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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두렵지 않다”, 콧대 높은 소규모 빵집 ‘오월의 종’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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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월의 종 2호점(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229)

“패션파이브?! 무슨 옷 파는 데인가요?”

이태원에 있는 빵집 ‘오월의 종(Maybell Bakery)’ 대표 정웅씨(45)는 제과제빵업체 SPC그룹의 베이커리 카페 ‘패션5(passion 5)’가 가게 근처에 들어섰을 무렵, 누군가 그에게 걱정하듯 묻자 이렇게 말했다.

‘오월의 종’과 ‘패션5’ 숫자 5가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두 빵집은 다윗과 골리앗을 떠올리게 한다. 오월의 종은 49㎡(약 15평) 정도 크기의 소규모 빵집으로, 주로 바게트와 무화과빵 등 질감이 딱딱한 식사용 빵들을 판다. 반면 오월의 종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패션5는 매장 넓이가 660㎡(약 200평)에 이르는 대형 빵집이다. 가게 규모로 보나 빵의 종류로 보나 패션5가 훨씬 크고 다양하다. 하지만 정 씨는 “패션5가 뭔지 모를 만큼 신경도 안 썼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빵집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동종 업계 진출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 씨는 “제빵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자본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조건이 있는데 판매만 위주로 하기 보다는 좋은 빵과 훌륭한 제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게마다 빵 종류나 맛이 다르다. 내가 만드는 빵에만 최대한 집중하기 때문에 위기감이나 경쟁 심리는 없다”고 했다.

또 “30년 동안 빵집을 운영했던 사람이 파리바게트가 들어섰다고 매출이 줄고 문 닫는다면, 그건 프랜차이즈 빵집 때문이 아니라 개인이 노력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 “빵은 딸 같은 존재” 정웅 오월의 종 제빵사 겸 대표 인터뷰

– 가게 이름이 오월의 종이다. 무슨 의미인가ptyrgn8PksFkVA05yaKtyh1iOVuLiWNzEa6EdyEFEzmgY0PHRen6sXeugiFdZikmrc7Slg3IEyDw7y-WGokN4haRS1F3iWqIPdGgdj_uazv-mMLxvOE

▲“빵집하고는 상관없는 이름이다. 비지스의 노래 First Of May를 좋아한다. 5월(May)만 하기에는 뒤가 허전한 것 같아서 종을 붙였다.”

– 이태원에 가게 연 이유는

▲“원래 시멘트 회사를 다녔다가 서른이 넘어서야 제빵업에 뛰어들었다. 10년 전 경기도 일산에서 오월의 종과 비슷한 스타일로 빵집을 운영했다. 그 당시는 호밀빵 같은 식사 빵이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장사가 안됐다.

그런데 이태원은 외국인도 많고, 해외에서 거주해본 사람들도 많아서 빵에 대한 인식이 좀 다를 것 같아 이곳으로 왔다.”

– 일산에서 장사가 잘 안됐을 때 빵 종류나 맛을 바꿔볼 생각은 없었나

▲ “내가 호밀빵, 무화과빵 등 식사용 빵을 만들기 좋아해서 가게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 오월의 종에서 파는 빵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 빵에는 설탕, 버터, 계란, 우유가 안 들어간다. 그래서 발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호밀빵의 경우 천연 효모를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완성되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

1년에 한번 만드는 빵도 있다. 스톨렌이라는 독일 전통 빵인데 이건 12월 말에 반죽 재료를 럼주에 담아두고, 1년 동안 숙성 시켜 그 양 만큼만 만들어 판다.”

– 빵이 소진되면 문을 닫는다고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콧대가 높은 거다.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우리의 원칙이다. 내부적으로 우선순위가 있는데 1순위는 빵이다. 2순위는 만드는 사람, 죄송하게도 그 다음이 손님이다. 우리는 원하는 빵을 원하는 수량만 만든다. 잘 만들 수 있는 양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 “

– 1호점에 이어 올해 5월 2호점도 생겼다. 3호점 혹은 체인점으로 낼 생각도 있나

▲“그런 생각은 없다. 우리 빵 특유의 제조 과정 상 힘들고, 특히 내가 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게 좋다. 2호점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지만 1호점과 달리 주로 빵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공간이다.“

– 정 대표에게 빵은 어떤 의미인가

▲“손님들이 할인 안되냐고 할 때 ‘저는 빵을 제 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한다. 빵을 제조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빵은 나에게 딸 같은 존재다.”

