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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화_하이데거,제자들 그리고 나치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는 우상화된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의 인간적 모습을 드러낸 북토크였습니다. 그들의 철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심리적 분석까지 합니다.

20세기 위대한 철학자 하이데거. 그는 부인할 수 없는 나치주의자였습니다. 뿐만아니라 그는 가스라이팅을 하는 심리적 지배자이기도 했습니다. 연인이었던 한나아렌트도 철학적 심리적으로 그를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한나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히이만’은 나치주의에 대한 비판이자 변호라고. 아렌트는 아히이만은 관료제 시스템 속에서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는 보통사람이라고 합니다. 그의 드러난 많은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나치즘은 과학기술과 관료제의 문제로 환원되어버리게 됩니다.

하이데거를 전공한 서영화역자는 이책의 저자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다른 측면을 보고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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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줄 서평] 1780년, 열하로 간 정조의 사신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한국인에게 죽기전에 읽어야 할 고전 목록중의 하나입니다. 대부분 청소년 시절 교과서를 통해 열하일기 일부분을 접합니다.

또 조선사를 배울 때 영정조시절 실용주의 학문 조류와 관련해 열하일기를 또 접합니다.

책 이름이 친숙합니다. 또 당시 조선 사회가 바깥세상 신 문물에 눈을 뜨는 혁신성을 상징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인은 열하일기에 대해 막연한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하일기를 제대로 읽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실제 두꺼운 책을 들면 끝까지 재미있게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범진 서울대 교수가 새 책(1780년 열하로 간 정조의 사신들)은 열하일기를 읽는 자신만의 독해법을 제시합니다. 구교수는 크게 조선과 청나라간 관계가 1780년을 계기로 전환점을 돌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서 열하에서 가져온 불상 파동을 듭니다.

구범진교수는 중국의 청시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역사학자입니다. 그는 한국 사료를 넘어서 청나라 사료를 바탕으로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를 썼습니다.

10줄 요약

1.열하일기』는 또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학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국학 분야의 학자들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중국을 연구하는 외국 학자들도 『열하일기』에 주목한다. 중국사 연구자들에게 ‘1780년의 열하’는 당시 청의 황제였던 건륭제(乾隆帝)가 자신의 ‘칠순 잔치’를 벌인 때와 장소다.

열하는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는 지역으려 청나라 황제들이 여름을 보낸 궁전 ‘피서산장’이다. 현재 허베이의 청더 지역이다.

2.조선은 건국 이래 수백 년 동안 여진인들을 변방의 보잘것 없는 오랑캐라고만 여겼다. 그러나 병자호란에서 치욕적으로 패전함으로써 그들이 세운 청나라의 신하로 전락하였다. 그에 따라 병자호란 이전 명나라를 대국으로 섬겼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부터는 청나라를 대국으로 섬기며 때마다 사신을 파견하여 조공을 바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3.영조에 이어 왕위에 오른 정조는 1780년 청나라 건륭 황제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하(進賀) 특사를 파견한다. 조선에서는 병자호란 이후 150여 년 만에 일어난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청에 조공하는 여러 외국 가운데 1780년 열하의 칠순 잔치에 축하 사절을 보낸 나라는 조선이 유일했다.

4.청은 조선의 사신이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건륭이 칠순 잔치가 열리고 있는 열하로 그들을 직접 초대했다. 박명원 일행은 열하에서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환대를 받고 돌아왔다. 조선 조정이 사은사를 따로 파견해야만 한다고 판단할 정도로 융숭한 대접이었다.

5.박명원 일행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열하에서 받아 온 ‘금불(金佛)’ 때문에 그만 사달이 나고 말았다. 금불상은 열하에 머물던 티벳의 승려가 조선왕을 위해 준 선물이었다. 하지만 주자학 원리주의자가 주류였던 조선 지식계는 이를 두고 이단 문명의 유입이라고 박명원 일행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5.팔촌 형의 배려로 진하특사단에 합류했던 박지원의 입장에서도 사신 일행에 대한 봉불 혐의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며 마냥 나 몰라라 하고 침묵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 자신도 필경 당시 사행의 엄연한 일원이었으므로 봉불지사라는 오명과 완전히 무관할 수는 없는 처지였다.

