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줄서평]팀 마샬의 ‘지리의 힘2’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왜 침공했고, 무엇을 얻으려고 하나?

이 질문에 역사 정치 경제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답할 수 있다. ‘지리의 힘’저자 팀 마샬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지정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러시아 입장에서 ‘신이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쳤다면’ 프랑스와 독일의 러시아 침공이 억제됐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고 나토의 일원이 되면 러시아의 앞마당을 적대 세력에 내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류역사에서 모든 전쟁은 구체적인 이익에 의해 촉발되었다. 구체적인 이익의 핵심에는 잠재적 위협 제거와 교역망의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즉, 기득권을 적극적으로 지키려고 하거나 더 많은 이익 창출을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다.

팀 마샬은 ‘지리의 힘’을 통해 제국의 탄생과 지역 분쟁의 구조와 작동 메카니즘을 지리적 특성을 통해 명쾌하게 설파하였다. ‘지리의 힘2’는 오스트레일리아,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스, 터키, 사헬 등 새로운 지역을 다뤘다. 특히 저궤도, 달 등 우주 공간까지 포함해 지정학적 연구 대상을 확장했다.

10줄요약_오스트레일리아, 지리적 위치와 면적이 강점이자 약점이 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아무데도 아닌 곳의 한복판에 있다가, 매우 중요한 어딘가가 되더니, 이제는 중심 무대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오스트레일리아의 지정학적 조건

세계에서 6번째로 국토가 넓은 나라다. 사막부터 열대우림 눈덮힌 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와 지형을 보여준다. 국토 70%는 아웃백(outback)이라고 알려진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다.

처음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주한 유럽인들은 해안쪽에 모였는데 동부해안의 중간 지점인 브리즈먼에서 시작해 초승달 형태를 띠고 있다. 시드니, 캔버라, 멜버른을 거쳐 애들레이드로 내려가면서 해안을 빙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2.해상 방위의 중요성

나라의 면적과 위치는 강점이자 약점이 된다. 외부의 침략에는 안전했지만 정치적 발전은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장거리 교역망이 필요하고 해상항로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해군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방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외교 정책 국방 문제에 이르렀을 때 이 나라의 출발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된다. 지리적 조건의 제약을 받는 것이다.

3.봉쇄와 차단의 위험에 노출된 지정학적 조건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리적 조건은 침공하기 어렵게 만든다. 적이 북쪽에서 상륙해도 전체를 장악하기 어렵고, 3천2백킬로미터 떨어진 시드니까지 쳐들어가기도 어렵다.

그런데 봉쇄와 차단에 속수무책이 될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수출입 상품들이 북쪽의 해협을 드나들고 있어 말라카, 순다, 롬복해협을 봉쇄해 버릴 수 있다. 말라카 해협은 인도양에서 태평양으로 가는 최단거리 노선이다. 이 해협이 봉쇄된다면 오스트레일리아는 순식간에 에너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방위전략은 북쪽 해협 봉쇄에 대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유수송선을 호위할 용도로 전함 잠수함 원거리 해상 초계기를 확보해두고 있다.

4.미국 중심의 우방 전략

오스트레일리아는 해군력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것 못지 않게 동맹을 신중하게 고르는 등 외교력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나라 정부는 누가 해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가에 늘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2차 대전은 영국간 군사 관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발발한 것을 기점으로 미국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1943년 15만명의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에 배치되었고, 시드니와 퍼스에 미군함이 정박하기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군사력 일부는 제공하고 미 해군은 국제 해상 항로를 열어두게 하면서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다. 그 대가로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전 이라크 전쟁에 자국의 부대를 파견하였다.

미국은 다윈항에 기지를 설치하고 2천5백명의 해병대를 주둔시켜 오스트레일리아를 수호할 의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5.중국의 부상

오스트레일리아에게 딜레마다 생겼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북쪽에 위치한 중국이 부상한 것이다. 중국 관광객 140만명이 방문하고 해외 유학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농산품의 3분1을 사들이고 있다. 철광석, 천연가스, 석탄, 금 등 천영자원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의 큰 관심사는 영유권주장과 영향력 확장이어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이해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6.중국의 남진 전략

중국은 남중국해의 80%가 지리적 역사적으로 자국에 속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1천6백여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바위들에게 시멘트를 쏟아붓고 섬(인공섬)이라 부르며 그 위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레이더와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

중국은 파푸아뉴기니의 다루섬에 대규모 어업단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향후 중군 군함용 항만이 건설될 수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입장에서 언제가 중국의 GDP와 군사비가 미국을 넘어서게 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중국의 이런 남중국해 군사행보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이 일본부터 필리핀까지 내려가는 제1열도선 밖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가)인도네시아 남부와 필리핀까지 포함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이 범위안에 반다해와 파푸아 뉴기니 해안까지 포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중국의 남태평양 전략

남태평양을 둘러싼 싸움도 시작되었다. 바누아투, 피지 등 태평양에 있는 여러 섬을 대상으로 중국과 원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코로나19사태가 터지자 지원물자를 실은 항공기를 바누아투에 재빨리 보냈다.

중국의 기술력과 힘은 오스트레일리아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 탄도 미사일의 사정거리 또한 오스트레일리아를 에워싼 바다조차 소용없게 만들어버렸다. 사이버 무기를 갖고 있다면 주요 기반 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 전 세계 어느 나라치고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을 나라가 없을 것이다.

8.중국 견제

오스트레일리아는 화웨이를 퇴출시키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19 발원지 조사에 전 세계가 참여해주기를 요청했는데 중국은 이를 중국에 대한 공격으로 보았다.이에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산 소고기 라벨을 문제삼으며 유통과 수입을 금지했다. 보리와 철광석을 걸고 넘어졌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사이버 공격을 받고 배후로 중국을 의심하고 있다.

9.미일 동맹 강화 전략

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과 합동훈련 상호군사 방문 등 군사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쿼드는 동맹국 체제라기 보다 미국 인도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 나라 해군이 태평양에서 협력하는 전략적 협의체라는 측면이 강하다. 늘 해상항로를 열어두고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데 힘을 합치는 것을 지향한다.

뉴질랜드, 한국 베트남가지 포괄해서 쿼드 플러스라는 구상까지 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의 지리적 인접성때문에 조심스럽게 두드려 보고 있는 입장이다.

10.인도-태평양을 하나로 보는 새로운 시각

인도-태평양을 아프리카 동부해안부터 미국 서부해안까지 뻗어 있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구식으로 여겨졌던 이 관점이 세상이 변하면서 다시 뜨고 있다.

서쪽으로 인도양을, 동쪽으로 태평양을 두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는 북쪽으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세력을 두고 있다. 베이징과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가고, 미국과는 방위를 비롯한 여러 고리를 유지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