– 앞으로 포부나 계획은

▲ “원대한 것은 없고 오래하고 싶다. 내 명함에는 사장이 아니라 ‘baker(제빵사)’라고 새겨져 있다. 손으로 빵을 만들 때 느낌과 냄새가 참 좋다. 오월의 종이 사람들에게 ‘빵 만드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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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문화를 기록한 서점

– 아랍어로 씌여진 간판들과 생소한 식료품들의 진열

– 한국어, 아랍어, 영어로 인쇄된 책들이 빼곡

– 인구의 1/4이 믿는 이슬람 종교

김기준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보광 초등학교 골목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이슬람 길’이 나온다. 골목 분위기만 보면 이곳이 한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아랍어로 씌여진 녹색 간판들과 생소한 향신료와 이름모를 식자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육점과 식당마다 ‘할랄(Halal)’이란 글씨가 적혀 있는데, 이슬람식 도축법으로 잡은 고기만 판다는 의미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멀리 모스크 건축 양식의 둥근 지붕이 보인다. 1976년 지어진 중앙성원이다. 중앙성원을 중심으로 마트와 음식점들이 생겨나면서 이슬람 종교와 문화, 맛이 어우러진 지금의 이슬람 길이 형성된 것이다.

국내 유일의 이슬람 서점(ISLAMIC BOOK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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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서점 풍경

길 입구에는 국내 유일의 이슬람 서점이 있다. 서점 안에는 한국어, 아랍어, 영어로 인쇄된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고 스피커를 통해 코란이 조용히 흘러나왔다.

서점 안에서 셰이크 무너 아흐마드(Sheikh Muneer Ahmad)사장은 한 한국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한국인 친구는 “저는 무슬림은 아니지만 친구로 지내며 자주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며 “처음엔 호기심으로 찾아왔다가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2006년 처음 서점을 시작한 아흐마드는 “무슬림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며 “ 타(他)종교에 대해 이해하려는 불교, 기독교 신자도 오곤 한다”고 말했다.

◆ 한국은 한마디로? ‘자유’

주로 팔고 있는 책은 이슬람의 신앙에 대한 책이었다. 아흐마드 사장은 “신념에 대한 믿음을 연구하고 지식을 나누기 위해 서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점 위층에는 이슬람 도서관도 운영하며 주말마다 무슬림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아랍어 교육을 하고 있었다.

아흐마드 사장은 “전문적이진 않지만 이슬람 문화를 알리려 노력한다”며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일환으로 그는 “아담(ADAM)출판사를 만들어 지금까지 약 15권의 책을 출판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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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서점 내부

이슬람에서 지질학을 공부하던 아흐마드 사장은 한국인 부인을 만나 한국에서 살게 됐다. 그는 “한국은 신앙의 자유가 있고 종교에 대한 타협할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 지금은 고향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 무슬림이 말하는 이태원이란 Lifestyle, Culture, Behavior

이태원을 정의해 달라는 다소 난감한 질문에 그는“ 다양한 문화(Culture)와 생활 양식(Lifestule)이 공존하는 동적(Behavior)인 공간이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아흐마드 사장은 “이슬람 문화가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공간인 이태원에서 올바른 삶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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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을까’ 서울 도심 속 단풍길

– 서울시, ‘아름다운 단풍길’ 83개소 선정

– 29일 낮 소월길 풍경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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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소월길 풍경

29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도서관에서 하얏트호텔까지 이어지는 소월길에서 시민들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거리를 산책하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소월길은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 시내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단풍길’ 83개소 중 한 곳으로, 소월길 2.8km 거리에는 은행나무 600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차량 통행이 적고 남산 공원과도 연계돼 있어 산책이나 운동을 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소월길에서 아이에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려고 나온 지후 어머니도 만났다. 그가 “지후야, 아까 엄마랑 뭐했지? 소리도 나고 그랬잖아”라고 아이에게 묻자 이지후(6) 군은 “낙엽밟기놀이 했어요” 라며 “재미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한산한 월요일 오후에 도심 속에서 여유를 즐기려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한남동에 거주하는 장정인(31·회사원)씨는 “오늘 회사 휴가여서 나왔다”며 “평소 앉아서 하는 업무가 많은데, 오랜만에 걸으니까 좋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네에서 이쪽 하얏트호텔 방향으로도 산책로가 있어서 그 길을 따라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홀로 산책 중이던 안성준(24)씨는 “집이 이 근처라 나왔는데 한적해서 좋다”며 “시끄럽게 노는 것보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가을 풍경도 보고 운동도 하려고 나왔다”고 했다.