6.구범진 교수는『열하일기』에는 조선의 사신이 불상을 선물로 받는 장면이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점을 주목하고, 공식 수행원 신분도 아니었던 박지원이 『열하일기』에 묘사된 장면들을 직접 목격했다기 보가 박명원의 전언에 기초한 것이라고 추론한다.

7. 박지원은 곤경에 처한 사신을 변호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독자가 이해하도록 이야기 소재를 취사 선택하고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순서를 의도적으로 배치·구성했다는 것이 구 교수의 합리적인 추론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열하일기』가 불상을 받들고 온 ‘사신을 위한 변호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8.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박명원이 불상을 받아 조선으로 가져온 것은 청 조정의 예상치 못한 환대와 후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상황 논리를 전개한다.

9.불상 파동 외에 다른 관점에서 1780년 열하는 조선과 청의 관계에서 변곡점이었다. 780년대 초 청의 조선 사신 접대에 일어난 변화는 정조와 건륭이 성의와 은혜를 주고받는 우호 행위를 상승적으로 반복한 결과로 나타난 양국 관계의 증진 또는 격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10.1780년 이후 청에 다녀온 조선 사신 일행의 경험과 견문은 양으로 보나 질로 보나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해졌다. 그 변화가 다시 사행 참가자와 조선 조정의 청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끼쳤음은 불문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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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_막의 미학과 정체성

조병수 건축가는 한국건축의 정체성을 전세계를 향해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그는 한국 건축을 ‘막(mahk)’으로 풀어냅니다. 막걸리, 막국수, 막사발… 혹은 어떤 일을 큰 노력 없이 하는 행위, 혹은 미니멀리즘의 정수.. 이제 ‘막’은 하나의 사고방식이자 기질이 됩니다.

‘막’과 ‘건축’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기둥에 사용하는 것이나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깎지 않고 지형에 건물을 맞추는 모습을 통해 한국 건축에서 ‘막’의 미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막’은 자로재듯이 균형을 맞추는 서구나 일본의 ‘완벽주의’와 결이 다릅니다. 경제학적으로 말한다면 100% 완벽주의가 지불해야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는 삷의 태도일수도 있습니다.

한국건축의 자연스런 여유와 조병수 건축가의 막의 미학이 세계적으로 퍼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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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줄 서평] 김규봉·박광혁의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

힘든 시기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을 가는것은 언감생심, 외출조차 되도록 삼가야 할 때입니다. 사람을,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없으니, 자연히 지치고 피곤해집니다.

이럴 때 예술은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잘 쓰여진 시, 소설을 읽으면 머리 속에 상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귀가 즐거워집니다. 옛 화가들이 그린 그림 역시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줍니다.

힘든 시기, 늘 가지고 다니다 때때로 읽고 또 보면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힘을 주는 명화, 그 명화를 소개한 책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김규봉·박광혁 저, 푸른길)’입니다.

두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그림 속에서 자그마한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성공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자그마한 위안 정도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놀라운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친절하고 부드럽게, 다양한 명화를 컬러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명화의 시대 배경과 뒷 이야기, 화가들의 이모저모를 몰입해 읽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마지막 장이 나옵니다. 머리 속에는 명화의 감동과 재미있는 지식이 남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방역에 헌신하는 의료진과 아픔을 나눠 갖는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까지 보냅니다.

신간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을 10줄로 요약해봅니다.

1. 코로나19 팬데믹, 현장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분들을 위해 도나 마리아 켈리 작가의 2020년 작품 ‘내 여동생’을 권합니다. 하루빨리 이들처럼 활짝 웃게 되기를 바랍니다.

2. 21세기 초반 현대 화가들은 우리의 후배를 위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더듬고 새 전장을 가로지르는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요?

3. 그림은 예술 부문뿐 아니라 해부학, 법의학과 정신의학 등 여러 의료 부문에 선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4. 동서양을 융합한 상징주의 대가 투롭,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의 강렬한 시선이 좋습니다.

