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사람]’글씨의 힘’ 강병인 작가와 서촌

한글 멋글씨를 창안한 강병인 작가

강병인은 1998년부터 서예에 디자인의 표현방식을 접목한 멋글씨, 영어로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 분야를 개척해 왔다.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강병인은 1990년대초 일본을 방문했을 때, 붓글씨의 다양한 쓰임새를 보고 디자인과 서예의 융합에 눈을 떴다.

강병인은 디자인회사를 접고, 한글의 원리를 탐구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는 서예와 디자인을 결합한 그의 작업을 ‘멋글씨’라고 개념화했다.

멋글씨는 서예의 순 우리말로 멋만 추구하는 글씨가 아니라 전통서예를 바탕으로 글이 가진 뜻과 소리를 글씨로 적극 표현한다는 말이다. 멋글씨는 한글만이 가진 강점을 모두 살리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강병인은 이러한 멋글씨 분야를 서예의 현대적인 재해석으로서 순수 현대 한글서예를 추구하고, 서예의 응용으로서 디자인에 쓰이는 글씨, 즉 디자인 캘리그래피를 대중에게 계속 선보였다.

강병인의 작품은 모두 한글 제자원리를 창작의 근원으로 삼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보이게 하고, 보이지 않는 뜻을 보이게 하는 글씨로 한글 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의 대표작중 하나인 ‘참이슬’의 경우 ‘슬’의 ‘ㅅ’은 여성의 머리갈래를 연상하게 하는 등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글씨에 담고자 했다.

참이슬, 의형제, 대왕세종, 엄마가 뿔났다, 정도전, 미생, 화요, 열라면, 아침햇살, 제일제면소 등 강병인의 대표작은 멋글씨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중은 열라면 캘러그래피를 보면 열라면의 매운 맛을 머리에 떠올리고, 화요술이 마시고 싶을 때 병에 새겨진 화요 글씨를 떠올리곤 한다.

그의 글씨가 디자인에 미친 공로가 인정되어 2012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강병인은 상업적 캘러그래피에 머무르지 않고 문학과의 만남도 추구했다. 문정희 시인의 시를 읽고 시의 느낌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서촌 사람, 강병인 작가

서촌을 방문하면 책방이나 식당에서 강병인 작가를 우연히 만날 수 있다. 그는 서촌에 터를 잡고 사는 서촌 사람이기 때문이다. 강작가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면 부인 손을 잡고 서촌 거리나 골목을 산책하고 동네 식당을 찾곤한다.

영추문 근처에 자리잡은 역사책방도 단골 방문지다.

강병인 작가 역사책방 아카이빙

5Q 인터뷰_문정희 정호승 시를 캘러그래피로 표현한 책을 출간하고 역사책방과 인터뷰하다

한글 원리를 활용한 작품 세계를 테마로 온라인 북토크를 하다

강병인작가의 저서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을 글씨로 보다〈나의 독립〉_강병인 지음/글꽃/2021

미래그림책142〈한글꽃이 피었습니다〉_강병인 글.글씨/미래아이/2018

강병인의 캘리그래피 이야기〈글씨 하나 피었네〉_강병인 지음/글꽃/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