 움베르토 에코 기호학자 등 훌륭한 학자와 문인에게 지적 의식을 의탁하고 사는 자입니다.

이번 연재글의 게재로 IT기자클럽의 디지털문명 칼럼니스트로 소박한 의무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연락처는 newdhjj@gmail.com

[디지털 신 글로벌 전략] ⑫ 디지털 공간 설계 기초 6

물리공간에 병행하여 존재하는 무수한 디지털 공간은 거의 대부분 열린 공간이다. 많은 공간이 가입과 로그인을 공간 유영(spacewalking)의 농도에 차이를 두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닫힌 공간으로 작동되는 디지털 공간은 국가기밀을 다룬다는 명분으로, 또는 CUG(Closed User Group)에 의하여 폐쇄적 관계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밝고 건전한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있지 못하다. 열린 공간으로서의 디지털 공간에 가입과 로그인이라는 […]

[디지털 신 글로벌 전략] ⑪ – 디지털 공간 설계 기초 5

지난 7월 29일에 다음과 같은 기사(“美월풀 제친 LG전자, 가전 세계 1위 지켰다”)가 실렸고, 나는 이 기사에 대해 (“그래서 1등하면?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 전략은 어디? “가전도 센서다”라고 생각하면 달리 보이겠지만..)라고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인용하면서 덧붙였다. 이와 같은 맥락의 예시적 글을 나는 지금까지의 10편의 글에서 틈틈이 제시했다. 상기의 예시적 글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나의 “디지털 신 글로벌 전략”의 […]

[디지털 신 글로벌 전략] ⑩ – 디지털 공간 설계 기초 4

“열흘도 필요 없습니다. 화살 10만 개를 구하는데 사흘이면 충분합니다.”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주유(吳)로부터 요청받은 제갈량(蜀)의 말이었다. 어떻게 했을까? 제갈량은 짚단을 쌓은 배 스무 척에 병사 5명씩만 태워 밤이 어둑해질 무렵 위나라의 본진에 배를 대고 꽹과리와 북을 울렸고, 기습이라 생각한 위나라 병사들은 그 배들을 향해 수많은 화살을 날렸다. 그는 이틀을 쉬고 사흘째 단 하루만에 10만 개의 화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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