5. 화려함과 쓸쓸함, 연심과 결혼 등 그림에서 엿볼 수 있는 숱한 사랑의 희극과 비극들.

6. 신화와 설화를 그린 그림들은 수십,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지혜를 줍니다.

7. 지혜로운 화가들은 때로 한 국가, 역사와 사상의 상징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8. 시대를 담아온 종군 사진기자 이전에, 역사의 증인 역할을 한 종군 화가들이 있었습니다.

9. 화가들이 늘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것은 아닙니다. 멸시와 혐오의 시선이 때로는 그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10. 이 책을 읽고,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작품을 접하고 작은 위안을 받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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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서평단] 라이언 홀리데이의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서평단 1기 서유경님 작성 

창작의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흔히 ‘재능(talent)’과 ‘운(fortune)’이 핵심이라고 여긴다. 물론 극히 드문 사례로 재능과 운이 합쳐지면 슈퍼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크리에이터(창작자,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자기만의 길을 갈고 닦으면서도 가능한 오래도록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이 무엇을 목표로 하며 어떻게 창작하여 이름을 알리며, 어떠한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형성할 것이며, 작품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통해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할 것이며, 설령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창작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는 저서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Perennial Seller)’에서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 중에서도, 이제 시작하는 경우라면 무엇부터 해야 할 것인지 몰라서 막막해할 것이고, 현재 진행형이라면 지긋지긋한 창작의 고통에 괴로워할 것이며, 실패한 경우라면 좌절감에 빠져 있을 것이며, 성공했다면 그 다음 창작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 입장은 다를 수 있으나, 그 어떠한 창작의 순간도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으로 이어져 있다.

이 책에서는 창작의 각 단계 별로 크리에이터가 수행하여야 하는 일을 지침으로 제시하며, 그에 맞는 성공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유명한 크리에이터에게도 지난 과거에 특정한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자못 놀랍게 여겨지기도 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한 노하우에 대해 찬사를 보내어 주고 싶기도 하다.

이 책이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여 쓰여진 책이기에, 구체적인 이슈가 다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충분히 유의미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으며, 오늘날 좋은 작품은 세계적으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작품을 사랑하는 애호가, 콜렉터, 관람객, 관련 비즈니스 종사자, 법조계 내지 정책가 등을 위한 직접적인 내용은 없다. 읽다 보면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는 탁월해 보이는 마케팅 방법이 법조계 종사자가 볼 때는 만류하고 싶은 방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터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폭넓게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크리에이터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의 작품을 사랑하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으며, 나아가 크리에이터와 그 작품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줄 서평

첫 번째,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은 지금 바로 창작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자는 지금 바로 창작을 하라고 권할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가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의뢰를 하고 나서야 창작을 할 참이냐고 지적할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 지망생이거나 실패한 크리에이터라면 이미 만들어진 것에 대한 꿈이 아니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자. 창작의 경험이 있는 작가라면 과거의 작품이 절대로 현재 또는 미래의 작품을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하자.

두 번째,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바로 작품으로 옮겨라.

크리에이터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창작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흥미롭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창작적 표현이 없는 이상 현실적으로 작품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 참고로 저작권법은 ‘아이디어와 표현 이분법(Idea-expression Dichotomy)’을 기본 원리로 채택한다. 아무리 위대한 작품을 위한 아이디어라도 아이디어 그 자체는 보호하지 않으며, 최소한의 창작적 표현이 있어야 보호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 완벽한 첫 작품이란 없다.

헤밍웨이는 “어떤 작품이든 간에 첫 번째 초고는 똥과 같다.”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결점이 없는 초안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초안에 대해 실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초안을 만들어냈으면 그때부터는 다듬고 수정하는 작업으로 이어가야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평을 받아도 좋고, 편집을 맡겨도 좋다. 분명한 것은 그 초안이 씨앗이 되어 어떻게 발전되어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창작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고, 설사 혹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듬고 수정하자. 창작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기적 연재물의 첫 화를 한 번 떠올려보고, 최근의 화와 비교해보자. 분명한 것은 창작-수정-공개를 반복해가면서 더 나아질 수 있다.