차량 운전자들도 은행나무로 물든 길을 지나며 잠시 나마 가을을 느끼는 듯 했다. 택시 기사 김철우씨(45)는 “다른 데 지나갈 때랑 여기 지나갈 때랑 기분이 다르죠”라며 “바빠서 단풍 놀이도 못 가는데 운전하면서 여기 오면, 나무도 많고 경치도 좋아서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전했다.

한편, 길거리에 쌓인 낙엽들이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다. 바로 환경미화원이다. 거리 위 낙엽을 쓸고 있던 한 환경미화원은 “여기 순환도로 쪽에는 하수구가 많은데 어제처럼 비가 올 때 낙엽들이 하수구를 막고 있으면 물이 잘 빠지지 않으니까 낙엽을 좀 쓸어줘야 한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단풍길’ 83개소 총 153.75㎞를 선정하고, 10월 24일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이들 지역의 낙엽을 쓸지 않고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용산구에서는 ‘이태원로’와 ‘소월길’ 두 곳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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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삼각지대, ‘버뮤다 트라이앵글 바’

전효진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 직접 재배한 허브로 만든 ‘모히또’ 칵테일 인기

– “커피숍과 바의 중간 형태로 보통 이태원의 대형 라운지 바와는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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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 파티를 앞둔 ‘버뮤다 트라이앵글 바’ 내부

“대중들에게 ‘이런 신기한 칵테일도 있네’라며 바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일반 사람들을 정통 바에 데리고 가면 어려워하고 당황하는데 우리 가게는 그 전초전이라 할 수 있죠” 홍태시 ‘버뮤다 트라이앵글 바’(Bermuda Triangle Bar) 대표의 말이다.

이태원역 1번 출구 KFC 뒤편으로 형성된 클럽 거리를 걸어 내려오다 보면 칵테일 잔 그림의 파란색 간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수십 종의 모히또 칵테일과 커피, 식사 모두를 해결 할 수 있는 곳, ‘버뮤다 트라이앵글 바’다. 2층에 위치한 바에 들어서자 시끄러운 클럽 음악 대신 잔잔한 팝 음악이 흘러나왔다. 20여 평 남짓한 가게 내부는 곧 있을 할로윈 데이를 위한 인테리어 장식들로 가득 차있었다.

홍 대표는 “이태원에는 라운지 같은 큰 가게들이 많기에 작은 공방 같은 느낌으로 색다르게 꾸미고 싶었다”며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했다. 또 “대형 라운지 바의 시끄러운 음악 대신 조용한 팝이나 인디밴드 음악을 주로 선곡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 안에서는 목소리를 키우지 않아도 불편함 없이 대화할 수 있었다. 테이블도 주로 2인석이며, 최대 4인이 옹기종기 붙어 앉을 수 있는 형태다.

바의 이름인 ‘버뮤다 트라이앵글’은 본래 미국 플로리다 동부 해협의 삼각지대를 뜻한다. 수많은 항공기와 선박들이 운행 중 사라진다는 전설로 유명한 곳이다.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장소라는 인식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다. 홍 대표는 버뮤다 삼각지대의 매력을 바에 접목시켰다. 약간 좁다 싶은 삼각형의 공간과 조명, 향초를 비롯한 독특한 인테리어가 이태원 거리로부터 분리된 느낌을 자아낸다.

