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치알디니교수의 명저에서 소통비용을 줄이는 스킬을 익힙니다. 일하는 직장인 시각과,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 또는 리더 시각에서 소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과학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모든 조직에서 소통비용이 폭증하는 원인은 정보공유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유가 누락되거나 지연되면서 발생합니다. 또 다른 요인은 상사의 지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실행해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요약하면 아래사람측면에서 상사에게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거나, 상사의 의견을 묻고 확인하는 프로세스는 어떡하든 미루려는 경향성을 띱니다.

이에 비해 상사의 지시나 요청을 받으면 맥락을 살피고, 이해가 안될 경우 재차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지 않고 그냥 실행하려는 경향성을 띱니다.

정보공유와 보고지연 경향을 설명하는 이론은 미루는 습관 연구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괜찮겠지’라는 심리와 좀 더 완벽하게 파악하고 정리정돈해서 보고해야지 하는 완벽주의 추구 심리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상사의 지시를 액면 그대로 실행하려는 속성은 치알디니는 고정행동 패턴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합니다.

고정행동패턴은 복잡한 사회에서 많은 정보를 해석하고 판달할 수 있는 인지 대역폭이 제안적이기에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성과 경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권위에 눌려 아무말도 못하거나, 지시 사항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권위에 묻어가려는 고정행동 패턴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Part I_설득의 무기편

1.가격을 올리니 완판되다

제품 구매차 다른 도시로 출장을 떠나기 전날 밤, 친구는 부아가 치민 나머지 매니저 앞으로 메모 한 장을 휘갈겨 썼다. ‘진열된 물건을 전부 원래 가격의 1/2로 판매할 것!’ 손해를 보더라도 그 불쾌한 재고를 얼른 처분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며칠 후 출장에서 돌아온 친구는 터키석 장신구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진열장을 보고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이내 자신이 ‘1/2’이라고 흘려 쓴 글씨를 매니저가 ‘2’로 착각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진열장 속의 모든 제품이 원래 가격의 두 배로 팔린 것이다! 2.어미 칠면조의 고정패턴 행동

‘동물행동학(자연 상태인 동물의 서식지에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의 칠면조 연구에 따르면 어미 칠면조의 모든 양육 행동이 새끼 칠면조가 내는 ‘칩칩’ 소리로 촉발된다는 사실이다. 새끼가 ‘칩칩’ 소리를 내면 어미는 새끼를 보살핀다. 새끼가 ‘칩칩’ 소리를 내지 않으면, 어미는 새끼를 무시하거나 죽이는 경우도 있다. 박제 족제비를 실에 매달아 어미 칠면조 앞으로 끌고 가자 어미 칠면조의 난폭한 공격이 즉시 이어졌다. 그러나 박제 족제비 배 속에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가 나는 작은 녹음기를 넣자 어미 칠면조는 족제비를 품에 안기까지 했다.

‘고정행동 패턴(fixed-action patterns)’이라 불리는 이 행동의 특성은 항상 동일한 방식과 순서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버튼을 누르면 적절한 기록 장치가 작동하고, 기록 장치가 작동하면 일련의 표준 행동이 뒤따른다.

3.동물 고정행동 패턴 역할

동물의 자동적인 고정행동 패턴은 거의 완벽하게 제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건강하고 정상적인 새끼 칠면조만이 그 특유의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어미 칠면조가 정상적인 ‘칩칩’ 소리에만 모성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평범한 어미 칠면조는 그 자극 하나에만 반응을 보여도 대부분의 경우 올바른 대처가 가능하다. 어미 칠면조의 자동적인 반응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은 짓궂은 과학자가 개입해 상황을 조작했을 때뿐이다.

4.인간의 고정행동 패턴

우리 인간에게도 나름대로 프로그램된 기록 장치가 있다. 이 기록 장치는 보통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유발 요인이 엉뚱한 순간에 기록 장치를 작동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경우도 간혹 있다. 널리 알려진 인간 행동의 원칙 중 한 가지는,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 이유를 밝히면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이유가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랭거는 도서관 복사기 앞에 줄을 서 있는 학생들에게 “실례합니다. 제가 서류 다섯 장이 있는데, 복사기를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지금 제가 몹시 바빠서요”라는 작은 호의를 청하는 실험에서 이러한 사실을 입증했다. 이유를 덧붙인 이런 부탁은 거의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요청받은 사람들 중 94퍼센트가 순서를 양보한 것이다.