네 번째,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대상을 소재로 하라.

당연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에 포함된 의미를 짚어보자. 창작의 과정은 매우 지리멸렬하다. 햇빛을 보지 못한 상태로 작업실 스탠드에서 원고를 붙잡아야 할 수도 있고,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몇 년에 걸쳐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창작이란 결국 창작자의 인생을 희생하여 의미를 표현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올바르게 노력하고 헌신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 숱한 장애물에 부딪히면서도 강인한 내적 동기에 의해 스스로를 움직여갈 수 있는 대상에 의해 고통이 희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두려움과 불안함은 더 높은 수준의 창작을 위한 원동력이다.

작품을 내놓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불안함을 가져도 괜찮다. 그러한 마음은 자신의 작품을 한 번 더 개선해보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변수가 없이 예측한 대로만 된다면 두려울 것이 없으니 자신감이 넘칠 것이다. 그러나 창작의 과정은 늘 불확실하며 자신의 마음가짐이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한 불확실성이 바로 미지의 작품을 탄생하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것과는 다른 변화를 창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두려움과 불안함에서 태동하는 것이라고 인정하며, 더 나은 작품을 만들게 하기 위한 에너지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여섯 번째, 누가 내 첫 작품을 구매할 것인지 상상해보자.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깎고 다듬어진 보석으로서의 다이아몬드를 구매한다. 다이아몬드 원석도 가치가 있겠지만, 저자는 그 원석을 구매하여 깎고 다듬어내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판매되는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라면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소비할 것인지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작가라면 누가 책의 초판 1,000권을 구매할 것인지, 화가라면 자신의 첫 갤러리가 어디가 될 것인지, 퍼포먼스(공연)를 하는 경우 누가 처음으로 공연을 예매할 것인지에 대해 탐색을 해보는 것이 좋다.

일곱 번째, 작가로서의 이름과 작품이 알려지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창작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름과 작품의 존재에 대해 알릴 것인지 모색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진짜로 가진 문제는 바로 ‘무명(無名)’이기 때문이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마케팅 예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하여 러시아 등 국가의 토렌트 사이트에 자신의 책을 자발적으로 올려놓아서 불법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는데, 저자는 작가 자신과 작품에 대해 알리는 것이 저작권 침해 문제보다 더 시급했던 것이라고 평가한다. 불법 영역을 논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지만, 핵심은 작가로서는 작품이 알려져야 다음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여덟 번째, 자신만의 유통 경로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만약 기존의 출판사, 갤러리, 공연장 등의 유통 경로를 찾기 어렵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아무것도 없더라도 이메일 주소록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작품을 홍보할 수 있다. 첫 1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명함을 건네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언제 어디에서든 가능한 일이다. 네트워크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작가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그 사람에게 부탁하기 ‘전(前)’이라고 한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먼저 베풀고 도우며 편안한 관계를 맺으며, 그러한 관계가 훗날의 자신만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점을 기대해보자.

아홉 번째, 크리에이터는 작품 그 자체로서 돈을 벌지 않는다.

저자는 크리에이터가 벌어들일 수 있는 진짜 수익은 작품 자체의 매출에 있지 않으며, 잠재적 비즈니스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가령, 작가들의 경우 연설, 강의, 컨설팅 등의 기회가, 미술계의 경우 굿즈(goods) 판매 또는 브랜드와 협업 기회가 각각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첫 작품을 내고 이름을 알린 후에는 관련 업계로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 좋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작품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크리에이터는 작품으로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매개체로 하여 구축된 네트워크와 다양한 기회들 속에서 돈을 벌게 된다.