◆ 직접 재배한 천연 허브로 만든 모히또 칵테일 인기

칵테일과 커피, 와인 등 모든 종류의 음료를 다루고 싶다는 홍 대표는 새로운 주류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직접 재배한 천연 허브를 곁들여 만든 10여 가지의 모히또는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만점이다. 홍 대표는 “와인과 위스키를 활용해 대중화 할 수 있는 주류를 직접 담근다”며 “날이 더 추워지면 수삼을 넣은 따뜻한 칵테일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낮에는 커피를 팔고 밤에는 주류를 파는 곳, ‘버뮤다 트라이앵글 바’는 카페와 바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홍 대표는 “ 바는 술에 대해 아는 사람만 가는,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며 “일반인에게 익숙한 카페 느낌을 살려 누구든지 편한 마음으로 올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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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숨겨진 보물, LP뮤직바 강호정 사장

– 정·재계 및 연예계 유명 인사 즐겨 찾아

– 60년대부터 최신 음악까지···LP판 5만 장 보유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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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지지직~’하는 거친 소리와 음악이 온몸을 감싼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오거리 유엔빌리지 방향 골목(용산구 독서당로 67)에 가면 ‘LP 뮤직 바’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CD나 디지털 음원이 아닌 LP 음악을 튼다. 사람들은 술과 LP음악이 가진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며 여유를 즐긴다.

LP는 ‘Long Player’의 약자로, 원음의 울림 그대로 원판에 소리 골(groove)을 파서 만든 아날로그 레코드 앨범이다. 한남동 ‘LP뮤직바’는 생긴 지 7년 정도 된 곳으로, 30대~50대 손님들이 많다. 이곳 단골 손님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정·재계 및 연예계 유명 인사들도 많다.

강호정 LP 뮤직바 사장(57)은 “가게가 동네 골목에 있다 보니 관광객들보다는 단골손님들이 더 많은 편”이라며 “이 근처에서 신청곡을 받는 곳이 이곳 밖에 없어서 이태원에서도 많이 온다”고 했다. 또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는 이런 곳이 거의 없어서 외국인들도 이곳에 오면 놀라워한다”고 덧붙였다.

흘러나오는 곡에 대한 질문에 DJ 김동우씨는 “1969년도에 발매된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의 그린리버(Green River)라는 곡”이라며 “블루스 락 장르”라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김 씨는 종종 손님들과 흘러나오는 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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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뮤직바 강동우 DJ(좌)와 강호정 사장(우)

◆ “남들이 버릴 때, 나는 모았다”

LP뮤직바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강호정 사장은 “사실 별 계획 없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7년 전, 주류 수입 관련업에 종사한 강 씨는 원래 이곳에서 지인들과 도시락 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동업을 못하게 되면서 큰 계획없이 시작하게 된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무려 5만 장의 LP판을 보유하고 있는 유별난 ‘LP판 수집가’다. 가게에는 약 1만6000개 정도의 LP판이 진열돼 있다. 그는 “CD가 대중화되면서 LP판이 버려질 때 나는 다 모았다”며 소리도 훨씬 좋고, 음폭도 넓은 아날로그 레코드 앨범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 ‘가장 아끼는 LP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전부 다 아낀다”면서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세르지오 멘데스와 브라질’66(Sergio Mendes & Brasil ’66) 앨범”이라며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LP뮤직바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단골 손님들에게는 숨겨둔 보물 같은 곳이다. 강 씨는 가게가 7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아온 것은 “단골 손님들이 자신들의 지인들을 데리고 오기 때문”이라며 “뭐든 오래하면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는 방식의 뮤직바를 사양 사업으로 여기지만, 시대가 흘러도 사람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건 똑같다”며 “앞으로 가게를 확장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신청곡도 받고 손님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LP뮤직바가 요즘 사람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여유를 선물하는 보물같은 공간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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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서 17년째 펍 운영, 정인철 서울펍 대표

– 미국 관련 정치·사회적 사건 때 외국인 손님 줄기도

– 지금까지 소년·소녀 가장, 고아원 등 4500만원 기부

– “자유로우면서도 매너 지키는 펍, 음주 문화에 긍정적 영향”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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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저녁 이태원 서울펍의 모습

지난 20일 저녁 7시30분 쯤 이태원역 4번 출구 쪽에 위치한 ‘서울펍(Seoul Pub)’에 들어서자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한국인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손님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대부분 혼자 와 맥주를 마시며 처음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포켓볼을 치거나 책을 읽으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펍(Pub)은 ‘대중적인 사교장’이라는 뜻의 Public House의 약자로, 영국에서 주로 발달한 술집을 일컫는다. 이태원은 2000년대 이후 펍이 늘어나면서 ‘펍 문화’가 형성됐다. 현재 이 지역 펍 갯수는 80여개에 이른다. 그 중 1995년에 생긴 ‘서울펍’은 이태원 펍의 원조 격이나 다름없다.