5.누르면 작동하는 반응 양보를 요청하는 이유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경우라도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는 랭거의 피험자들로부터 자동적인 승낙을 유발했다. 누르면, 작동하는 것이다. 점원의 실수로 원래 가격의 두 배로 판다는 가격표가 붙자마자 터키석 장신구에 우르르 몰려든 상점 고객들의 기이한 행태를 생각해보자. ‘누르면, 작동하는’ 반응이 아니고서는 그들의 행동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휴가 목적의 부유한 여행객들이었기 때문에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원칙, 즉 고정관념을 구매 지침으로 삼았던 것이다. 7.지름길 찾는 심리,자동반응

현재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지름길이 필요하다. 단 하루라도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건, 상황의 모든 측면을 전부 인식하고 철저히 분석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만한 시간도, 에너지도, 능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고정관념이나 경험 법칙 등을 사용해 몇 가지 핵심적인 특징으로 대상을 분류하고, 이러한 특징들이 나타날 때에는 특별한 사고 과정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의 주장을 스스로 검토한 후 납득하는(또는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과는 상관없이 ‘전문가’라는 지위에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특정 상황에서 주어진 하나의 정보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이런 경향이 바로 ‘누르면, 작동하는’ 방식의 자동반응이다.

8.통제반응

자동반응에 비해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한 후 반응하는 경향은 ‘통제반응(controlled responding)’이라고 말할 수 있다.‘누르면, 작동하는’ 위험천만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은 설치해놓는다고 볼 수 있다. 자신과 관련 있는 중요한 주제에 관해서는 고려해봐야 할 여러 정보 중 한 가지 유발 요인에 자동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럴 만한 ‘의지와 능력’이 있을 때에만 심사숙고를 거친 통제반응을 보인다던 말을 기억하라. 요즘처럼 빠르고 복잡한 사회에서는 자신과 관련 있는 중요한 주제조차도 심사숙고해 결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9.전문가 통해 내 판단 비용 줄이려는 행동 8.1 ‘캡티니티스(Captainitis)현상.

캡티니티스는 항공기 안에서 부기장이 기장 Captain의 권위에 짓눌려 제 역할을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 연방항공국사고 조사단에 따르면, 많은 항공기 추락 사고는 기장의 실수에 대해 승무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승무원들이 ‘전문가의 말은 진실’이라는 지름길 원칙만 고집한 탓에 기장의 치명적인 실수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한 것이다. 8.2 전설적인 명 비행사 엔트사례

2차대선대 미 공군 명 조종사 우잘 엔트가 신참 부조종사와 비행에 나섰다. 엔트가 이륙 도중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박자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렸다. 부조종사는 엔트의 고갯짓을 바퀴를 집어넣으라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이륙 속도에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랜딩 기어를 들어올렸다. 비행기는 즉시 활주로와 동체 충돌하고 말았다.

사고조사과정에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 왜 랜딩 기어를 올렸는가?”라는 질문에, 부조종사는 “장교님이 그렇게 명령하신 줄 알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지름길이 필요한 미궁 같은 현대인의 삶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0.자동반응을 활용한 부당이익 동물들의 반응은 대체로 본능에서 비롯되지만, 인간의 자동화된 행동의 기록 장치는 대개 학습을 통해 습득한 심리 원칙이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다르다. 그 위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이 중에는 인간의 행동을 조종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는 원칙들이 있다. 다만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원칙들에 복종해왔고, 자라면서 계속해서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위력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갈 뿐이다. 10.1 부동산 중개업계의 대조기법

내가 제일 먼저 간파한 사실은 필이 새로운 고객들에게 매물을 보여줄 때 반드시 형편없는 매물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왜 그런지 물어보자, 필이 웃으며 설명해주었다. 필은 그런 형편없는 매물들을 일종의 ‘밑밥’이라고 불렀다. 회사의 매물 목록에는 낡은 주택이 항상 한두 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집들은 고객에게 판매할 목적이 아니라 진짜 판매할 집들과 대조 효과를 만들기 위해 보여줄 목적으로 보유한 상품이었다. 모든 영업사원이 이 밑밥 매물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필은 반드시 사용했다. 10.2 자동차 판매업계의 영업기법 판매상들이 자동차 본체 가격을 먼저 제시해 협상하고, 구매를 결심하면 유리 썬팅이나 타이어 업그레이드, 각종 액세서리 장착 등을 위한 추가 비용을 제시한다.

각종 옵션들을 하나씩 따로따로 제시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적은 비용을 이미 결정된 자동차 본체 가격과 비교해 더욱 하찮아 보이게끔 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구매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저런 사소한 옵션들을 추가하다 보면 예산에 맞춰 계약해놓은 최종 구매 가격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부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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