열 번째,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위하여

린디 효과(Lindy Effect)라는 말이 있다. 클래식 음악처럼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 가치가 퇴색이 되지 않고 유지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로 정상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 창작의 세계에서는 어제의 작품이 오늘의 작품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작의 끝은 또 다른 창작이다. 그러나 창작의 모든 순간이 좋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이 지속 가능하도록 템포를 느끼는 것이 좋다. 궂은 날씨에 굳이 밖에 나가서 활동할 것 없이 뜨거운 차 한잔에 몸을 녹일 수 있는 것처럼, 시기에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야 한다. 또한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명성을 만들어주고 작품의 가치를 높여준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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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서평단]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

서평단1기 최성연님 작성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다룬 기록이다. 그렇다면 사회는 무엇인가? 같은 무리끼리 모여 이루는 집단이라고 명시돼있다. 미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져서 함께 보낸 시간의 기록에 불과할 수 있는 ‘역사’라는 것이,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내 인생을 기록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훌륭한 답을 주고 있다.

아무리 해봐도 안되는 것 같을 때. 끝없는 무력감이 날 지배할 때. 아무것도 해낼 힘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저마다의 방법이 있겠지만 저자는 그 해답을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갑신정변과 동학농민운동을 떠올려보자. 엘리트 청년들과 농민들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공통점이 무엇일까? ‘신분제 철폐’를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 신분에 따른 차별을 겪으며 살고 있는가?

역사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희망’이다. 아무런 근거 없이 좀 더 해보자고, 무작정 좀 더 살아보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실체가 있는 희망을 근거 삼아, 세상도 변하는데 내 인생이라고 변하지 않겠느냐는 확실한 메세지를 저자는 전하고 있다.

‘나는 일개 소시민에 불과한데 무슨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라고 비관 할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절대 혼자 살 수 없다. 스치듯 지난 인연일지라도 반드시 사람을 만나 가며 살아간다. 그 사람에게 작든 크든 영향을 끼치게 되어있고, 영향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타인을 만나 영향을 끼치며, 그렇게 연결된 타인 100명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한 작은 인간의 선택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사회가 또 다시 그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좋아 보이니까 따라가거나 휘둘릴 수도 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주변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 사람한텐 있는 게 내게는 없다며 타인과 비교를 할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비교는 오직 나 자신과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보다 더 나은 내 모습을 위한 비교가 아니라면 하등 쓸모없다.

제목처럼 역사의 쓸모를 증명해주는 이 책은 내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줬다. 갈피를 못잡는 시기, 단조로움에 비롯된 권태, 지식 습득 등 그 어떤 계기가 되어도 좋으니 누구나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평소에 우리나라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더욱. 기대보다 더 큰 쓸모와 깨달음을 얻고 마음이 풍족해질 것이 틀림없다. 우연처럼 접하게 된 이 책이, 아니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나아가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라며.

10줄 서평

1. 우리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나와 타인의 관계,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2. 좋은 관계가 주변에 많을수록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3. 그래서 많은 사람이 타인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4. 역사는 흔한 오해와 달리 고리타분하거나 미련한 것이 아니다.

5. 다른 무엇보다 역사야말로 오늘 내가 잘 살기 위해 필요하다.

6. 역사는 나 자신을 공부하고, 나아가 타인을 공부하고, 그보다 더 나아가 세상을 공부하는 일이다.

7.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역사를 공부한 사람은,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 듯이 미래는 더 밝을 거라고 대답할 거다.

8. 또한 ‘나’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면 된다고도 답할 것이다.

9. 역사를 통해 혼란 속에서도 세상과 사람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10. 역사란, 이토록 쓸모있는 것이다.

Posted in지난행사

윤지호_’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

주식의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향한 기대와 하락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는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이 대답을 듣기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윤지호센터장은 칸트는 철학을 배운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철학’을 투자로 바꿔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 스로에게 해야하는 질문은 “당신은 투자의 시각에서 사고하는 법을 훈련하고 있는가?”

대중의 의견이나 평판에 흔들린다면 늘 불안한 투자일 것입니다. ‘주린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투자자로 성장하기 위한 사고방식을 전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겪은 주식시장의 축적된 데이터, 곧 욕망과 불안으로 얽힌 역사적 경험에 바탕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윤지호센터장의 투자의 관점과 철학은 역시 역사책방이란 공간에서 더 빛났습니다.