정인철 서울펍 대표(48)는 “그 때만 해도 이 지역에 펍은 한두 개 뿐이었다”며 “이태원에서 외국인 바가 잘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부터 펍이 많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오래 되다 보니, 10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단골 손님도 많다. 정 대표는 “손님들과 친구, 가족처럼 지낸다”며 한강에서 체육대회를 하거나, 손님들과 게임을 한 사진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대표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80~90%가 이태원 및 인근 지역 거주민(주한미군 포함)이고, 10~20%가 한국으로 출장 온 사람들과 바이어(buyer)”라며 “한국인의 경우 영국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유학 생활을 한 사람들이나 교수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 전했다.

정 씨는 매년 한남동, 이태원동, 보광동 소재 고아원 아이들을 초청해 손님들과 이벤트를 열거나, 용산구 사회복지과를 통해 소년·소녀 가장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손님들과 게임을 하며 기부금을 모았고, 지금까지 4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 미국 관련 정치·사회적 사건 때 외국인 손님 줄기도

정 씨는 “미국, 미군과 관련한 사건 터질 때 아무래도 이태원 분위기도 위축되는 게 있다”며 “2001년 9·11테러, 2005년 동두천 시민 사망 사건,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때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군에 이른바 ‘컬퓨타임’(curfew time·통금 시간)이 생겼다. 이태원은 이슬람 사람들도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자칫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그는 “아무래도 미군들도 주로 오는 손님들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때면 매출에 조금 영향이 있기도 하다”고 했다. “2010년 7월 미군의 야간 통금 조치는 해제됐지만 이후 용산 미군 기지 이전 계획과 함께 외국인들이 이태원을 많이 떠났다”고 했다.

하지만 가수 UV의 노래 ‘이태원 프리덤’이 유행하고,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이태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태원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났다. 그는 “1990년대, 2000년 초반에는 외국인과 한국인 비율이 8 대 2 였다면, 요즘은 6 대 4”라며 한국인들이 외국인의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유로우면서도 매너 지키는 펍, 음주 문화에 긍정적 영향”

음주 문화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정 씨는 “펍 문화가 올바른 음주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특유의 룸살롱이나 접대 문화, 1차·2차·3차로 이어지는 회식 자리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느냐”며 “펍 문화는 혼자 와서 자기 주량에 맞게 마시기 때문에 자유로우면서도 매너를 지키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래 우리나라 음주 문화는 할아버지, 아버지께 배우는 좋은 문화”라며 “이른바 주폭(酒暴) 문제는 우리 음주 문화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술 마시고 실수하는 것에 관대한 사회 인식과 자기 통제를 못하는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주폭은 분명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취한 상태에서 거리를 활보한다는 건 문제라고 본다”며 “외국의 경우 술 취한 사람이 공원에만 있어도 연행”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 씨의 가게 입구에는 ‘부킹(Picking up)하는 사람, 술 취한 사람, 잠 자는 사람, 아이디(ID) 미 소지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그는 “이태원의 음주 문화가 바람직할 수 있도록 업계 종사자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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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할로윈 데이 앞두고 이태원 마케팅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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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맥주회사 밀러가 이태원에서 할로윈 파티를 연다.

수입 맥주 브랜드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Miller Genuine Draft)’는 이태원에서 26일 할로윈 파티 ‘샤인 인 더 다크(Shine In The Dark)’를 개최한다고 17일 전했다.

