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창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재미 조각가 제이 문(Jaye Moon, 한국명 문재원)이 이태원에서 길거리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해 초 뉴욕에서 진행된 문 작가의 ‘레고트리’ 전시
문 작가는 올 초 뉴욕에서 진행된 레고트리 전시에 이어 이태원에도 레고 블럭으로 만든 구조물을 설치한다. 주요 전시장은 용산구청 앞, 이태원로 일대가 될 예정이다. 11월 28일부터 일주일간 설치한 후 12월 7일부터 정식 전시를 시작한다. 또한 제작·전시 과정이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작품 탄생 과정을 시민들이 볼 수 있다.
문 작가는 “한국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뉴욕과는 전혀 다른 이태원에서 사람들이 작품에 어떻게 반응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는 예정된 장소가 작품 설치에 적합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구청 앞에는 키 큰 가로수들이 많아 작품을 설치하기 힘들고, 이태원로에는 노점이 많아 설치할 장소를 확보하기 힘들다. 문 작가는 “계속 이태원을 돌아다니며 좋은 위치를 찾고 있다”며 “나무의 높이, 모양 등 고려할 점이 많지만 몇 군데 괜찮은 곳을 골랐다”고 말했다.
1990년에 미국으로 건너간 문 작가는 ‘공간’이라는 테마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왔다. 그는 서랍장, 여행가방 안을 레고 블럭으로 꾸미는 등 익숙한 공간을 재해석했다. 주목할 부분은 거의 모든 작품들이 ‘문’을 통해 외부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문 작가는 “문을 달면 내가 만든 공간이 구체화 된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문을 통해 안쪽의 공간을 실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에서 ‘레고트리’를 만들면서 문 작가의 공간은 한층 넓어졌다. 레고 블럭으로 만든 글자판과 가로수에 걸린 ‘레고 하우스’에도 어김없이 문이 달려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작품의 문을 열어보는 등 시민들의 손이 닿으면서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 새롭게 만들어졌다.
시민들이 블럭을 떼 가기도 하지만 문 작가는 개의치 않았다. 문 작가는 “작품을 설치한 순간 내 손을 떠나간 것이다. 작품이 변형됐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만큼 관심을 가져 줬다는 것이다.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촬영해 올린 사진들을 통해 뉴욕의 레고트리가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somewhere better than this place’라는 작품에는 누군가 문을 살짝 열고 동전들을 넣어두었으며, 레고 하우스에는 새집이 얹혀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났다.
이번 전시는 이태원 백해영 갤러리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문 작가와 백해영 갤러리의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paikhygallery.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기간은 7일부터고, 백혜영이 아니고, 백해영갤러리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