저자 소개

한화투자증권 투자 전략 팀장을 지냈고,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9년째 근무 중이다. 경제 분석에 기반한 톱다운 접근, 기업 분석에 근거한 보텀업 접근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신산업에서 경제(위)와 기업(아래)을 두루 살펴보는 미들아웃 접근을 선호한다. 리서치 기반 투자를 쉽고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유튜브 「이리온 스튜디오」는 그 발걸음 중 하나다. ‘좋은 주식은 좋은 기업과 좋은 주가의 만남’이라는 투자 철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오늘도 궁리 중이다.저서로는 <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 <코로나 투자 전쟁>, <실전에서 바로 통하는 최신 기술적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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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줄 서평]청 홍타이지와 중 시진핑

코로나 사태 발생 책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제기한 황화론은 21세기 국제 질서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무역분쟁, 코로나 책임론에 이어 무력충돌까지 배제할 수 없습니다. 패권은 공유할 수 있는 권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청 태종 홍타이지와 중국 시진핑 주석은 어떤 맥락을 공유할까요?

특히 덩샤오핑의 유산아래 공산주의와 시장 경제를 축으로 삼아 눈부시게 굴기한 중국이 왜 시진핑이라는 리더를 선택했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나아가 시진핑의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어떤 제국주의 상을 제시할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책방은 시진핑의 중국을 역사에서 배우기 위해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구범진) ‘오랑캐 홍타이지 천하를 얻다'(장한식) ‘거대한 코끼리,중국의 진실'(임영묵) 등 세 권을 텍스트로 삼았습니다.

세 권의 책은 각기 다른 소재와 시각을 담고 있지만 제국으로서 중국과 제국 리더십을 다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홍타이지가 청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병자호란를 직접 설계했고, 심지어 원정대를 직접 이끌고 조선을 침략했다. 병자호란은 홍타이지에 의한, 홍타이지를 위한 홍타이지의 전쟁이었다.(구범진)

2.조선의 인조와 서인 정권이 국제 정치 질서의 변화에 대한 무지로 인해 청을 자극하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 병자호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청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 정벌은 홍타이지의 정해진 목표였으며, 조선의 움직임을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구범진)

3.홍타이지는 만주보다 100배가 더 큰 명나라를 정복하고 대청제국을 건설한 것은 현대 중국의 대국 굴기와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다. 청이 최고 속도의 전쟁 수행능력을, 중국은 최고 속도의 생산 능력을 굴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장한식)

4.홍타이지는 1632년 남면독좌를 도입하면서 누르하치의 집단지도체제를 폐지했다. 시진핑은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정치적 라이벌들을 차근차근 솎아낸 시진핑은 마침내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하고 1인체제를 구축하였다. 이어서 임기제한 마저 철폐하면서 사실상 황위(皇位)에 올랐다. (장한식)

5. 21세기가 되자 덩샤오핑 체제(선부론, 집단지도체제, 도광양회)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이 서서히 드러났다. 시진핑은 덩샤오핑 체제가 만들어낸 엄청난 성공이 만들어낸 반대급부(정치적 자유에 대한 요구, 분배에 대한 요구, 단축 성장의 피로감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됐다.(임영묵)

6.시진핑은 중국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중국 패권을 위해 일대일로를 설계했다. 일대일로는 한계에 몰린 국영기업의 공급 과잉을 해결해줄 투자처를 찾기 위한 계획이었다. 또 지정학적 딜레마를 해결할 초거대 사업이자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소프트파워의 약세를 보완할 수 있는 묘수로 선택됐다.(임영묵)

7.’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른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이었다.’(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기존 강대국이 안정된 국제적 질서를 제공하면 그 우산 속에서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한다. 신흥국은 기존 패권국이 자국을 주저 앉힐 것으로 생각하고 국제질서에서 인정받고자 활동한다. 이 긴장이 폭발해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임영묵)

8.거대한 코끼리와 공존하는 법을 가장 먼저 깨우쳐야 할 주체는 바로 한국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거대한 코끼리인 중국을 각자의 시각에서 만져본 장님들의 활발한 대화다. 그래야만 집단사고의 함정을 피하고, 편견에서 자유로운 객관적인 모습의 중국을 재구성할 수 있다.(임영묵)