이번 밀러 할로윈 파티는 이태원에 위치한 ‘더 방갈로’, ‘클럽 비비드’, ‘바 아메리카노’, ‘24 런던

등 이른바 ‘코스모폴리탄 핫 플레이스’ 4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또 이태원 밀러 버스 정류장에서 ‘밀러 할로윈 버스’를 타고 청담동 클럽 앤써(Answer)까지 이동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클럽을 오가며 할로윈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이태원은 파티 문화가 매우 잘 형성돼 있고, 국내·외 고객들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밀러 맥주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대해 “이태원의 문화와, 할로윈 축제 분위기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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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와 빈티지, 세월의 멋으로 물든 이태원 거리

허미연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앤틱가구 벼룩시장 개장을 준비하는 사람들

18일 오전 9시, 이태원 해밀턴호텔 건너편에 위치한 이태원 가구 거리에서는 ‘2012 이태원 앤틱 벼룩시장’ 개장 준비가 한창이었다. 가구점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가게 입구에 떨어진 낙엽들을 쓸고, 의자, 그릇 등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을 나르고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가게 앞에 내놓을 가구들을 꺼내고 있던 가구점 앤티크스토리의 한 직원은 “평소 오전10시에서 11시 쯤 문을 여는데, 오늘은 행사 때문에 일찍 나왔다”고 했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이태원가구협회 관계자들도 점포 앞 부스를 설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번 벼룩시장에는 82개 점포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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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주부, 카페 사장들 많이 찾아

오전 10시 벼룩 시장이 열리자 곳곳에서 손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주로 가정주부들이 앤틱가구에 관심을 보였다. 이촌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보영 씨(54)는 “평소 앤틱가구와 소품에 관심이 많아서 두, 세 달에 한 번 이태원 가구 거리에 온다“며 “오늘 벼룩 시장이 열리는 걸 알고 좋은 물건을 사려고 일찍 나왔다”고 했다.

그릇과 찻잔, 장식품들이 진열된 부스에서는 손님들의 질문과 상인의 대답이 오갔다. 가게 앤티크스토리 입구 앞 부스에서 함께 온 문지숙 씨와 전선영 씨(41)는 “이게 더 예쁘지 않아?” 라며 덴마크 코펜하겐 접시를 고르고 있었다. “이건 몇 년도 거에요?”라는 이들의 질문에 가구점 직원은 “그건 1972년도 거에요” 라고 답하며 “이 그릇들은 년도 마다 새겨진 그림들이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구점 주인들은 “특히 가정주부나 카페·레스토랑 등을 운영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 “빅토리아 시대 때 물건이 많죠”xn1m1LOMoUvzTJ0JmQ_rqABt8DggUckvC-fVMakIzguGlV96XEMhEtGKSLqbC0xfYz8yNMKzsU5o9iN6AyzLYlLMo7no6depiZHxa13U22BHZdQLeaU

벼룩시장이 열리기 전, 임창희 브라운앤틱 대표는 가게 앞에서 오래돼 보이는 갈색 의자를 손 보고 있었다. 임 대표는 “영국과 프랑스가 앤티크의 메카”라며 “가게에 있는 가구와 소품들의 70%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와 애드워드시대(1901~1910년)때 쓰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앤티크(Antique)와 빈티지(vintage)의 차이에 대해 그는 “앤티크는 빅토리아 시대 등 전통 클래식 스타일이고, 빈티지는 주로 1950,60년대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 대표는 “나는 직접 프랑스와 영국 등 현지 경매에 참여해 물건들을 수입해오고, 아내가 주로 판매 쪽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 임경필 씨 역시 가게 2층 작업실에서 가구 보수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 임씨는 “닦고, 먼지도 털고 해야 팔지”라며 “가구를 고르고 판매하기 까지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빈티지 가구점 3곳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도 ‘특히 애정이 더 가는 가구나 소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프랑스에서 고생해서 물건을 골라와 직접 다루니까 모두 소중하다”고 답했다.

이태원 가구 거리에서 만난 가구점 주인들은 직접 해외에서 발품을 팔아 가구와 소품들을 골라온다는 점과 그들이 파는 가구들이 기계가 아니라 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관련 콘텐츠: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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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가치를 더한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정용창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앤틱(antique)’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은 주로 유럽 풍의 화려한 가구들이다. 하지만 소품들도 세월 속에서 가치를 얻는다.

