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종 관장(유금와당박물관)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출신이다. 검사가 왜, 어떻게 기와를 연구하고, 박물관까지 짓게 되었을까?
그가 기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8년 청주지검 충주지청에서 근무할 때였다. 기와에 관심이 있던 차에 충주 탑평리에서 출토된 연화문 와당을 직접 보게 됐다. 한 개의 기와에 백제·고구려·신라의 양식이 모두 담겨 있었는데, 그 놀라움에 와당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와당 연구도 결국 수사할 때 증거물 연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이 와당이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나,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립하는 과정이었다. 범죄 현장의 증거 한두 개로 범죄 상황을 추론하는 것과 똑같았다. 돌아보면 역사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시각으로 기와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저서 소개_와당으로 본 한국 고대사의 쟁점들
30년의 검사 경력을 활용하여 수사하듯 와당의 수집과 연구를 하다가 한국 고대사의 여러 논쟁에 관하여도 나름대로의 주관을 갖게 되었다.
기와집 지붕에 사용된 건축 부속품인 와당은 고대 사회 왕권과 국력의 상징이자, 각 민족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수준의 상징이다. 또 어떤 문화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여다보는 문화교류 현상의 축소판이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와당에 반영되어 있는 문화적 배경과 상호 교류의 흔적을 살피다보면, 세 나라 민족의 문화적 특질과 함께 문화교류의 시대적 배경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류, 비주류 사학자 그리고 재야 사학자와 강단 사학자들 사이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국 고대사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하여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