9.시진핑을 권력욕에 찌든 독재자로 묘사하는 것이나, 중국의 경제 팽창을 조롱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중국 시스템의 작동 기제와 동학이지, 감정적 조롱이 아니다.(임영묵)

10.병자호란으로부터 무려 4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우리는 참담한 패전과 치욕의 역사를 되새기며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에 대한 평가와 단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한 교훈 찾기에 주력하면서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맥락은 종종 무시된다.(구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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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Q 인터뷰] 임동민의 ‘앞으로 10년 세상을 바꿀 거대한 변화 7가지’

‘앞으로 10년 세상을 바꿀 거대한 변화 7가지’ 이 책은

코로나19 바이러스팬데믹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의 세계가 구조적으로 장기침체에 빠지고, 디지털 대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변화한 세계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다. 구조적 장기침체는 소득이 감소하고 성장 동력이 소실되는 사회다. 양극화가 일상화된 시대다. 사물간 디지털 연결이 일상화되면서 네트워킹이 삶의 필수 요건이 된 시대다.

저자는 팬데믹 이후의 변화상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제시한다. 개인이 급격한 변화의 흐름에서 불안을 잠재우고 경제적 실익을 놓치지 않을 방안을 이야기한다.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로서 15년간 수백 편의 보고서를 쓴 저자는 경제 지식과 통찰력을 책 한권에 담아냈다.

장기침체와 제로 금리 시대에 대비해 우량 기업과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주목할 것,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건강한 기업들을 고민할 것, 변화한 세계를 리드하는 잠재력 있는 똘똘한 기업들을 분석하는 혜안을 갖출 것 등이다. 책을 펼치면 섬세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접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세상을 바꿀 변화를 전망한 임동민 저자에게 다섯 가지 질문을 던졌다.

※더 많은 내용은 영상을 참조

1.팬데믹이 낳은 사회 변화를 첨예하게 예측하고, 예상되는 미래에 맞춰서 개인의 대비를 돕는 가이드라인 같은 책을 쓰신 듯 하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분들에게 이 책의 저술 동기를 설명해 달라.

-15년 동안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수 백 편의 보고서를 썼다.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미래에 대해 과감한, 자신 있는 진단과 전망을 할 수 있게 됐다. 책 한 권 분량은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단독 저자로 몇 차례 출간 제안을 사양했었지만 이번에는 도전하고 실행했다.

2.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투자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는 듯하다. 이 가운데 작가님은 장기침체와 제로 금리 시대를 대비해 우량 기업과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에 주목하라고 하셨다. 이유를 간략히 말씀해 주신다면?

-다가올 미래는 구조적 장기침체와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다. 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주체들은 우량한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고 우량한 국가가 발행한 증권인 국채와 최고 우량한 기업이 발행한 주식이 포트폴리오 구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3.ESG 투자도 화두다. 그렇지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기업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위대한 기업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은 전문가가 아닌 개인으로선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잠재력 있는 위대한 기업을 발굴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재무적 성과보다 우선되는 투자의 원칙이 ESG다. 재무적 성과가 높다고 해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원칙을 간과하는 기업은 리스크가 크다. 물론 기업의 ESG투자 행보에 대해 개인이 이를 면밀히 살펴보긴 어렵다. 다만 앞으로는 ESG 관련 요소들을 투자자들이 살필 수 있는 프레임워크와 필요한 솔루션들이 더 많아지게 될 것 같다. 제 책도 읽으시면 좋으실 것이다.

4.책 에서는 미래 금융의 변화상도 이야기하셨다. 테크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도입하는 빅테크 파이낸스는 미래 금융 판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밀레니얼-제트 이후의 세대는 전통 은행보다 먼저 접하는 것은 테크기업을 통한 금융 거래에다. 결국 테크가 금융을 도입하는 것이 미래 세대들에게 편의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들, 네이버 페이, 카카오 뱅크, 가상자산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테크 기업들이 금융을 다루게 될 것이다.