최창환 사장의 축음기도 그렇다. 앤티크 기기 전문점인 ‘걸리버 여행기’의 최 사장은 “일반 가구가 100년 정도 지나야 앤틱이라 불리지만 기계류는 40년 정도만 지나도 앤틱이라 불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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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앞 가판에 전시된 축음기

축음기를 작동시키는 태엽과 몸통의 나뭇결이 세월의 느낌을 한 층 더했다. 최 사장은 “좀 이르지만 캐롤을 듣자”며 태엽을 감았다. 그는 “축음기로 음악을 재생할 때 들을 수 있는 거친 소리에는 세월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에는 이야기가 깃든다. 축음기의 몸통에 붙은 상표는 ‘음악을 듣는 개’ 니퍼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1884년 영국 브리스톨에 살던 마크 배로는 떠돌이 개를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 마크가 죽은 후, 동생인 프랜시스가 니퍼를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 화가였던 프랜시스는 작업을 할 때마다 축음기를 틀어놓았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니퍼가 축음기 앞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프랜시스는 이 모습을 그림으로 옮겼고, 이 그림은 ‘주인님의 목소리’라는 문구와 함께 축음기 상표로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비록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아직도 모든 이들이 바로 알아 보는 “20세기의 유명한 상표” 상위 10위 안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상표 뿐 아니라 물건에 나 있는 수많은 흠집들도 나름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비록 모든 이야기를 알 수는 없지만 새롭게 앤틱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쌓아나간다. 물건 위에 새겨진 세월을 보면서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도 ‘앤틱’을 즐기는 방법이다.

앤틱 가구와 소품은 오래된 세월 탓에 주인의 애정을 필요로 한다. 최 사장은 40년이 넘었다는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며 “부품은 이베이에서 찾을 수 있다. 관심을 갖고 돌보면 오래된 기계들도 충분히 사람의 관심에 보답한다”며 앤틱 제품에 담긴 애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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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바라기’ 안에 전시된 전통 장

크고 화려한 유럽과 미국의 제품들을 한동안 둘러보다 눈이 피로해질 때 쯤, 작은 가게 안의 정감있는 골동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예바라기’는 이태원에서 찾기 힘든 한국 전통 물품을 다루는 가게다. 현대 작가들의 도기 제품들과 함께 커다란 장독과 전통 자개장 등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전혜선씨에게 전통가구의 매력에 대해 묻자 “친숙함이다. 전통가구들은 우리들이 사는 집, 사용하는 사람들에 맞춰 만들어졌다. 감상용 골동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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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파는 곳, 이태원 앤틱 벼룩시장

전효진 조선비즈 인턴기자 mycitystory.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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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함께한 물건에는 세월만큼의 추억이 녹아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남들에겐 별 볼일 없는 물건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앤틱 가구에는 이 같은 매력이 있다. 현 시대의 사람들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물건에 깃든 수 많은 이야기들이 낡은 앤틱 가구를 더 빛나게 해준다.

하지만 앤틱 가구는 ‘고가’라는 인식이 팽배해 주로 애호가들이 찾는다.  이태원앤틱 가구 협회는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자 2010년부터 이태원 앤틱 벼룩시장을 시작했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2012 이태원 앤틱 벼룩시장’은 이태원앤틱 가구협회가 주최하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후원한다.

이태원앤틱가구 협회는 이태원역 3.4번 출구 일대의 가구거리에서 그릇, 도자기, 가구 등 앤틱(Antique)용품을 최대 80% 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1년에 봄과 가을, 두 번 열린다. 김영철 앤틱가구협회장은 “작년에 비해 많은 수의 점포가 참가했다”며 “개성있는 인테리어 소품을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상점들의 참가율이 꾸준히 높아져 이번 행사에 82개 점포가 참여했다.

앤틱가구거리는 1960년대 미군들과 대사관 직원들이 한국을 떠나며 놓고 간 가구를 모아두면서 시작됐다. 거리에서 판매하던 가구 노점상이 발전해서 유럽풍 스타일의 전문 가구점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가구 협회 관계자는 “ 영국의 ‘포토벨로 로드’를 능가하는 관광 명소가 되는 것이 목표”라 밝혔다.

행사 중 찻잔 세트를 구입한 박선자(45.용산구)씨는 “아기자기한 유럽풍 소품들을 보니 사고 싶어졌다”며 “특히 가판대에 전시된 물품들은 가격 흥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판대의 찻잔 및 꽃병 같은 도자기류는 개당 3만원 선이며 가구점 내의 의자는 30만원 선, 화장대는 7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행사 때 2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골동품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앤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한번 오면 잊지 못할 장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행사는 아침10시부터 저녁7시까지 이어지고 용산구청 내 주차장 이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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