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로스 다우서트 칼럼니스트는 23년 12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습니다. 다우서트는 당시 한국의 출산율이 0.7로 떨어진 통계를 보고 14세기 유럽 흑사병 당시 인구 감소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한국소멸론을 제기하였습니다.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저자인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이런 비관론과 인구가 줄어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별다른 근거 없이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교수는 인구 감소의 규모 자체보다는 속도와 구조변화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즉, 단순히 인구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서 대한민국 사회가 망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감소 속도가 빨라서 인구 구성 구조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방대하고 치밀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또 책은 단순한 인구 규모 변화를 넘어 인구 구조의 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연령 구조 변화와 함께 학력 구조 변화까지 분석해 이것이 노동 시장, 의료 및 돌봄 서비스 수요, 나아가 국민 건강 지표 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제시합니다.

남성 노동인구의 공백을 여성과 장년층이 메운다면 편을 골라 요약했습니다.

1. 장래의 노동력 변화 전망

장래의 노동력 변화를 전망할 때는 기준 시점(2022년)의 성별·연령별·교육수준별 경제활동참가율과 노동생산성(시간당 임금)이 앞으로도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향후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성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변화할지를 미리 알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관찰된 최근 추세와 한국이 참고할 수 있는 다른 국가의 사례에 기초해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2.여성과 장년(55~ 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

국가 간에 큰 편차를 보이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상당한 폭으로 변동한 사례가 관찰된다. 한국 역시 여성과 장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앞으로 더 높아질 여지가 있고 최근 상승 추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 인구집단의 경제활동 변화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2.1일본에 비해 낮은 참가율

한국을 포함한 OECD 7개국(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의 25~ 54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의 장기 변화를 보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같은 북서부 유럽 국가들에 비해 20~30%p나 낮고, 이웃 국가인 일본에 비해서도 줄곧 10%p 낮게 유지되었다

2.2 더 높아질 가능성

한국이 장차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국가들의 경험을 따라가리란 보장은 없지만, 지난 40년간 추세와 여성 고용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3.한국의 장년층 남성 경제활동참가율

OECD 7개국에서 55~ 64세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변화 추이를 보면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비교적 유사한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는 근래 장년 남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추이가 나타났지만, 한국의 장년 남성 경제활동참가율은 1998년 외환위기 직후 크게 낮아졌다가 최근 겨우 과거 수준을 회복하였다. 따라서 장년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질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4.한국의 장년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청년여성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조기퇴직 경향이 강했던 영국과 독일 같은 국가들이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보다 낮은 참가율을 보였으나, 현재는 모두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일본 장년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한국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러한 사정은 역설적으로 한국 장년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앞으로 더 높아질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5.일본은 한국 미래 기준점

여러 가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한국은 노동시장과 관련된 제도, 정책, 문화 등에서 유사한 면이 많다. 여성과 장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 추이를 보더라도, 한국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본을 뒤따르는 경향이 관찰된다.

5.1일본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특히 2000년경 이후에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이 현상의 원인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보육비 지원, 돌봄시설 공급 확대 같은 일련의 공공정책이 여성 고용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예컨대 한 연구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증가의 5~11%가 보육시설에 대한 접근성 개선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5.2 파트타임으로 재고용

많은 일본 여성들은 여전히 출산과 육아를 위해 노동시장을 떠났다가 육아 부담이 줄어드는 시기에 파트타임으로 재고용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직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으로 일하는 여성의 비중이 높고, 정규직이어도 남성과 비교할 때 더 주변적인 업무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6.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현재의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면 노동인구가 얼마나 늘어날까?

앞으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현재의 일본 수준으로만 높아져도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상당한 폭으로 늘어나리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현재 한국에서 경력 단절 현상이 심각한 30대 후반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7.장년층 경제활동의 미래 전망

일본의 과거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0년 전부터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고령자의 고용 연장을 일본은 이미 30년 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일본 장년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0년경부터, 일본 장년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경부터 빠르게 증가하였다.

7.1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 한국도 2000년경부터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고 있다.

60세로 정년이 연장되기 전에 이미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현상은 주로 고령층의 생계형 노동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즉, 전통적인 노후 부양 제도의 쇠퇴, 공적연금의 미성숙과 지나치게 낮은 급여액,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 증가, 자녀의 늦은 취업 등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그만두기 어려워졌다.

8.65세까지 정년 연장방안

2033년까지 65세로 높아지는 연금 수급 나이에 맞추어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주된 일자리를 떠난 고령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정책적 변화 추이를 보건대, 일본의 경험처럼 앞으로 55~64세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9.한국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장차 현재의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면 인구변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완화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50대 후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일본의 5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에 비해 약 10%p나 낮다. 남성도 사정은 비슷하다.

10.장년 노동력 규모증가 예상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는 한국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약간 더 낮지만, 55~64세 장년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60대 초반의 경우, 한국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일본 남성에 비해 약 10%p나 낮다. 이러한 차이를 좁히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한국의 노동력 규모는 상당한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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