5.독자분들께 반드시 이 챕터(chapter)만은 읽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 책의 구매를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서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도 간략히 설명해달라.

-오직 한 부분만 꼽자면 마지막 에필로그에 마음이 간다. 이 책을 쓰면서 ‘직면한 현실이 어렵지만 희망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독자분들께 말하고 싶었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지만 준비하면 극복해나갈 수 있다. 가치있는 투자를 해 나가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 임동민은

고등학교에서 한계효용이론을 접한 이후 경제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경제를 분석하면서도 글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애널리스트를 선택했다. 지금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한다. 2006년부터 약 15년 동안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매일의 변화를 분석하고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왔다.

#5Q인터뷰 #임동민 #애널리스트 #앞으로10년세상을바꿀거대한변화 #넥스트노멀시대 #경제와금융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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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줄 서평] 이다혜의 ‘내일을 위한 내 일’

세상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변하는 세상에서는 파도를 잘 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파도를 잘 타려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레이더를 늘 켜고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각자의 필드에서, 세상을 향한 레이더를 적극적으로 작동시켜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한 ‘일 잘하는 여자’들을 조명했습니다.

저자가 인터뷰한 ‘일 잘하는 여자’들의 직업은 다양합니다.

저자는 식물세밀화가, 소설가, 경영자, 바리스타, 배구 선수, 영화감독, 고인류학자, 범죄심리학자로 자기 영역을 구축한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이들이 털어놓는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력을 다해 넘으면 넘을수록 더 높은 허들이 등장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노력한 만큼의 전진과 향상. 그리고 보람을 얻으며 한 뼘 더 나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내일을 위한 내일 10줄 요약

1.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즐기는 순간이 개봉부터 2-3개월 밖에 안 된다. 그런데 영화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은 2-3년이다. 그 긴 기간이 우리 인생이므로 과정이 즐겁고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결과는 반 이상은 운이어서 과정을 잘해 놓으면 잘한 것은 봐 줄 것이고, 아닌 것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질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3.창작하는 직업에는 ‘재능’이나 ‘천재’ 같은 말이 낭만적으로 따라붙는다. 흔히, 재능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남의 인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하지만 누구도 내 일에 확신을 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확신을 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이십 대 까지 제가 많이 흔들린 이유는 재능 때문이었어요. 저 자신을 모르겠어서 방황을 오래 했어요. 영화를 만들면서부터는 재능에 대한 생각을 안 하게 됐어요. 감독으로서의 자격은 작품마다 갱신되는 것 같아요. 재능이 뭔지 깊이 고민했지만 답은 찾지 못했어요”

4.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일단 작품을 발표할 수 있게 되고 책을 내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받으면 주류 평단에서는 작가가 지닌 장르적 색채를 그의 개성있는 작품 세계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5.글을 쓰는 사람이 모두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6.소설가의 즐거운 부분은 세계에 대해서 할 말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말을 했을 때 퍼져 나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점은 어렵다. 그것은 말하는 일, 쓰는 일의 앞뒷면이다. 큰 확성기는 아니지만 교장선생님 것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운동장에 퍼져 버리기 때문에 쓸모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7.30대까지만 해도 커리어를 가진 여성들은 자기 영역 안에서 교류하는 정도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나면 어느 분야든 남은 여성들을 만나게 된다.

“눈앞의 짐을 치우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쳐 멀리 가기는커녕 계속 우물물만 마시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넓은 바다에 나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8.나라는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고 포지셔닝하는 일은 어렵다.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것과 장래성이 있는 것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9.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무엇을 주고 싶은지 생각해본다. 첫 번째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고 두 번째는 기본기다.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고, 자기 의견을 쓰고 말하는 것. 좋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잘 지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10.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시작부터 재능이 있나,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에 매이기보다 고민을 그만두고 심드렁하게 계속하는 것이 그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던 비결이었다.

“오래하는 비밀은, 심드렁함이에요.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라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것에는 반대해요.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누구든지 잘할 수 있어요. 그보다는 하기 싫은 일도 심드렁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오래가고 생산적인 일을 하더라고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삶의 목표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