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진_순간 포착
저녁식사를 마치고, 용산구청 앞길을 걸었다. 내리막길에서 문득 고개를 드니 기묘한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용산구청앞 화단에 하늘로 우뚝 솟은 소나무와 밤 하늘의 구름이 기 싸움하듯 밀고 당겼다. 삼성 갤럭시8을 꺼내 이 장면을 몇 장 촬영했다.
나는 평소 스마트폰으로 구도 빛 등 사진의 기본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막 찍는다. 아마도 필름 걱정하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막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을 것이다. 막사진중에서 가끔 건질만 것이 있기도 하다. 제주도 서귀포 칼 호텔 근처에서 촬영했던 사진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아침에 호텔 근처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들른 소천지에서, 바다에 비친 한라산의 모습을 담았다. 이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사진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아래위가 대칭을 이룬다. 맑고 바람없는 날 이 곳에서만 촬영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한라산 백록담이 잔잔한 수면에 복제되어 아래 위 대칭을 이룬 것이다.
페이스북에 한 장을 공유했더니 페친들이 이 사진에 반응한다. 그중 사진의 고수도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좋다.
사진을 인화해서 보관해 두었나요?디지털 기록과 실물 기록. 실물 기록이 가지는 특별한 힘, 고유한 힘이 있더라구요. 이왕이면 여러장 인화해서 직접 사인을 하신다음 저를 포함해 주변인들에게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